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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보이 알렝 - 텔레비전이 없었던 시절에 살았던 프랑스 소년 이야기, 물구나무 그림책 67 ㅣ 파랑새 그림책 68
이방 포모 글 그림, 니콜 포모 채색, 김홍중 옮김 / 파랑새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모던보이 알렝은 시간적으로 보며 바로 우리 엄마와 같은 시대에 태어난 소년이다
결코 멀게 느껴지지는 시간이어서 그런지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이며 전혀 생소하지 않는 내용들이 좋았다
어쩌면 지금도 그리 현대적인 발전이 없는 도시 아니.. 시골 어디쯤에도 살고 있을 모던보이 알렝을 우리는 만날 수 있으리라 짐작해본다
세계 2차대전을 배경으로 태어난 알렝은 "전쟁"과 함께 자라난 아이이다
p4에서 .. 하지만 전쟁 중에도 여자와 남자는 변함없이 서로 사랑했어요
나는 이 글이 마음에 많이 와 닿았다
그렇다. 인간은 항상 사랑을 한다. 인간은 사랑을 하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전쟁이라는 생각하기도 끔찍한 상황이 오더라도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일 것이다
알렝, 미셀, 제라르, 장폴, 르네 마르크, 기타 등등.... 프랑스인의 일반적인 이름의 나열과 귀엽게 그려진 아이들 그림이 전쟁 중에도 무수히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무사히 많은 아이들이 태어났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 같다
마치 타버린 언덕위에 새순이 돗아나듯 알렝은 바로 그렇게 태어났다
이 책은 그 시대의 프랑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즐거움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20세기에 태어나 그 시간을 살아왔던 아이들.. 또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일상의 평범함을 좀 더 잔잔하게 아이의 시각으로 기록한 것 같다.
모던 보이 알랭은 바로 우리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렌이 느끼는 가족을,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도 친구들과 함께 했던 모습도.. 사실 나는 전쟁을 겪지는 않았지만 알랭과 같이 전쟁놀이를 하며 자랐다.(또한 반공포스터를 그리며 이승복오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초등학교시절을 보냈다.) 라디오를 듣고, 영화보기를 즐겨하고, 구슬치기, 사방놀이를 하면서 말이다. 프랑스라는, 그리고 전쟁직후라는 상황적 독특함을 빼면 바로 내가 살았던 시대와 같지 않을까? 짐작도 해본다
무엇보다 이야기 내용을 그린 그림들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건.. 조각조각 그려진 그림이 이야기에 맞게 잘 배열되어 있고 그려진 그림들이 자세하면서도 재미있게 또 세밀하게 표현되었다는 것이다. 또 프랑스에 대하여 그리고 전문지식이 없이는 알 수 없는 단어에 대하여 책의 밑단에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읽는 사람으로 책의 내용을 빠짐없이 이해할 수 있는 배려도 함께 되어있다는 것이다.
2차대전이 끝난 직후 프랑스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궁금한 사람은 이 책을 읽어보라 프랑스를 보게 될 것이다
전쟁이 있었지만 인간은 꿋꿋하게 새로운 생명을 만들며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한 어린 소년의 눈으로 함께 사랑하며 재치있게 때론 엉뚱하게 그것을 바라보며 결국 어떤 시대를 살든 인간은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