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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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하면 떠오르는 <서울대 민간인 감금 고문 폭행 사건>이 있다. 1984년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생들이 교내 민간인 4명을 사복경찰로 오인하여 감금 폭행했던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저자 유시민은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받았고, 옥중에서 쓴 <항소이유서>로 필명을 얻은 바 있다. 


이후 국회의원과 장관을 두루 거치며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던 유시민이 정계를 떠나 작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하며 내놓은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톡톡 쏘는 언변으로 젊은이들의 호응을 받은 바 있는 이 책은 청년들에게 '바람직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저자만의 얘기를 풀어내고는 있지만, "과거의 폭력적 가해 행위에 대한 진정한 성찰 없이 지식인으로서의 '위선적 언어'로 자신을 미화한 글"로 비판받기도 한다. 


비판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1. '인간의 존엄'에 대한 담론과 가해 행위의 모순

 유시민은 이 책에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의 중요한 가치로 제시한다. 그러나 저자 자신이 가담했던 <서울대 민간인 감금 고문 폭행> 사건을 감안해볼 때, 타인의 존엄을 짓밟았던 인물이 훗날 존엄을 논하는 것은 묵직한 윤리적 모순으로 비쳐지며, 이는 대중을 기만하는 위선으로 지적된다. 


2. 가해 사실에 대한 '책임 회피'와 '합리화'

 저자는 책에서 자신의 삶을 '연대'와 '자유'의 관점에서 서술하며, 자신의 과거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미화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사건의 피해자들은 후유증으로 평생 고통 속에 살고 있음에도, 유시민은 당시 사건을 '시대적 아픔'이나 '운동권의 실수' 정도로 치부하고, 폭행 현장의 직접적인 가담이 아니었다는 식의 해명으로 책임을 축소하려 한다는 비판이 있다.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나 구체적인 보상 행동 없이 교훈적인 담론만을 늘어놓는 것은 가해자의 후안무치함으로 비판받는다. 


3. '지식인-가해자'의 도덕적 이중성

<어떻게 살 것인가>는 고상한 지식인, 합리적인 자유주의자의 시선에서 인생을 설계하는 법을 가르친다. 그러나 과거 '프락치 사냥'이라는 가장 야만적인 방식의 폭력을 주도했던 인물이, 현재는 합리적이고 세련된 언어로 대중을 가르치려 한다는 점에서 '도덕적 위선'이 도마 위에 오른다. 즉, 책에서 말하는 '사람다운 삶'과 실제 과거 행동 사이의 간극이 지나치게 커, 책의 내용 자체가 '표리부동'하게 느껴진다는 평이다. 


요약.

이 관점에서 볼 때, 《어떻게 살 것인가》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도, 스스로를 '민주화 운동의 일원'으로 포장하며 내놓은 자기 위로이자 합리화의 산물이라 비평할 수 있겠다. 진정한 의미의 '참회'가 없는 철학적 담론은 공허하며, 가해자의 위선적인 글쓰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책으로 영원히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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