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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빵 1
보담 글.그림 / 재미주의 / 2018년 8월
평점 :
모두의 마음이 쌓여가는 곳, 옥탑빵입니다.
서울에서 좋은 집에 살고자 하는 마음은 있지만 대학생, 학자금 대출로 빚에 허덕이는 사회초년생에게 선택권이 많지 않다. 반지하거나 옥탑방이거나. 어릴 때는 햇볕이 드는 곳이 좋아보였다. 넓은 마당처럼 쓸 수 있는 공간이 부러웠고 친구들을 불러 고기를 구워 먹고 밤하늘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을만한 곳. 옥탑방은 나에게 약간의 로망을 가진 공간이었지만 뜨거운 여름날 단 한 번 친구네 집에 놀러 가고 나서 그 곳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옥탑빵≫은 그런 20,30대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위로 만화이다. 지영, 은혜, 혜수 세 친구들이 나누는 일상 안에서 향기로운 빵을 풍기는 옥탑빵 가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의 저자인 보담은 자신의 이야기를 다루듯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누구나 직장을 다니면서 본인의 길에 대해 의문을 갖고 방황한다. 저자 또한 일을 다니다가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이 생겼고 그 꿈에 다다르고자 웹툰을 그렸고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옥탑빵이다.
빨간 벽돌집 지나 꽃집 왼편에 파란 대문 근방 은혜 미용실 2층에 옥탑빵이 있다. 대부분 빵집은 1층에 있는데 맛나게 보이는 빵, 향기로운 냄새가 길을 지나가고 있는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함은 아닐까? 그에 반해 2층에 있는 옥탑빵은 다소 아이러니하다.
그런 빵집을 두고 왈가불가하는 주변 시선들이 있다. 빵집을 개업한지 2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조언 아닌 말 한마디는 그대로 마음의 상처로 와 닿는다. 왜 2층에 빵집이 있느냐고 말하는 할아버지의 말, 케이크 종류가 너무 없다고 툴툴거리는 커플들의 말까지 주눅이 들고 만다.
p.63
하루도 그런 것 같아요, 매일은 비슷하고 평범하지만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하루를 만드느냐에 따라 특별하고 맛있는 하루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기분에 따라 만드는 오늘의 케이크와 정성스러운 마음을 담은 빵은 많은 사랑을 받는다. 달지 않은 팥빵을 사러 오시는 할머니와 각자의 사연을 담아 케이크를 사러 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매일 만들어진 빵이 사연을 담은 특별한 빵으로 바뀌고 있다.
p.241
애써 외면한 현실을 마주하게 돼서일까요. 괜찮다, 잘하고 있다. 위로하던 마음까지 지쳐버렸어요.
꿈이 많았던 날들이었지만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되어 버린 날. 20대, 30대를 처음 겪는 나이임에도 주변 시선들을 달라져 있고 그럴수록 조금 더 잘하고 있다 스스로를 칭찬해야 하지만 점점 쉽지 않다. 그런 20, 30대의 이야기. 꿈, 사회생활, 연애, 결혼 등 읽다보면 저절로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잘 담겨있는 책이 될 것이다.
+
그 와중에 책을 빵이 너무 먹고 싶어진다. 그 와중에 인생 케이크라고 일컬어지는 딸기 케이크는 정말 군침을 돌게 만든다. (아마 책을 다 읽는 순간 누구나 케이크를 사러 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충분한 위로와 재미와 함께 달콤한 케이크 맛을 상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에필로그.
새로운 일에 부딪히고 실망하고 슬퍼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성장하고 작은 즐거움을 찾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그 모습을 보며 공감하고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