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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대장 꿀돼지 ㅣ 푸른숲 그림책 21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글, 젠 코레이스 그림, 박수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5월
평점 :
돼지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지저분하다, 먹보다, 등등)은 어쩜 그림책 작가들이 만든 것일 수도 있다.
우리가 읽어 온 그림책 속 돼지들은 더럽고, 욕심많고, 식탐도 많고, 정리정돈과는 거리가 멀었으니까.
돼지가 진흙샤워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 이유 역시 몸을 깨끗이 하기 위함이란 걸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만 봐도 그렇다. 사실보다는 각종 그림책과 이야기 속에서 켜켜이 쌓인 이미지가 돼지에 대한 우리의 이미지를 지배하고 있는 듯. 돼지 입장에서는 일견 억울한(?) 캐릭터로 그림책에서 묘사되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다. ^^
그런데, 요 그림책은 제목이 '정리대장' 이란다. 기존에 그림책에서 묘사되던 돼지와는 상반되는 제목!

심지어 깔끔한 꼬마 돼지라서 정리정돈도 잘한다. ^^

그런데, 꼬마돼지의 부모님들은 더 예상을 뛰어넘는다.
"휼륭한 돼지는 엉망진창으로 어지를 수 있어야 한단다."
오잉? -.,-;;;
정리정돈을 잘하는 아이를 칭찬해 주기는 커녕, 오히려 엉망진창 어지럽혀야 밖에 나가 놀 수 있단다.
놀이 후에 정리정돈 안하려고 엄마를 피해 도망다니는 울 조카들과 치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실랑이를 벌이는 내동생의 모습과는 완전 반대!
깔끔한 꼬마돼지와 대조되는 엄마돼지와 아빠돼지의 더러운 모습에 웃음이 나면서도,
요 포인트에서 아이들이 더 집중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아이들은 어쩜, 돼지 엄마 아빠에게 열광할 수도!
"엄마, 봐봐! 어지르는 게 좋은 거래잖아!" 라며.
일부러 더러운 옷으로 갈아입고, 방안도 억지로(?) 어지럽힌 후 검사받는 꿀돼지.
저 표정 봐봐.
결국 일정 수준 이상 어지른 방에 대해 합격점을 받은 후에야 꿀돼지는 나가 놀 수 있었다.
근데, 여기서 또 하나의 반전!이 있다.
정리정돈을 좋아하는 꿀돼지의 즐거운 놀이는 바로 자신만의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정돈하는 것!

무조건 어지르라는 부모 돼지들과 정리정돈이 제일 좋다는 꿀돼지를 봤을 때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모님 말에 청개구리처럼 반대로 행동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 책은 기존 책과는 다른 방식으로 정리정돈에 대한 아이들의 거부감을 해소시키는 것 같다.
근데, 내 방은 어쩌지... ^^;;
정리대장 꿀돼지를 초대하고 싶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