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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2024.4
빛과소금 편집부 지음 / 두란노(잡지) / 2024년 4월
평점 :
품절
다른 종류에 비해 잡지를 읽어본 경험이 적다. 기독교 잡지 중에서는 〈활천〉과 〈복음과 상황〉을 몇 번 본 게 전부다. 단행본은 담고 있는 내용을 얼추 파악한 다음에 소장할 수 있다. 잡지는 대개 구독하는 방식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잡지가 낯선 것 같다. 메일링 구독도 최근에야 몇 개 신청했다. 무엇이든 고를 수 있는 시대에 내가 볼 것을 상대에게 위임하는 것이 신선했다. 그것은 신뢰다. 출판사나 어떤 단체, 모임이 수집한, 보여주고 싶은 세상을 보여주는 것을 보겠다는 것이니까.
이번에 경험한 〈빛과소금〉은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를 말하는 듯했다. 잡지의 이름처럼 빛으로 깨우고, 소금으로 섬기며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 들리는 듯했다. 이번 회차를 통해 다양한 기독교인을 볼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기독교 문화 사역 단체 소금(SOGM)의 이야기였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지하철역에 가는 길에 참 많은 전도지를 받았다. 신천지, 여호와의 증인, 몰몬교 같은 메이저한 이단은 물론, 뭔가 수상해 보이는 교회 이름들도 있었다. 어느 날은 정상적인 교회인 줄 알고 따뜻한 유자차를 사드렸다가 전도지 뒤에 숨어있는 이단의 이름에 오래 속상했던 적도 있다.
이단과 사이비는 참 열심히 전도한다. 심지어는 그들의 전도 열정만큼은 배워야 하는 게 아닌가 속으로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런 와중 〈빛과소금〉을 통해 '소금'을 접했다. 그들은 꽃 한 송이를 주며 전도한다. 꽃 포장지 안에 이런 말이 적혀 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때를 따라 아름답도록 지으셨습니다." 이른바 '낭만전도'는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이 전도 꽃으로 무인 전도를 시도했을 때 사람들이 스스로 전도지를 가져가는 것을 보고 짜릿했다는 말에 괜히 신났다. '말씀한잔'이라는 드랩백 커피를 포함한 선물 박스나, 홍대에서 진행한 'SWEET CROSS', '크잘알 테스트' 다 정말 흥미로웠다.
솔직하게 나도 전도한 적이 거의 없다. 몇 년 전 중고등부 교사를 하며 교회 근처 중학교에서 사탕을 나눠준 기억을 제외하면 없을 거다. 다른 세대를 전도하는 것도 물론 어렵겠지만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도라면 아찔하다. 대체 무엇으로 교회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아니, 전도지라도 손에 쥐여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있었기에 '소금’의 사역이 더 귀해 보였다. 참 멋있어 보였다. 소금다운 짠맛으로 구별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소금의 사역 이야기를 조금 지나서, 이병욱 장로님의 인터뷰를 읽었다. 장로님은 일터 선교를 말씀하시면서 현장 전도 '7무'를 말하셨다. 첫째는 '무조건', 둘째는 '무차별', 셋째는 '무시로', 넷째는 '무수히', 다섯째는 '무릎으로', 여섯째는 '무안을 당해도', 마지막은 '무엇보다도'였다. 이렇게 말씀하시기까지 얼마나 많은 전도의 노력이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나도 언젠가 이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빛과소금〉을 읽으며 참 다양한 생각을 했다. 박형대 교수님의 글을 보며 하나님의 증인으로 살아가는 것을 고민했고, 유승준 작가님의 글을 보며 지금 핍박 없이 교회를 다니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할 수 있었고, 복음을 광고하는 복음의전함과 박영문 목사님을 비롯한 십자가복음선교회의 사역을 보며 『텐트메이커』의 최주광 목사님이 떠오르기도 했다.
잡지란 이런 거구나, 기독교 잡지란 이런 거구나. 두란노는 〈빛과소금〉을 통해서 이런 걸 보여주고 싶어 하는구나. 제목처럼 빛으로, 소금으로 이미 살아가는 사람을 보며 용기 내라고 다독이며 삶의 방향을 안내하는구나.
덕분에 여러 삶의 모습과 다양한 사역을 엿볼 수 있었다. 몇몇 분은 팔로우를 걸었다. 앞으로의 사역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앞으로 기도를 참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장 '누군가를 데려오겠다'는 무모한 다짐보단 교회를 다니지 않는 친구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참 어렵다. 그래도 언젠가 그 친구들에게도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어.'라고 말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빛은 뻗어나가야 한다. 어둠이 두려운 빛은 빛이 아니다. 우리는 빛이다. 빛은 곧게 나아가야 한다. 처음 정한 방향대로 나아가지 않으면 빛이 아니다. 그런 빛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