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 우리 시대 멘토 17인, 삶의 원칙을 말하다
이태형 지음 / 좋은생각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현재 나는 10년 정도 해오던 일을 그만 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하는 갈등의 기로에 서있다. 그 와중에 만난 이 책에서 17명의 이 시대의 쟁쟁한 멘토들의 이야기를 참고해 보고 싶었다.

역시 몇몇 멘토들은 이미 다른 책이나 매체를 통해서 익히 들어서 알고 있어서 그런지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새삼스러우면서도 값지게 들렸다. 그 외 내 앎이 짧은 관계로 유명한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생전 처음 들어본 위인들도 있었다. 이 또한 이런 종류의 옴니버스 식 구성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가치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제목도 멋지지만 저자의 인터뷰이 17명도 멋진 분들이다.

 

특히, 첫 번째 인터뷰이인 한비야씨의 경우는 한비야씨 자신의 책이나 예전에 만난 또 다른 책 <바람의 딸, 이제 빛의 딸이 되고 싶다>에서 보듯이 정말 활기 넘치고 열정적인 이 시대 젊은이의 멘토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 내 직업에 대한 회의가 들 때 한비야씨의 책들을 읽으면서 상당히 고무되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 안의 한비야씨의 말도 역시나 생생하게 들려온다. 먼저 자신이 어떤 유의 사람인지 파악하고 무언가를 절실하게 원하면 용기가 생긴다는 말이 특히 가슴에 닿는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한 마디 중 하나이다.

 

두 번째 인터뷰이인 혜민스님의 경우는 최근의 그의 베스트셀러 1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유명세 때문에 알게 되었다. 인터뷰 도중 젊은 사람답게 외모? 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보통 내가 아는 구도자의 모습과는 조금은 생경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자신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라는 그의 죽비소리는 자신을 잃어버리고 사는 나를 포함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본다.

 

세 번째로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일약 란도샘의 가치를 세상에 알린 김난도교수의 인터뷰는 40이 넘은 중년의 시기로 들어가는 내게도 희망을 주었다. 목표나 꿈을 준비하는 한 청춘이란다. 좋은 조언은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지 않나 생각해 본다.

 

네 번째 이해인수녀는 내가 믿는 가톨릭 쪽에서도 유명하지만 시인으로도 수필가로써도 이 시대의 탁월한 문필가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 시대가 감탄을 잃어버렸다는 일갈은 뒤에 나오는 김남조시인의 감수성을 강조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나 또한 인생이 힘들어진다고 무신경, 무감각해지는 경향이 자꾸 나오는 거 같아서 두 분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다섯 번째 섬진강시인으로 유명한 김용택시인의 이야기는 같은 섬진강 쪽에 살아서 더 친근감도 갔지만 그 보다 훨씬 그의 생각의 깊이에 매료되었다. 특히, 매일 국가가 한 시간씩 아이들을 놀게 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조금은 억지스럽지만 정말 너무나도 당연한 아이들의 권리를 우리가 빼앗고 있지 않나 다시금 생각을 해보게 된다. 부부 사이에 잘 지내는 법을 언급하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남편이 공부를 많이 해서 부부생활을 잘 꾸려가야 하며 특히 살림을 잘해야 한다는 대목에서 정말 찔리는 구석이 있었다. 원만하고 충실한 가정을 꾸려나가기 위해서 공부해야겠다.

 

여섯 번째 인터뷰이는 이 책에서 유일한 일본인이다. 빙점의 작가의 남편이라는 데 어떻게 보면 다른 인터뷰이와 비교해 보면, 뭔가 특출한 사람이 아닌 듯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인터뷰내용을 따라가면서 역시 대단한 외조로 위대한 작가를 만들어 낸 남편이라는 생각으로 변해갔다. 대단한 사랑의 힘을 가진 남자라는 걸 확인했고 내심 부러웠다. 또한, 나는 진심을 다해서 내 아내를 사랑하고 있는가라는 점에서 망설여진다……

 

일곱 번째 이어령교수의 경우는 예전에 내가 읽었던 두어 권의 책에서 보면 그런 이미지와 조금은 달라져 있었다. 아마도 저자가 말했듯이 딸을 잃고 난 후 영성의 세계로 방향전환을 하는 듯해서 그런 느낌이 드는 거 같다. 내가 이교수의 영적인 세계를 이해하기엔 아직은 역부족이다.

 

여덟 번째 정진홍교수는 처음 들어보는 위인이지만, 그의 청춘에 대한 새무얼 울만의 시에서 따온 정의는 동의하게 된다. 청춘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란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간다라는……

 

아홉 번째 이철환씨의 경우는 <연탄길>이라는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지만, 정작 이철환씨 자신은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이야기는 좀 충격적이었다. <연탄길> 책의 내용과는 상이한 그런 느낌이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고나 할까? 힘든 시기를 거쳐낸 작가는 우리에게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해준다. 진정한 소통은 배려라고……

 

열 번째 고은시인은 내 독서습관과 비슷한 구석이 있어서 대시인과 동질시하게 되는 기쁨을 맛봤다. 대시인은 정해진 주제를 따라서 독서를 하는 게 아니라 중구난방 식으로 난독을 한단다. 나 또한 여기 저기 기웃거리면서 잡다하게 책을 읽는 편이다. 좀 다양하게 접하려고 노력하는 점이 닮은 듯싶어서 반가웠다. 이런 시인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건 사랑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열한 번째 소설가 서영은씨부터 열일곱 번째 강영우박사까지는 김남조시인을 빼놓고는 처음 들어본 이름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인터뷰를 따라가면서 이 시대를 치열하게 살면서 자신의 철학을 세우고 사는 몇 안 되는 멘토들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했다.

 

일반인들은 한 명의 명사도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데 이태형기자는 17명씩이나 굵직굵직한 인사들을 만나서(때로는 몇 번에 걸쳐서 반복적으로 만나서) 이런 인터뷰집을 냈다는 것이 무척 부러웠다. 이 시대의 멘토들이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는 지 이 책을 통해서 조금 엿보았고, 각각의 멘토들의 사상은 그 들의 저작물에서 더 알아보고 싶어지는 그런 경험을 하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 멋진 책이다.

 

왠지 나도 괜찮은 멘토를 곁에 두고 싶어진다. 우선은 책을 통해서지만 그런 인물을 가까이에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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