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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왜 그렇게 푸니? - 아이 머릿속 엉뚱한 수학의 세계 ㅣ with 아이 2
다니구치 다카시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2월
평점 :
제가 인생책으로 꼽고 있는 책 중에 김소영작가님의 어린이라는 세계라는 책이 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어린이들은 정말 생각하는 것이 어른과는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우리도 어릴때는 그런 생각을 했을텐데 어느새 다 잊어버린거겠지요.
오늘 제가 만나본 책도 이런 어린이들의 생각을 들여다볼수 있는 책이었어요.

다니구치 다카시라는 수학자가 쓴 '너는 왜 그렇게 푸니?' 라는 책입니다.
표지와 제목을 보면서 아이교육서라고 생각하지 않고 에세이나 소설인줄 알았어요. 혹은 아이들 창작동화가 아닌가하는 제목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내용소개를 보니 딱 내용에 어울리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가진 수많은 오답.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그 오답을 들여다보면 어린이라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부분들이 있다는 이야기였어요.
만약 오답의 원인을 잘 찾아서 이해할수 있다면 조금 더 쉽게 모든 것을 접근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저자는 오답을 이유를 알게 된다고 해서 꼭 아이에게 니 생각을 이해했어 그리고 정답으로 가는 길을 알려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어요.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아이가 스스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시기가 온다면 자연스럽게 오답은 사라지고 정답으로 다가오게 될테니까요- 만약 오답의 원인을 찾기도 힘든 엉뚱한 오답이라면 그건 또 다른 이야기일테지만 말이죠? ^^

목차를 보면 10개의 파트로 나누어서 여러가지 아이와의 사건(?)을 통해 어린이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수학에 대한 다양한 대화에 팁을 소개하고 있어요.
구구단표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서는 편히가 구구단을 외우기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아이들에게 수학을 학습시키게 되면 무조건 설명해주고 이해하게 하고 외우도록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가 충분히 그 현상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구구단을 아주 어릴때 4-5살부터 외우게 했지만 그게 안좋다라는 이유로 요즘은 좀 천천히 구구단을 외우게 하고 있지요. 저도 편히 구구단을 교과공부가 시작되는 시점에 외우게 했었는데 구구단을 외우게 하지 않더라도 구구단표를 노출시켜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겠더라고요.
구구단표를 보고 단순히 구구단을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이 생각 저 생각 본인 나름의 생각을 하게 하는 것.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하고 오답을 낼 수 도 있겠지만 그 과정속에서 정말 수학을 구구단을 자기것으로 만드는 힘을 얻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수학을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재미있고 편한 마음으로 수학의 이론이나 규칙을 받아들일 시간을 충분히 주지 못했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구구단표의 다양한 규칙들을 보면서 편히와 그런 대화를 하면서 구구단을 공부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싶었어요.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다양한 기기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제공되어져요. 그러다보니 계산기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편히가 아주 어릴때 3살도 채 되기전에 부모님 가게에서 계산기를 처음 보고 너무 좋아해서 이것 저것 눌러보면서 나름 계산을 하는 척을 했었는데 계산기도 좋은 장난감이 될 수 있었을텐데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을까요?
단순히 계산기는 계산을 도와주는 것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더 큰 숫자 더 다양한 계산을 통해서 새로운 규칙을 알아내고 탐구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어줄 수 있는거죠.
책에서 소개된 계산기 놀이 편히에게 좀 알려줘야겠어요.^^

어린 아이가 수나 양을 인식하는 방식은 어른들이 그것을 파악하는 것과 크게 다르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면 편히의 엉뚱한 수에 대한 대답으로 웃음이 났던 기억들이 있는데 지금 떠올리려고 하니 생각이 나질 않네요. ㅠㅠ 역시 다 적어놔야한다니까요.
5+1 사건이야기를 읽으면서 저도 편히가 어릴때 왜 손가락 5개는 이미 5개인 것을 아는데도 숫자를 셀때 1부터 셀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되었어요.
손가락 5개가 5개이니 5 다음인 6부터 세어도 된다는 것은 숫자의 순서를 아는 어른만 가능한 생각이었던 거죠. ㅋㅋ
그러고보니 아이들은 어느순간에도 항상 1부터 센다는 걸 기억하게 되었어요. (너무 귀엽네요, 생각해보니 ㅋㅋ)

23다음에 24가 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의 생각과는 달리 아이들 입장에서는 23다음에는 2와 4가 들어간 숫자가 와야하니 24도 42를 구별할 수 가 없다고 해요.
숫자 점잇기 놀이를 아이들이 왜 좋아하는지 이해가되는 포인트였어요.
그 숫자들을 쭉 이어가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왜 재미있는지 사실 전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숫자가 커지면 커질수록 더 어렵다고 하는 편히의 말을 들으면서 그림이 복잡해져서 어렵다는건가 라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아직 50이하의 숫자를 배우기도 전인 미취학의 아이가 100이 넘는 숫자 점잇기 놀이를 하는 것은 엄청이나 머리가 아픈 일이었다는걸 이제야 알았어요.
그림이 있었으니 그림의 도움으로 숫자를 이어갔던 것이지 각 숫자의 다음 숫자를 찾기위해 머릿속에서는 엄청이나 지진이 났겠어요. ㅋㅋ
그러니 24나 42가 다르지 않다는 의미를 알 것 같아요.

저는 그래도 편히와 수학적인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저랑 편히는 둘다 상당히 말이 많은편이라서 ㅋㅋ 하루종일 대화를 하고 있어서 그 중에 수학적 대화도 들어가는 것인데요, 마트를 가거나 하면 세일하는 퍼센트의 대한 이야기 2+1, 1+1 등 다양한 숫자들에 대해서 편히에게 생각도 많이 물어보고 설명해주곤 해요.
그래서 편히는 일상에서 그런 부분은 빨리 캐치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수학교수인 작가님은 훨씬 더 제대로된 수학적 대화를 하고 있고 또 그 안에서 이론과 수학법칙들을 잘 발견해주는 것 같아서 부러웠어요.
그리고 반성한 부분은 작가님은 더 많이 기다려준다는 사실이었어요.
저는 많은 것을 알게 해주고 싶은 욕심에 아이에게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지않고 설명을 해줬던 것 같아요.
그러니 더 깊이 알 기회를 주지 못했던 것 같았어요. 앞으로는 아이에게 수학적 질문을 던졌다면 편히가 더더욱 깊이 생각해보고 탐구할 시간을 줘야겠다는, 더 스스로 깨달을수 있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이해하고 아이를 대하는 것이 달라지기를 기대해요.
더 많은 아이들이 이러한 지적호기심을 충분히 누릴수 있을때 훨씬 더 발전하는 우리의 미래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주입식 교육을 받게되는 시기가 오기전에 아이들이 충분히 수학의 세계에서 헤엄칠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부모가 되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들게해준 좋은 책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