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과 결과의 경제학 - 넘치는 데이터 속에서 진짜 의미를 찾아내는 법
나카무로 마키코.쓰가와 유스케 지음, 윤지나 옮김 / 리더스북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서는 데이터 사이의 ‘관계성’에 있다


도대체 그게 무슨 논리이지? A랑 B랑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이지? 고등학교 때 수학책 맨 첫 장에 있었던 명제 챕터가 생각이 난다. 앞 장만큼은 누구나 새까매질 정도로 열심히 했다지만 지금도 쉽게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게 쉽지 않다. 더구나 세상에 데이터는 많아졌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진짜 취해야 할 것은 무엇이고 어떤 게 유효한 것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원인과 결과의 경제학≫에서 인과 관계의 정의와 의미를 보고 배울 수 있다.


p.22

19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의 사상가이자 작가인 랠프 월도 에머슨은 “얄팍한 사람은 운을 믿는다. 강한 사람은 원인과 결과를 믿는다”고 말했다. ‘인과 추론’은 결국 데이터가 범람하는 시대의 필수 교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과 관계, 인과 추론, 상관관계를 알아야 한다. (그 중에서도 인과 관계는 원인으로 인한 결과를 나타내는 관계성을 가지고 있지만 상관관계는 관계성이 적다) 흔히 연결이 잘 되지 않으면 운에 많이 기대한다. 사실 운도 어쩌면 높은 확률에서 나머지 부분에서 기대해야 발휘되는 것일 수도. 얄팍한 운을 믿기보다 확실한 운을 믿는 똑똑한 사람이 되려면 과정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


하나의 사건에서 하나의 요인이 영향을 바로 줄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요인들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제 3의 변수, 교란 요인이다. A가 B가 될 수 있지만 그것에 영향을 주는 A, B 이외 C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처럼 역의 인과관계도 존재할 수 있는데 관계성을 따지는 일은 만만치 않다.


이를 알아내기 위한 다양한 실험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메타 분석, 랜덤화 비교 실험, 자연 실험과 준실험, 회귀 분석 등 에비던스가 높은 실험을 통해 근거 높은 답을 얻는 방법이 있다. 책은 각 실험 방법에 맞춰 그동안에 있었던 연구 자료와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하고 있다. ‘어린이 집을 늘리면 어머니의 취업률은 상승할까?’, ‘명문대를 졸업하면 연봉이 높을까?’ 등 왠지 한 번 궁금해볼만한 요소를 어떤 방식으로 인과 관계를 도출하고 결과를 보는 것은 이 책이 가질 수 있는 재미일 것이다.


p.111

이 경우 ‘경기 악화’는 최저임금과 고용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교란 요인이 돼, ‘최저임금이 상승했기 때문에 고용이 감소했는지(인과관계)’, ‘경기 악화로 고용이 저하돼 최저임금이 인상된 것(상관관계)’ 뿐인지 알 수 없다. (중략) 뉴저지주와 펜실베이나주의 사례를 미국 전역으로 확장한 논문에서도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인과 효과는 확인할 수 없고, 최저임금의 완만한 상승이 고용에 미치는 악영향은 한정적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 중 재미있었던 질문 중 하나가 ‘최저임금을 올리면 경기가 침체되는가?’이다. 뉴저지주와 펜실베니아주 경우를 통해 이를 실험해볼 수 있었다. 경계를 두고 뉴저지주는 임금을 올리고 펜실베니아 주는 임금을 동결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실험군과 대조군이 만들어졌다. 결론은 최저 임금 상승은 고용을 감소시키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요즘 이슈가 되는 현상과 맞춰 더욱 재밌게 볼 수 있는 내용이다.


단순한 그래프를 보면 이렇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왔다라는 단편적인 결과보다 이것이 진짜 믿을 수 있는 정보인가, 신빙성이 높은 자료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책을 통해 ‘관계성’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고 판단의 눈을 높여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 - 중국의 눈으로 바라본 마이클 샌델의 ‘정의’
마이클 샌델.폴 담브로시오 지음, 김선욱.강명신.김시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중국의 눈으로 바라본 마이클 샌델의 정의

 

중국은 더욱 정상할 것이라는 말에 10년 전 제2외국어 배우는 것을 중국어로 선택했다그때 예상만큼 중국이 미국과 견줄 수 있는 G2가 되었다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게까지 성장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하지만 중국의 문화역사사상은 모든 나라에 영향을 끼치고 있고 동양철학으로 대표되는 많은 중국 사상가들을 공부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센델이 중국 사상과 마주했다제목처럼 마이클 샌델중국을 만나다를 통해 샌델과 중국이 나누는 철학적 대화를 만나본다.

 

p.5

어떤 철학적 대화는 사유의 전통 안에서 진행되며공통된 추정 사항들에 함축된 의미를 탐구한다또 다른 철학적 대화는 문화를 넘나들며 진행되고철학적 전통들 사이의 접촉점들과 불일치의 지점들을 탐구한다이 책은 두 번째 종류에 해당하는 대화 사례이며서양과 중국의 철학적 전통들을 넘나들며 함께 사유한 실험물이다.

 

딱딱할 수 있는 철학은 곱씹을수록 그 가치가 있다무심결에 하는 행동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고 사유하며 나개인나라까지 그 문화와 전통을 만들어 간다특히 중국에서는 많은 사상가들이 있다많은 유명한 철학 사상이 있지만 따로 배웠을 뿐 비교하면서 알아가는 재미는 없었다이 책은 그런 재미가 있다마이클 샌델이 생각하는 정의인과 예를 말하는 동양 철학과의 비교하면서 공동체와 그것을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의 고찰을 이야기로 엮었다.

 

p.94

문장의 후반부는 백성들을 덕이 있게 만들려고 제안하는 대안으로서 예의범절과 덕을 말한다예의범절은 형벌 법규와는 다르다예의범절을 어겼을 때는 처벌을 받지는 않으나 멸시당해 수치심을 느낀다. (중략여기서 유가와 아리스토텔레스주의의 세 번째 차이점이 드러난다.

 

덕을 갖추어야 되는데 정치적 공직자들이 갖춰야 할 덕은 어떤 것이 있을까아리스토텔레스는 법류를 제정하는 입법자의 역할을 강조한다의사의 비유로 자녀의 병을 드는데 이러한 접근 방법을 통해 정의를 배워가는 재미가 있다.

 

p.110

공화주의자로서 샌델은 자신의 정치철학에서 시민의 덕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민주주의 불만에서부터 정의란 무엇인가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시민의 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다른 종류의 정의론을 제안했다구체적으로 그의 정의론은 공리주의나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한 정의론에 반대하는 것으로덕을 기반으로 한 정의론이다.

 

마이클 샌들이 유명하게 된 건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를 통해서다그가 말하는 정의를 통해 시민의 을 강조했고 책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정의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다시민의 역할 덕그것이 왜 강조되어야 할까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기 전에 마이클 샌델의 이전 책정의란 무엇인가 등을 먼저 읽어보면 더 좋을 것 같다정의론을 다시 읽어보면서 재해석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p.379

철학적 전통을 넘나드는 문헌 중심의 대화 형식은 협동적 해석학이라고 서술될 수 있다물론 어떤 특정한 문헌에 대해 일부의 협업자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을 수 있다그러나 이러저러한 문헌에 대해 경험이 더 많은 학자라 하더라도 한 철학적 전통에 깊이 빠져 있는 동료들이 다른 전통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말할 때 예상치 못했던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다.

 

중국의 논어맹자장자의 사상과 서양의 아리스토텔레스스피노자칸트 등의 사상샌델의 정의를 비교하고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정의조화공동체덕에 대해 마이클 샌델중국을 만나다≫ 책에 녹아져 있는 특별한 대화는 배움의 깊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 그들에겐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결정에 관한 실전 수업
애니 듀크 지음, 구세희 옮김 / 에이트포인트(EightPoint)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결정 잘하는 법을 배워본 적이 있습니까?


결정을 하는 건 쉽지 않다중요한 결정의 경우 잘못된 선택에 의해 엄청난 결과를 만들 수 있어서 결정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인생의 매 순간이 결정하는 삶이다그러나 수많은 결정의 순간을 마주했지만 음식을 시킬 때 먹을 음식 하나를 결정은 아직까지도 어렵다어떻게 해야 결정을 잘할 수 있을까결정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대로에서 팁을 얻어볼 수 있다.

 

p.3

보통 포커 한 게임은 시작부터 끝까지 약 2분이 걸린다그 한게임이 벌어지는 동안 대략 스무 번의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그리고 게임은 구체적인 결과와 함께 끝이 난다돈을 잃거나돈을 따거나각 게임의 결과는 나의 의사결정이 어땠는지에 관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어떤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질과 운이다책에서는 결정의 순간을 포커를 베팅하는 상황을 빗대었다어떤 일을 하든 베팅하는 마음을 갖고 생각하면 의사결정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어쩌면 결정 하나가 모든 것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잘하냐 못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결정하는 상황 자체가 확실하지 않음을 아는 것이 큰 힘을 가질 수 있다.

 

p.63

훌륭한 의사결정자들처럼 불확실성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가틀림을 재정의 내리고자신의 생각이 언제나 추측에 불과함을 인지하고그런 추측이 자원 배분마저 좌우한다는 걸 인정하겠는가생각의 이러한 재편성과 그것의 장점을 편안히 받아들이는 일은 우리가 지금껏 사는 동안 늘 베팅을 해오고 있었음을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결정과 베팅은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을 생각하면서 내리는 선택위험믿음을 담은 의사결정이다결정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를 통해 계속 배우고 학습하게 된다완벽한 결정은 없다똑똑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논리가 있어 정교한 함정에 빠질 수 있고 기본적으로 잘 믿는 경향도 가진 사람이 있다그런 결정에서 가지는 방향과 논리를 이 책에서 잘 담아내고 있다.

 

p.348

벌어질 가능성이 있었던 일들을 정확히 바라보고바람직한 과정을 통해 탄생시킨 시나리오 플랜과 의사결정 분지도를 간직한다면 앞으로 자신의 믿음과 시각의사 결정을 더욱 정확히 보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혼자서도 결정을 잘 할 수 있을까우리는 그룹 안에서 선택에 대한 논의를 통해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을 배운다어릴 적 학교에서 배웠던 그 과정처럼 그룹 안에서 결정을 했던 경험과 칭찬들이 쌓여서 혼자 결정하는 데서도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많은 데이터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내가 싫어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한데 역지사지를 통해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판사도 결정을 틀린다완벽한 결정을 하는 것은 어렵고 완벽한 결정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특정한 조건하의 끊임없는 의사결정과 결과물의 흐름 속에서 저절로 실패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반복되고 점차 우리는 올바른 결정으로 나아가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에 맞서는 것이 아니다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모든 미래의 자신을 상대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떻게 능력을 보여줄 것인가 - 당신의 가치를 빛나게 할 능력 어필의 기술
잭 내셔 지음, 안인희 옮김 / 갤리온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의 유능함을 마음껏 표현해라!


조슈아 벨이라는 유명한 바이올리스트가 있다. 그는 누구인지 알려주지 않고 지하철역에서 연주를 했다. 1000명 중 멈춰서 귀 기울여 연주를 들은 사람은 고작 7명. 연주비를 넣은 사람은 고작 27명이었다. 연주의 총 수입은 32달러 17센트이었는데 만약 그가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 공연했으면 그와 같은 결과는 절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능력을 보여줄 것인가≫는 언젠가 열심히 노력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에 반기를 든다. 능력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능력을 키워왔다. 어느 정도 능력이 출중했을 수도 있음에도 능력이라는 것이 100점을 줄 수 없다는 이유로 계속 부족한 존재로만 스스로를 평가했을지도 모른다. 가지고 있는 능력이 더욱 더 향상되면 좋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능력을 어떻게 보여줬었는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누가 먼저 내 능력을 먼저 알아봐주지 않기 때문이다. 


p.23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의 이야기는 안타깝다. 당신은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바쳤다. 학창시절에는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대학에 입학해서는 취업을 위해 학교 강의는 물론, 학원 수업과 스터디, 대외활동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회사에 들어간 이후에도 전문 분야는 물론이고 어학, 자격증 시험공부 등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어떻게 능력을 보여줄 것인가≫의 저자 잭 내셔는 자신의 능력을 신뢰할 수 있을까란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2000년대 초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실제 능력과 보이는 능력’이라는 주제로 석사 논문을 쓴 이후, 꾸준히 이 주제를 연구해왔고 연구해 온 결과물을 책에 담았다.

  

흔히 전문가와 지도자를 비슷하게 보는 경향이 많다. 여기서 전문가는 아주 적은 것에 대해 매우 많이 아는 사람이고, 지도자란 아주 많은 것에 대해 조금씩만 아는 사람을 말한다. 이들 모두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진정 성공하려면 성공할 수 있도록 보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많은 심리학적 효과 중에서 자기실현적 예언과 프레이밍이 많이 언급된다. 보이려고 하는 능력을 보이려고 하고 그 위치에 올라가게끔 행동을 하게 된다면 다른 이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기실현적 예언과 프레이밍으로 스스로 진짜 능력을 가진 이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자만심은 금한다. 겸손함도 함께 가져가되 대신 핵심에서는 절대 겸손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p.100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이런 이유들을 미리 제시하라. 좋은 성과를 냈을 때도 당신이 겪었던 모든 장애물을 언급하는 편이 유리하다. “운이 좋았던 거죠, 뭐”라고 반응하는 것은 당신의 ‘보이는 능력’을 불필요하게 줄이는 일이 된다. 그에 반해, 성과를 내기까지 겪어야 했던 어려움을 강조하면, 다신이 거둔 성과는 외적인 상황이 아닌 당신의 특출한 능력 덕으로 여겨진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런저런 이유를 나열하면 확신이 없어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이것 때문에 어려울 것 같습니다”가 아니라 “이런 어려움이 있지만, 한번 해보겠습니다."로 끝을 맺으면 된다. 

  

남들에게 보이는 것이 많이 강조 되는 만큼 방법론이 많이 언급된다. 초두효과처럼 심리적 요소에서 첫인상에서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처음 좋은 것을 보여주고 안 좋은 것은 이후, 마지막에는 두 번째로 장점을 말하면서 좋은 마무리로 짓는 방법론을 제안한다.

  

무작정 능력을 기르기보다 가지고 있는 능력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도 나를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로 인해 자신의 능력과 그것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껏 모르고 살았던 우리들의 상속 문서 ‘헌법’을 읽다


수험 공부를 하면서 처음 헌법을 접했다. 법적 지식이 없다시피 했을 때 가장 상위 법률인 만큼 헌법은 엄청난 두께를 자랑할 것 같았다. 그러나 130개 조항으로 이뤄진 헌법은 A4용지 몇 장 안에 들어가 있었다.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암기하지 않더라도 모든 조항을 어렴풋이나마 기억해두라고 했다. 그렇게 한 줄 한 줄 헌법 전문을 읽었고 이 나라에 일원이라는 소속감과 나를 지켜주는 법이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이 느껴졌다.


한동안 다시 잊혔던 헌법을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을 통해 다시 만났다. 그리고 저자가 헌법을 읽었던 것처럼 나를 위로 받는 느낌을 다시 받았다. 헌법을 따로 접하려고 하지 않는 이상 법률을 마주할 때는 없는 듯 하다. 그런 헌법을 책을 통해 만난다는 건 의미 있는 일 것이다.


헌법은 다른 법률에 비해 쉬운 언어로 정확히 내가 누려야 할 권리가 잘 압축 되어있다. 누구에게나 보장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로 모든 법률이 헌법을 토대로 하고 있으므로 무엇보다 몇 번의 역사적인 사건에 맞춰 개정 절차가 있었고 자연스레 우리의 역사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런 헌법을 저자 김제동이 읽으면서 헌법의 조항마다 느끼는 감정, 그 조항이 어떻게 우리 삶의 영향을 끼치는지 쓴 에세이는 색다른 접근이었다.


p.34

“연예인 따위가 무슨 헌법을 이야기하느냐?”는 말은, 조선 시대에 양반들이 “니들이 문자를 알아서 뭐해?”라고 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법은 힘 있는 사람들, 돈 있는 사람들, 정치인들, 그리고 법률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말인데, 저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 모두의 헌법이니까요.


방송인이 헌법을 언급 하는 게 맞을까? 판사나 변호사처럼 법률 지식을 갖춘 사람이 아닌데 헌법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바로 헌법이기 때문에 말할 수 있다. 누구의 법률이 아니라 우리의 법률이고 나의 법률이기 때문이다. 법률 조항을 언급하면서 우리 삶에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서술되어 있다. 딱딱할 것 같은 헌법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구나 느끼고  술술 읽어가는 페이지 속에서 자연스럽게 법 이해도 높여갈 수 있다.


p.356

알비 삭스 : 첫 번째로 말하고 싶은 것은, 일단 헌법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담대해질 것이며, 헌법도 그만큼 강력한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중략)

만약 변화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후손들에게 물려줄 유산을 만드는 작업과 같습니다.


몇 조 몇 항의 헌법 조항을 당신 혼자 두지 않아 조항, 안녕히 계세요 조항, 빼빼로 조항 등 명칭을 붙여 좀 더 헌법에 친숙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헌법에 대해서 알아야하고 그것이 가지는 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6월 지방 선거가 있을 무렵 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불 붙었다. 모든 대통령 후보가 공약으로 헌법 개정을 내세웠지만 다시 정치적 전략에 따라 미뤄졌고 청와대는 먼저 헌법 개정안 초안을 만들어서 이슈화 시켰지만 결국 헌법 개정을 국민 투표로 붙이는데 실패했다. 80년대 후반 만들어진 헌법은 바뀐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하지만 과연 다시 논의를 붙여서 바뀔 수 있을까?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 필요성 유무와 정치적 접근을 떠나 헌법을 몰라도 우리가 왜 헌법을 알아야 하는지, 우리 삶에 얼마나 헌법이 가까이 있는지 느끼고 헌법이란 존재를 고민을 던져주는 좋은 에세이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