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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리커버 에디션)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9년도에 나온 청춘의 독서를 리커버한 2017년도 "청춘의 독서"를 읽었다.
일단 전체적인 감상평은, 그 동안 내 관심에서 멀리 떨어진 사회과학과 공산주의의 이념 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많은 책들을 소개 받으면서 내 뇌에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책에 표지에 나와 있는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었다. 또 자신을 '지식소매상'으로 유시민은 말을 하지만, 책 곳곳에 그 당시 대학진학률이 떨어지던 군사정부 시절 '서울대학생'이라는 '당대를 대표하는 지식인'라는 자부심을 숨김없이 들어내기 때문에 '지식소매상'보다는 '특권지식층'이 더 어울렸던 것 같다.
먼저 왜 책 표지에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이라는 말귀를 넣었는지 의문이다. 아마 출판사 측에서 이 말을 넣었던 것 같은데, 유시민작가가 책 후기에서도 밝혔듯이 이 책은 주로 '사회과학'을 다룬 책이다. 문학작품도 대부분 그 시대의 사회상과 이념을 다루던 러시아문학이고, 다윈의 '종의기원' 같은 자연과학서 에서도 결국 '국가의 역할'이라는 논리를 이끌어 내며 '사회과학'으로 설명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과학'만이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이런 표현을 쓰려면 과학, 기술, 신학, 정치, 역사 등등 에서 다양한 주제로 책을 구성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않았기에 너무나 아쉬운 책 소개가 아닌가 싶다.
책의 내용을 들어가보면 "죄와벌", "전환시대의논리" "공산당선언" "인구론" "대위의딸" "맹자" "광장" "사기" "이반데니소비치의하루" "종의기원" "유한계급론" "진보의빈곤" 카타리나블룸의잃어버린명예" "역사란무엇인가"의 총 14권을 소개한다.
이 중 인상깊었던 내용들에 대해서 논해보겠다. 솔직히 말하면, 비판하고 싶은 내용에 대해서만 다뤄보겠다.
먼저 토머스 멜서스의 "인구론".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라는 유명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책이다. 물론 지금은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도, 식량이 산술급수적으로도 증가하고 있지는 않지만. 솔직히 읽어보지는 않은 책이다. 하지만 유시민은 이 책을 소개하고 인용하며 마치 훌륭한 책인 것처럼 포장한다. 물론 당시 시대나 사회에서는 통계를 통해 신빙성 있는 이론으로 받아들여 졌겠고, 유시민이 소개한 '특권층'을 위한 이론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왜 유시민은 이 '인구론'에서 '식량'을 '에너지사용과 폐기물처리'로 바꾸어 본다면 토머스 멜서스의 통찰은 지금 시대에도 유의미한 메세지를 던진다고 말을 하는 것일까? 일단 말도 안되는게 '식량'과 '에너지'의 속성 자체가 완전히 다른데 왜 이런 등가교환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하며 '인구론'을 예찬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됐다. 자신을 '지식의소매상'이라고 표현하려면, 이런 말도 안되는 가정 같은걸 독자에게 소개하면 안됐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 다윈의 '종의기원'. 인류와 세계사에게 큰 영향을 끼친 이 자연과학서적을 유시민은 사회과학적인 생각으로 분석한다. 굉장히 신선했고, 공감도 되었지만, 솔직히 논리의 비약이 너무나 심했다. 인간, 진화, 적자생존에서 인간의 이타적행동, 도덕심, 국가 등으로 논지를 전개해 가는데 너무나 억지스러운 면이 강했다. 솔직히 표현하자면 자신의 생각에 신빙성을 주기 위해 이 자연과학의 고전을 억지스럽게 껴맞춘 면이 너무나 심했다. '이기적 유전자'나 '호모 사피엔스'같은 명저들이 '종의 기원'을 인용해가며 논지전개하는 것과 비교해 볼때, 사회과학을 공부한 유시민이 이러한 내용을 다루고 싶었으면 좀 더 사전조사를 철저히하고 분석을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베블런의 '유한계급론'과 헨리조지의 '진보와빈곤'은 정말 내용 구성이 좋았고, 유시민의 통찰력이 빛났다고 생각이 된다. 확실히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 답게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여도 이 내용들에 관해서는 정말 자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기 때문에 이 책을 통틀어 봤을때 정말 잘 쓰여진 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카타리나 블롬의 잃어버린 명예'. 솔직히 이 파트는 이 책에 넣지 않았으면 싶었다. 그 동안 잘 조절해오던 유시민 자신의 정치색을 확연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드는 생각은 유시민이 고전을 통해 과거 만을 언급하는 것이 아쉬웠다는 점이다. 인류의 빛나는 고전을 통해 과거를 분석하며 미래에 대한 방향, 예를 들어 제 4차 산업혁명 등등에 대한 방향 등을 제시해 주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요즘 세대에 맞지 않는 너무 고리타분한 이념, 정치, 사회과학 등에만 집중했기에 그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청춘시절의 유시민이 읽은 책의 목록들을 보니, 지금의 유시민이 어떻게해서 탄생하게 되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그 점은 정말 좋았던 것 같다. 그 시절 이런 책들을 위주로 읽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과 방향을 추구했던 것 이었구나 라고 말이다.
또 이 책에서 소개한 고전들 중 '종의기원'과 '광장'을 빼고 내가 읽어본 책이 없기 때문에 너무나 부끄럽고 아쉬웠다. 나의 편향된 독서의 현실을 묵묵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반성의 마음이 들었다. 올해안에 이 책에서 소개한 책들 중 최소 3권은 읽어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드는 생각인데, 이 '청춘의독서'의 나온 사회과학 분야의 책들만을 읽기에는 청춘은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다. 지금의 사회를 이룩한 이념과 사상 그리고 생각들을 알아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청춘은 이런 과거의 내용만을 보는 것 보다는 뭔가 더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이고 과학적인 책을 읽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이상이다.
책속의 한줄
인구가 증가하면 토지의 가치는 올라가고, 노동자는 그 대가로 더욱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 진보와 빈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