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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가족을 한 순간에 잃었다면.....
타고 가던 배가 난파되었다면......
홀로 살아남았다면......
아니 사람이 아닌 동물과 살아남았다면...
그리고 그 동물이 맹수 호랑이라면.....
...
....
.....
나라면 그 사람이 바로 나라면....
살수 있었을까?
어떻게?
파이가 처했던 혼란과 슬픔 당혹감 두려움..
언제나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그들에게도
누구에게나 닥쳐올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그 배경이 태평양 한가운데 라는 점과 진짜 호랑이와 함께 였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
우리가 만약 이런 어떤 현실의 어려움에 처한다면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나는 이 현실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현실을 부정할 것인가?
그리고 극복할 것인가? 좌절할 것인가?
태평양 한가운데 벵골 호랑이 한마리와 남겨진 인도 소년 파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경험과 지식을 집중하여 호랑이를 길들이고,
바다 가운데 야생의 생활에 자신을 길들이며
227일을 견뎌냈다.
표류하는 기간 동안 파이는 자신의 신들에게 기도하는 것을 잊지 않았고
구원을 포기 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았다.
무서운 맹수인 호랑이도 두려워했지만 티를 내지 않았고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리처드 파커를 길들이기 시작했다.
마침내 소년은 구조되었고
호랑이 리처드 파커는 멕시코 주변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
영리한 소년이었고 삶에 대한 의지가 강인한 소년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파이는
신에 대한 겸손을 잊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상황을 비관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동안의 고난을 함께 헤쳐나온 호랑이 리처드 파커의 사라짐을 .. 정확히 말하면
작별인사 없이 사라짐을 섭섭하게 생각했다.
그렇게 소년은 멕시코 해안에서 구조되었고, 어른이 되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둔 아빠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었다.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해서 마지막 일본인 조사관과 나눈 이야기가 나오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던 파이에 대한 감동과 살아남은 그에 대한 경외심을
한순간 앗아가버린 그 조사관들...
믿지 않았다. 이 소년의 이야기를 ...
기적처럼 살아남은 소년에 대한 관심은 없고 오로지 배가 어떻게 침몰했는지만을 알아내려하는 그들 때문에
화가 났다....
하지만 새해 1월에 이 책을 읽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어쩌면 나는 지금 목표도 없이 아무런 의지도 없이 바다 한 가운데를 그냥 떠도는 표류하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파도가 움직이는 데로 바람이 이끄는 데로~~
나의 배는 파이보다는 좀 더 식량이 있고 사나운 호랑이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으므로....
그러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삶에 대한 의지, 신에 대한 희망
나에게도 있는 것이기에 새해 새마음으로 다시 한번 열심히 살아보자고 ..
그렇게 다짐을 해본다.
나도 파이처럼 .... 육지에 다다를 그 순간이 있을것을 믿기 때문이다.
*더하기*
배가 난파되던 시점 파이는 얼떨결에 순간 판단 착오로 리차드 파커를 구조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당시 파이 주변에 있던 생물체였고 더구나 가족같은 동물원식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파이는 무시무시한 호랑이와 단 둘이 배에 남게 되는 것이다.
물론 다리가 부러진 얼룩말과 오랑우탄이 있었지만 이들은 얼마 안가 죽게 되므로 단 둘이라고 보는 것이다.
파이는 자신의 선택을 어리석었다 생각하고 후외하지만
나중에서야 파이는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리처드 파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서운 호랑이를 길들이고 살아남기 위해 가족을 잃은 슬픔과 태평양 한가운데 표류한다는 생각을 잠시 접어두었던 것이다.
두렵고 길들여야 하는 파커가 없이 망망대해를 혼자 표류했다면 무기력과 좌절로 분명 파이는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면 ,또한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다면
오히려 그 어려움에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나를 살게 하는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