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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카 코우헤이, 한국식 이름 김붕웅을 지닌 자. 책의 중간까지 짧은 시간 동안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한 사람의 츠카 코우헤이다. 그는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자신의 역사를 드러내는 데도 정직하다. 자신의 내면과 역사의 일부가 잘못 됐다고 생각하고 숨기는 사람들과 달랐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잘못들을 드러내서 그것을 반성했다. 이만큼 솔직하게 말이다.
재일교포가 본 한국과 일본인이 본 한국은, 한국인이 보고 대하는 일본과 달랐다. 요즘 반일 감정과 반한 감정이 국시처럼 무르익은 시점에서 이 대세에 탑승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 사람, 츠카 코우헤이처럼 고매하고 너그럽고 따뜻한 마음으로 한국을 보고 한국을 사랑하는 재일교포도 있다.
그런데 한국 정부와 한국인은 재일교포를 어떻게 바라볼까? 이들에게는 늘, 여전히, 자신들의 거들먹거리는 성품과 함부로인 행위들, 그리고 동족이라고 듣기 좋은 말로 구슬리면서 그들에게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하거나 당연하게 써 먹고 단물이 빠지면 헌신짝처럼 버려도 되는 사람들로 보이는 것이 아닐까?
한국 정부와 한국인, 그리고 조국을 모국으로 삼는 그들에게, 조국 대한민국은 단 한 번이라도 따뜻한 조국이었던 적이 있었을까? 총 이십 년 이상, 그리고 다시 최근 몇 년 동안 내가 다시 겪은 한국인은 애국자라도 이 나라를 등지고 도망하게 만드는 사람들이었다. 저들에게도 그럴 것이다. 이들은 미분화된 원시의 정신과 온전한 이기주의로 타인을 대한다. 그러나 나에게든, 저들에게든, 그래도 되는 것일까? 우리는 그런 대한민국을 그럼에도 사랑한다. 이런 조국이 버린 사람들이지만 이런 한국에게 버려진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고매하고 교양 있고 넓은 바다처럼 우리는 한국을 품는다. 그런 그들에게 손가락질하는 한국이 옳을까? 이 사람, 츠카 코우헤이.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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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론 동서문화사 월드북 21
아담 스미스 지음, 유인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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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법학(국제 법 및 법 철학)과 정치학은 플라톤의 아류다. 실제로 그렇다. 그러나 오늘날 경제학(자본주의 및 공산주의(《자본》은 《국부론》 표절))과 철학(도덕 철학 및 정치 철학)은 애덤의 아류다. 그의 경제 사상은 고전에 지나지 않고 오늘날에도 적용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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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자(管子) - 經世의 바이블 한국 최초 완역 管子, 개정판
관중 지음, 김필수.고대혁.장승구.신창호 옮김 / 소나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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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녁에 경제학 도서를 조금 읽고, 국가와 법학에 관련한 내용을 조금 사색하고, 영문 원서를 조금 번역하고, 짧은 글 한 편과 시 한 편을 짓고서 그것을 cigar lighter로 태우고, 술을 마시고, 술에 취하여서 책장을 바라보다가 눈에 띈 《관자》에 대하여 논한다.


작년에 본서의 역자들(장승구 · 신창호 ·고대현 · 김필수)에게 《管子》를 번역해줘서 고맙다는 전자 우편을 한 통씩 발송했다. 고맙게도 어느 분은 그것을 읽고 답장했다. 내가 발송한 그 편지들은 젊은 학자들이 고된 작업을 해준 덕분에 옛날 명문당 출판의 편역이나 한송 출판의 일화 나열 도서가 아니라 《管子》를 《관자》로 읽을 수 있게 해준 그들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그러나 이 도서의 번역과 해석들이 원문과 원의에는 틀렸다.


역자들의 수고에 진심으로 고맙다. 하지만 관자는 도교의 사람이 결코 아니다. 춘추 시대 거의 모든 정치가 또는 정치가 겸 사상가가 그랬듯이 관자도 현실 정치에 깊게 관련돼 있었고, 당시에는 황로 사상 또는 청담 사상과 관련된 사색과 논의 따위를 하지 않았다. 오늘날 대한민국 중등교육 이상의 교육을 수학한 이들이 〈윤리와 사상〉 교과서와 그 외에 중국 사상 관련 도서들에서 접하여서 알게된 것과 다르게 이들도 오늘날 대한민국 사람들과 똑같이 유흥하고 생계를 꾸리면서도 정치에서는 ‘국가가 흥하냐? 국가가 망하냐?’ 의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고 다뤘다. 그들에게는 오늘과 내일이 죽음과 삶의 전쟁터였다.

  사람들이 흔히 잘못 아는 것과 다르게 중니(공자)는 사구 또는 대사구(오늘날 법무부 차관 또는 장관)로서 현실 정치가로 활동했고 그의 정치사상이 무시된 까닭은 그가 평화 또는 이상 정치를 말해서가 아니라 중니가 자신의 나라인 노 나라를 등지고 남의 나라에 오가며 정치하겠다고 유세하여서 간첩으로 낙인 찍힌 탓이다. 실제로 숱한 사서와 고전을 읽어봤다면 모든 사람이 중니를 아래와 같이 평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중니의 말은 그럴싸 하지만, 또는 아름답지만 우리나라에는 맞지 않고[또는 그의 말은 비현실적이고], 그는 자신의 나라도 등지고 떠돌면서 다른 나라에서 또는 가는 나라마다 정치하겠다고 (제의)한다. 그를 두면 (외적이 돼)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그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그런 평을 듣고 있음과 자로 등 자신의 무리의 일원을 등용시키는 게 고작 용병으로 쓰이고 죽임 당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면 그는 그들의 수괴인가? 아니면 자신의 몹쓸 파탄난 인격에 대의라는 명분을 곁들여서 출세하려는 자신의 제자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자신의 탐욕을 채운 이인가? 훗날 춘추라고 일컬어지는 때는 어느 때든 그랬듯이 현실적이었고 이때만큼 지극히 정치다운 때를 찾기도 어렵다. 하물며 관자는 어땠나. 관자는 국가에 대하여서 더 그랬다. 그를 모방하여서 한때 정치한 중니 따위가 감히 낮춰서 논할 위인이 아니다. 중니는 한 국가에 머물면서 정치한 것도 아니고 초대하는 나라도 없었는데 제 발로 나라 밖으로 나가서 유세했고, 가는 나라마다 그 나라의 통치자에게 자금을 받아서 그의 정치에 조언하였고,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르게 내가 그의 재산을 환산해보니) 중니가 관학에서 귀족의 자제들을 잠시 가르치면서 2억 원 대(2019년 환산 기준) 이상의 정식 급여와 자제들의 부모인 귀족들에게 사례를 받았고, 사학에서 최소 2천억 원(2019년 환산 기준) 이상에 달하는 수업료를 받았다. 그런 자가 관자를 사치스럽다고 모욕하나. 자신이 행한 정치도 관자의 행정을 그대로 따라한 것이다. 그런 자가 관자를 폄훼하나.


(중니가 노자 등에게 수학했다는 내용은 분명하지 않다.)


관자는 지극히 단순한 현실, 곧 자신의 백성이 사는 그 모습 자체를 보고 논하면서 자신이 배우고 겪은 현실을 담백한 표현으로 바라본다. 지극히 무미건조하다. 간혹 그가 군사 · 법 · 정치 등을 논할 때 나는 그에게서 생동감을 느낄 정도로 그의 말에는 즐거움이 묻어난다. 그의 말을 기록한 글에 지나지 않음에도 《管子》를 읽으면 그것이 와닿는다. 그러나 그의 삶 · 말(말을 기록한 글)의 번역과 다르게 관자는 황로와 첨담의 사상을 지니지 않았다.


내가 《韓非》와 《荀子》 등을 읽어볼 때 그 서편들의 어느 문구들이 가필돼 덧붙여져 있는지 명확하게 드러나 보이는데 《管子》는 그런 것이 그래도 덜한 편이다. 그러나 틀린 해석으로 명서가 번역된 것이 못내 슬프다. 이 슬픔이 오역에만 있는 게 아니라 오역으로 말미암아 퍼질 문제들과 이제야 《管子》같은 책이 번역돼 출판됐는데 그 외에 것들은 번역도 되지 않고, 단 두 권 있는 《管子》 번역서도 슬프게 만든다. 그래도 네 사람이 수고하여서 번역한 이 도서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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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어휘 역사와 구조
Donka Minkova 지음, 김명숙.문인나 옮김 / 한국문화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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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을 제대로 했으면 합니다. 형용사 서술어가 이상해서 번역자를 다시 보니 김명숙 교수는 영영과였고 문안나 교수는 영교과였군요. 두 분이 국어 문법을 학습한 일이 없거나 일상에서 비자발적으로 학습하셨을 테니 그것을 차치하고 기초 영어 단어조차 제대로 번역하지 않아서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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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간손자논변
이창선 지음 / 우물이있는집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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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편하게 읽는 이는 시간을 축 내는 자고, 책을 불편하게 읽는 이는 햇빛 아래 할 일 없는 게 편하다. 《죽간손자논변》을 읽으면 저자의 노고와 지식에 견준 나의 부족함을 많이 안다. 국내에 이만한 역서를 내는 이가 한 손 안에 극히 드물다. 저자가 오래 머물면서 양서를 내주면 보배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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