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1984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7
조지 오웰 지음, 김병익 옮김 / 문예출판사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스탈린주의에 대항하는 오웰의 모습이 잘 드러난 소설이다. 혹자는 이 소설을 보고 '어디 84년이 되면 그런 사회가 되는지 두고보자.'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84년이라 함은 이 소설 속에서 그저 상징적으로 나타나는 숫자인 듯 하다. 푸코가 감시와 처벌에서 지적했던 일망감시체제는 현실 속에서 CCTV를 통해서 드러나고 있고, 사람들은 흔히들 1984년 속에서 나타나는 빅 브라더의 통제를 빗대어 말하기도 한다. 감시가 일상화되고 사람들이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한다는 것. 이 틀이 깨지지 않는 한 1984년은 아직 지나지 않았다. 그 속에서 끊임없이 탈주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어 어른을 위한 동화 2
안도현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은 왜 살고 있어? 무엇을 위해 살고 있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기는 알어?

은빛연어는 내게 자꾸 이런 질문을 던진다. 제대로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이런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무도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준비해놓고 살지는 않는다. 그러나 대답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그들 인생의 목적이 없는 것은 아니며 그 인생이나 목적의 의미가 퇴색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가슴에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산다. 나는 그 꿈과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서, 자꾸 주저앉아 잠들고 싶어하는 내 안의 의미를 위해서 폭포를 뛰어오르는 연어다. 우리들 모두 그렇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나무에 열린 우화
황헌식 / 청년정신 / 1998년 5월
평점 :
절판


흔히 철학하는 법을 가르칠 수는 있지만 <철학>은 가르칠 수가 없다고 한다. 철학은 철학하는 법을 배우는 가운데 자신의 철학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철학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한번더 돌아보게 하고 자신이 진리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 어쩌면 진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런 철학을, 혹은 철학하는 법을 우화로 엮어 나이를 뛰어넘어 당연한 것을 되묻게 하는 책이어서 좋다.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하게 해서 돌아가는 길이 올바른 길이기는 하지만, 돌아가는 길이 정말 괜히 돌아가는 길일 수도 있다. 한번더 생각하고 다르게 생각하는 당신이 파시스트일 수도 있다는 사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 왕자 비룡소 걸작선
생 텍쥐페리 지음, 박성창 옮김 / 비룡소 / 200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초등학교 때 필독서로 어린왕자가 선정되어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불만이다. 나는 몇년이 더 흘러서야 이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었다. 그저 동화나 우화가 아닌 내 일기처럼, 얼굴 붉히며 읽을 수 있었다.

어린 왕자를 읽으면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나는 왜 어린 왕자처럼 살지 못할까? 어쩌면 그건 살아남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내가 어린 왕자처럼 그렇게 산다면 나 역시 사막으로 떠나 어린 왕자가 만났던 뱀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생 텍쥐페리의 말처럼 조금 어른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어른이 되기를 강요받아와서 참다운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눈에 보이는 것만을 볼 수 있다. 나에게는 '마음의 눈'이라는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가장 가까운 예로 나는 사람을 볼 때 그를 포장하고 있는 학벌을 먼저 따지고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친구들을 은근히 무시해 오지 않았던가. 나는 그전에 내 모습을 먼저 보아야 했던 것은 아닐까. 그랬다면 내 모습이 지금보다는 덜 옹졸하고 덜 우스운 모습이진 않을까. 나는 지금 소혹성 B612호를 발견했던 과학자의 양복만을 보고 있는거다. 그리고 일일이 설명해 주어야 하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고 싶지 않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느끼지만 이미 굳어지기 시작한 혈액처럼 나는 정신적으로 쓸모없고 돌이킬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불안하다. 먼훗날 내 아이가 내 앞에서 '마당에 아름다운 꽃이 있고 아름다운 창에서 마음껏 내다볼 수 있는 집을 보았어요!'라고 말을 했을 때, 나는 그 아이가 낙심해서 '10억짜리 집을 보았어요'라고 다시 말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그때 나는 내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양 '나는 바빠.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어. 시간이 없기 때문에 아름다운 꽃을 들여다볼 시간도, 사랑할 시간도, 생각할 여유도 없어. 난 정말 바쁘다구!'라고 되뇌이며 내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아가는 '버섯'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린왕자는 내게 그런 독버섯이 되지 말고 양지로 나와서 행복하고 즐겁게 살라고 말해주는 세월이 흘러도 어리기만 할 내 일상의 반성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틀비 이야기
허먼 멜빌 지음, 이정문 옮김 / 문화사랑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화자는 월스트리트에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변호사이다. 사무실에 필경사로 새로 들어온 '바틀비'라는 사나이는 사무실의 기존 인물이었던 칠면조나 다른 사람에 비해 성실하고 시끄럽거나 문제도 일으키지 않아 무척 맘에 들었지만 날이 갈수록 그는 이상해져만 간다. 자신이 처리해야 할 일에 대해서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등의 말로 화자의 속을 뒤집어 놓는 것이다.

알고보니 그는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해오며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화자는 바틀비를 해고하지만 바틀비는 사무실에서 나가지고 않는다. 화자는 결국 바틀비를 폭력으로 내쫓기보다는 이사를 하게 되고, 바틀비는 그대로 사무실에 남는다. 건물에 새로 이사 온 주인은 바틀비를 경찰에 신고하고 바틀비는 결국 감옥에서 죽는다. 나중에 들은 바에 의하면 바틀비는 예전에 '배달불능 우편물과'의 말단서기로 근무하다 해고되었다는 것이다. '아아, 바틀비!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여!'

화자가 하고싶었던 말은 '아아, 바틀비를 포함한 모든 인간이라는 고독한 존재여!'가 아니었을까? '무저항의 저항만큼 성실한 인간을 화나게 만드는 것은 없다'라고 화자는 말하고 있다. 바틀비는 인간을 고독하게 만들고 소외시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일탈자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인간들, 고용자와 피고용자들은 누군가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우리는 누군가가 일을 처리하지 않으면 그 일이 결국은 자신의 몫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불안해 한다. 그러나 일상 속에서의 탈주는 모두가 본능적으로 원하는 것은 아닐까.

사회적으로 안정적이고 높은 지위에 있는 화자 역시도 바틀비의 이런 '비정상적'인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일견 그를 부러워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안정적인' 사회를 위해 룰을 깨는 인물은 제거되어져야 하며, 사회가 rule destroyer를 직접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룰을 깨는 인물이 적응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바틀비는 그렇게 고독하게 사라져간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