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듣고싶은 위로의 말
이서정 지음 / 푸르름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작년 봄부터 올해 봄까지 개인적으로 상당히 힘들었다. 작년 봄에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고, 그 이후로 아버지가 없는 농장을 처음으로 운영하게 되었다. 물론, 어머니와 순발력과 판단력이 좋은 동생이 옆을 지켜줬지만,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태에 빠지기도 하였다. 우리 일의 특성상 봄철이 가장 바쁜 때였고 특히나 올해 봄은 대표로써 내 자질을 시험 받는 그런 나날의 연속과 가족간의 의견의 불일치가 무척 힘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항상 나아가지 못하는 그런 상황의 연속이기도 하였다. 그렇다고 아내가 항상 내 편일 수도 없는 그런 사이에 낀 애매한 관계가 계속 되었다. 50일간 거의 쉬지 않고 일을 하면서 누구에게 기댈 수도 없는 그런 형태였다. 그 와중에 만난 책이 바로 이 책 <세상에서 가장 듣고 싶은 위로의 말>이었다.

 

솔직히 이 책의 제목만 보고 살짝 오해를 했었다. 이 책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그런 강력한 위로의 처방전을 기대했는 지도 모르겠다. 심리학자가 쓴 뭐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하고 저런 경우는 저렇게 하라는 그런 류의 책인 줄 알았다. 그렇지만 이 책은 다양한 성인이나 위인, 그리고 현존하는 유명인들까지 망라한 다양한 출처로부터 명구들을 다섯 가지 영역으로 나뉘어 분류해 놓았다. 책 중간 중간 여러 가지 예쁜 사진들도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점이 각 명구들 사이의 여백을 장식하며 중간 사색의 시간을 갖게 해주는 듯싶다.

 

이 책에서 몇 가지 내가 의미 있게 읽었던 구절이 몇몇 있다. 먼저, 랜터 윌슨 스미스라는 시인의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이다. 작년부터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순간들이 꽤 있었던 지라 이 경구가 내게 더 의미 깊게 다가왔다. 성서에서 나온 말인 줄 알았는 데 개인적으로 잘 몰랐던 시인이 멋지게 이렇게 표현해 놓은 게 좋았다.

 

또한 법구경에서 나온 마음이라는 구절도 좋았다. 불교의 경전인 법구경은 법정스님의 책으로 만나본 적이 있는 데 마음을 다스리는 종교의 말씀다운 점이 있었다.

 

한비자에서 따온 욕심이 크면이라는 구절 또한 내 마음에 닿았는 데, “걱정이 심하면 병이 되며 병이 나면 정신이 흐려진다화근은 병을 깊게 만들어 위와 장을 상하게 한다라는 것이 요즈음의 내 상태와 맞아 떨어지는 구석이 있었다.

 

수상록의 저자로 유명한 몽테뉴의 사람마다 자신이 가진 습관과 개성이 있다라는 구절은 대단한 혜안을 가진 위인이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16세기에 살았던 위인이 어쩌면 현재에도 정말 새겨들어야 할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는 지 신기하기만 하다. “절대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없는 법이니, 때와 경우에 따라서 방법을 달리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구절에서 무릎을 탁 쳤다. 예나 지금이나 자신의 방법만이 최고라고 고집스럽게 우기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 또한 내 자신을 뒤돌아보게 한다.

 

잘은 모르지만 학창시절 때 염세철학으로 유명한 쇼펜하우어에 대한 선입견을 깰 수 있는 좋은 글귀도 있다. 그의 바꿀 수 없는 과거의 불행에서라는 구절은 불행한 과거는 빨리 잊고 더 멀리 뛰는 디딤돌로 삼자는 그런 내용이다. 그의 이 말은 염세적이기는커녕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으로, 잡아잡경이라는 생소한 경전?에서 발췌한 문구 가장 훌륭하게 참는 법은 두고두고 읽어보고 마음에 새기고 싶다. 최근의 내 심정과 너무나도 많은 부분 일치하는 듯 싶어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더 힘든 때가 오지 말란 법도 없으며 순간순간의 절망적인 시기가 없으리란 법도 없을 것이다. 이런 힘이 되는 문구는 자주 들여다 보고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삼아야겠다. 물론 완전히 일어설 힘도 없을 때는 쳐다볼 여력도 안 날지도 모르지만, 간간히 이런 좋은 문구는 되새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상 이 책에서 내게 더욱 다가왔던 절실한 구절들이었지만, 이 책 속에서 사랑에 대해 언급된 좋은 글귀들도 있었다. 상황에 맞게 이런 글귀는 이런 상황에서 저런 문구는 저런 형편에 맞게 찾아서 참고할 만하다. 다섯 개의 주제와는 상관없이 서로서로 연관된 부분을 연결시켜서 자신에게 적용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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