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엔 조그만 사랑이 반짝이누나
나태주 엮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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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가운데서도 사랑의 시로 만나요


미스터 션샤인에서 나온 허난설헌의 시로 묶인 ≪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에 이어 다양한 시인들의 사랑의 시로 묶인 이번 책 ≪가슴속엔 조그만 사랑이 반짝이누나≫이다. 


허난설헌의 시에 많은 감수성을 불러일으켜서 가슴 아픈 사랑의 시였다면 이번은 조금 더 슬픈 감정보다 따뜻한 배경을 두고 이야기하는 시가 더 많이 담겨있다. 


고이 담긴 시집에는 바람이 불고 풀잎이 나부꺼리는 아름다움이 함께하고 있다.


[사랑하는 별 하나] 中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쳐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런 사랑의 애틋함은 한 문장 한 문장 읽을수록 풍겨난다. 작은 것에 사랑이 넘쳐나듯 우리 세상도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멀리서 빈다] 中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모두의 사랑이 같은 듯 공감이 되면서도 시인들이 쓴 시는 사랑이라는 공통점에 저마다 바라보는 시점과 방법은 제각각 다르다. 


시간과 공간이 모두 다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늘 사랑하고 살아가야 하나보다. 오늘을 하루가 지쳤어도 시를 읽는 이 순간 다시금 마음은 따뜻해지고 불타오르니


이 책을 읽는 밤, 하늘엔 작은 별이 빛나고 가슴속엔 조그만 사랑이 반짝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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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 허난설헌 시선집
나태주 옮김, 혜강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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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의 인생이 담긴 시


허난설헌 허초희 선생은 조선시대에 유명한 시인이다. 특히 남성 중심의 시대였던 조선 시대에서 뛰어난 시로 이름을 널리 떨쳤던 여성인이다. 어릴 때부터 뛰어난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성인이 되어서 지낸 시절은 그리 아름답지 못했다. 스물 일곱이라는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허균에 의해 그녀의 시의 인생은 다시 시작된다.


그런 그녀가 살아온 시대를 알고 시를 읽어서 일까. 더욱 그 마음이 애초롭고 슬프게 보일 때가 많다. 


[연밥 따기 노래]

가을날 깨끗한 긴 호수는

푸른 옥이 흐르는 듯 흘러

연꽃 수북한 곳에 

작은 배를 매두었지요.


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멀리서 남에게 들켜

반나절이 부끄러웠답니다.


책에는 허난설헌의 시가 예쁜 꽃이 편 화단처럼 화사하게 피어있다. 유달리 연꽃이 많이 등장한다. 얼마나 그 연꽃을 보고 많은 고민과 생각을 했을까? 넓게 펴진 연꽃을 보고 있게 되는 허난설헌의 모습과 시를 보고 연꽃을 떠올리는 내 모습도 함께 떠오른다.


많은 꽃들과 연못, 햇살이 어우러지는 곳에 자연이 내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마음이 차분해진다.


[봄날의 느낌 중]

섬돌 가에 푸른 풀이 엉켜 자라고

처량해라 거문고여, 보얀 먼지 쓰고 있어요.

그 누가 목란배 타고 오는 이를 기다리랴

광릉나루에는 마름꽃만 새하얗게 피어 있어요.


한시의 원문을 편역해 놓은 시가 너무도 아름답다. 눈을 감으면 마치 그 영상이 펼쳐지듯 생생하게 그려놓은 시. 그렇지만 무언가 구슬픔이 녹여 있는 시는 그래서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다.


물결처럼 일렁이는 마음에 이 시들이 하나의 잎이 되어 떨어지는 듯 하다. 그래서 좋은 시 들 중 바로 연밥 따기 노래가 미스터 션샤인에서 인용이 되었을까? 마음의 잔잔한 동요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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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 것이었던
앨리스 피니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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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니라고 했어. 물론, 나는 가끔 거짓말을 해


p.11 

내 이름은 앰버 레이놀즈예요! 라디오 진행자요! 내가 누군지 왜 모르는 거죠?


코마 상태에서 깨어난 앰버. 청취율 1위 프로그램의 보조진행자이지만 코마 상태에서 깨어난 뒤 내가 몰랐던 사실을 깨닫는다. 코마 상태에서 남편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고 때때로 나는 거짓말을 한다는 점. 의식과 감각은 있지만 그 누구도 알아보지 못한다.


더구나 놀라운 사실은 대화를 통해 남편과 여동생이 불륜 관계로 의심이 된다는 점이다. 함께 진행자였던 매들린은 더 이상 자신과 일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하는데 앰버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힘들게 한다.


남편 폴, 여동생 클레어, 옛 연인 에드워드, 같은 라디오 진행자 매들린이 등장하며 과거와 그때, 현재, 그 후로 시점은 교차하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현재 시점에서 코마 상태에 있으면서 그녀는 듣는 입장에서 말하는 속마음을 말하는 대목은 인상 깊다. 마치 내가 누워서 느끼는 듯 표현들이 리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p.153 

내 얼굴에 뭔가가 떨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차갑다. 또다시 떨어진다. 작은 물방울들이 내 피부 위로 떨어진다. 빗방울 같지만 그건 말이 안 된다. 본능적으로 눈을 뜨니, 머리 위로 밤하늘이 보인다. 마치 지붕을 들어낸 것처럼 병실 안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그런 시점의 교차 속에서 그녀가 피해자로 보였다 가해자로 보이는 헷갈리는 상황 속에 놓인다. 책 뒷면에 ‘나는 아니라고 했어. 물론, 나는 가끔 거짓말을 해’ 써있는 문장이 잘 나타내듯 어디서부터 알 수 없게 된 그녀의 말이 반전의 결말과 맞닿아 있었다.


의심에 의심을 거듭하며 과연 완결에 닿은 결말은 무엇일까? 반전이 가득한 책에서 쉴틈없이 넘어가는 스릴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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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빵 1
보담 글.그림 / 재미주의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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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마음이 쌓여가는 곳옥탑빵입니다.

 

서울에서 좋은 집에 살고자 하는 마음은 있지만 대학생학자금 대출로 빚에 허덕이는 사회초년생에게 선택권이 많지 않다반지하거나 옥탑방이거나어릴 때는 햇볕이 드는 곳이 좋아보였다넓은 마당처럼 쓸 수 있는 공간이 부러웠고 친구들을 불러 고기를 구워 먹고 밤하늘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을만한 곳옥탑방은 나에게 약간의 로망을 가진 공간이었지만 뜨거운 여름날 단 한 번 친구네 집에 놀러 가고 나서 그 곳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옥탑빵은 그런 20,30대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위로 만화이다지영은혜혜수 세 친구들이 나누는 일상 안에서 향기로운 빵을 풍기는 옥탑빵 가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책의 저자인 보담은 자신의 이야기를 다루듯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누구나 직장을 다니면서 본인의 길에 대해 의문을 갖고 방황한다저자 또한 일을 다니다가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이 생겼고 그 꿈에 다다르고자 웹툰을 그렸고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옥탑빵이다.

 

빨간 벽돌집 지나 꽃집 왼편에 파란 대문 근방 은혜 미용실 2층에 옥탑빵이 있다대부분 빵집은 1층에 있는데 맛나게 보이는 빵향기로운 냄새가 길을 지나가고 있는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함은 아닐까그에 반해 2층에 있는 옥탑빵은 다소 아이러니하다.

 

그런 빵집을 두고 왈가불가하는 주변 시선들이 있다빵집을 개업한지 2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조언 아닌 말 한마디는 그대로 마음의 상처로 와 닿는다왜 2층에 빵집이 있느냐고 말하는 할아버지의 말케이크 종류가 너무 없다고 툴툴거리는 커플들의 말까지 주눅이 들고 만다.

 

p.63

하루도 그런 것 같아요매일은 비슷하고 평범하지만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하루를 만드느냐에 따라 특별하고 맛있는 하루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기분에 따라 만드는 오늘의 케이크와 정성스러운 마음을 담은 빵은 많은 사랑을 받는다달지 않은 팥빵을 사러 오시는 할머니와 각자의 사연을 담아 케이크를 사러 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매일 만들어진 빵이 사연을 담은 특별한 빵으로 바뀌고 있다.

 

p.241

애써 외면한 현실을 마주하게 돼서일까요괜찮다잘하고 있다위로하던 마음까지 지쳐버렸어요.

 

꿈이 많았던 날들이었지만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되어 버린 날. 20, 30대를 처음 겪는 나이임에도 주변 시선들을 달라져 있고 그럴수록 조금 더 잘하고 있다 스스로를 칭찬해야 하지만 점점 쉽지 않다그런 20, 30대의 이야기사회생활연애결혼 등 읽다보면 저절로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잘 담겨있는 책이 될 것이다.

 

+

그 와중에 책을 빵이 너무 먹고 싶어진다그 와중에 인생 케이크라고 일컬어지는 딸기 케이크는 정말 군침을 돌게 만든다. (아마 책을 다 읽는 순간 누구나 케이크를 사러 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충분한 위로와 재미와 함께 달콤한 케이크 맛을 상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에필로그.

새로운 일에 부딪히고 실망하고 슬퍼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성장하고 작은 즐거움을 찾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그 모습을 보며 공감하고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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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티벳여우 스나오카 씨
큐라이스 지음, 손나영 옮김 / 재미주의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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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으로 상대를 압살한다!

 

왜 많은 동물 중에 티벳여우를 주인공으로 꼽았을까예쁘장한 동물이 아닌데 왜 하필 티벳여우일까책을 읽기 전티벳여우를 가지고 있었던 궁금함은 책을 펴는 순간 이내 사라진다친절한 티벳여우 스나오키씨는 티벳여우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보여준다재밌게 말하지 않아도 된다그저 표정 하나로 모든 걸 말할 수 있으니 말이다.

 

표정이 참 리얼하다멍한 듯뚱한 듯무심하고 험상궂게 생긴 얼굴처럼 보이지만 미묘하게 짓고 있는 표정은 말 그이상의 것을 표현하는 듯하다주제 하나에 5컷으로 구성되어 있다표정만큼이나 간단한 구성이지만 스나오카는 마치 시크한 경상도 남자처럼 무심하지만 정이 많은 따뜻함을 전달한다.

  

주인공 스나오카 스나오 외에도 귀여운 스나오카 스나코스나오의 아버지 스나오카 스나사부로가 등장한다그들의 표정 중에도 특히 스나오카 스나오가 가장 시크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모두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친절한 티벳여우이다.

 

스나오카는 일상 속에 평범한 일반인(?)이 되었다가 오페라의 유령이 되었다가 페이퍼 문심지어 레옹으로까지 변한다변화무쌍하지만 결코 표정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보다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그럴 것처럼 안 보이지만 레이디 퍼스트를 누구보다 실천하고 무심하게 자기가 안 한 듯 호텔을 나올 때 계산까지 마치고 나오는 선행은 웃음 외에도 흐믓한 미소를 짓게 한다.

 

친절을 베푸는 건 쉽지 않으나 친절을 베풀고 나면 어떤 티를 내고 생색내고 싶어 한다그렇지만 친절한 티벳여우 스나오카씨는 그렇지 않다진짜 친절이란 어떤 것인지 짧은 만화 속에서 잘 보여주고 고민하게 하는 듯하다.

 

많은 인기를 누리며 책으로까지 출간하게 된 친절한 티벳여우 스나오키씨무심하게 읽기 시작해 마지막 미소를 짓고 보는 본인을 발견하게 될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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