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록을 부탁해 - 두시탈출 컬투쇼 이재익 PD의 로맨틱 하드록 에세이
이재익 지음 / 가쎄(GASSE)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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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 이재익 작가의 팬이 되었을까? 아무런 정보없이 받아든 첫 소설에서 그가 라디오 PD라는걸 알았다. 내가 즐겨듣는 '두시 탈출 컬투 쇼'의 라디오 PD가 이재익 작가였다. 사뭇 다른 느낌이 들며 그가 반갑기까지 했었다. 그렇게 소설을 읽었고 금세 빨려들어가는 흡인력에 놀라 단숨에 마지막까지 내달렸던 즐거움. 『하드록을 부탁해』책 날개의 앞면에 그의 재미있는 프로필이 소개되어있다. 함께 실린 사진도 그동안 보아왔던 프로필 사진과는 다르게 조금 더 자유로워 보인달까? 연애지상주의자 이며 모기와 권위주의를 제일 싫어한다는 작가의 소개가 재미있다. 아 참, 커피가 맛있다고 생각해본적이 한번도 없다니.. 으~~~ 놀라운걸? ^^
 

이 책은 그의 학창시절 첫사랑과 그가 너무도 사랑했던 록음악에 관한 이야기이다. 록음악에대해 전무한 나 조차도 작가가 얼마나 록밴드를 숭배하고 사랑하고 음악을 즐겼는지 충분히 느껴져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다. 평소 작가의 프로필을 보며 '공부를 참 잘했나보다.'라고 생각해 왔는데 중학생때 악착같고 지독할 정도로 공부에 매달렸던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혀를 내둘렀다. 우연히 하게된 아르바이트 장소에서 운명적으로 마주한 첫사랑 소녀. 작가의 말 대로 헤비메탈에 미친 남자애들이나 읊어댈 것같은 밴드 이름들을 줄줄이 말하던 그녀. 그녀와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다. 같은 음악을 좋아하고 공감하는 기분은 어떤걸까? 상상을 해본다면, 이어폰을 한쪽씩 나눠끼고 시원한 밤바람이 불어오는 여름밤, 공원 밴치에 앉아 가끔씩 눈을 맞추며 듣는 음악. 상상만으로도 싱그럽고 아름다운 기분이다. 내 경험담을 하나 덧붙이자면, 늦여름이 한창이던 9월의 어느날 오후, 한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남자친구가 녹음해온 음악을 함께 들었다. 솔직히 내 취향의 음악들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이 그토록 아름답고 가슴벅찰정도로 소중한 건, 함께한 누군가 때문이었을 것이다. 작가가 첫사랑 그녀가 녹음해준 레드 제플린의 노래에 빠져든 것처럼....
 

특히나 인상적인 밴드가 있었다. 바로 건즈 앤 로지즈와 메탈리카 이다. 먼저, 건즈 앤 로지즈는 음악과 실 생활 모두 화끈했다고 이야기 했는데, 특히나 보컬 액슬 로즈의 생활은 화끈하다못해 후덜덜한 느낌마저 주었다. 이들의 음악을 들어본적 없는 나 조차도 찾아 듣고싶을만큼 매력적이면서도 놀라운 작가의 이야기에 푹~ 빠져 얼마나 대단한 음악을 만들었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인상적으로 남은 메탈리카는 작가가 당연히 빠져들게 되어있는 그룹이었다. 헤비메탈에 심취해있던 그는 좀 더 자극적이고 강한 음악을 찾게 되었고 그리하여 스래쉬 메탈을 만나게되었다. 수입 음반을 매번 살 형편이 못되는 학생인 그는 일명 빽판을 사 모았다. 그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지면서 순수한 느낌마저 드는건 왜일까? 오래전 나도 짝퉁 테잎을 사서 듣고, 공테잎을 넉넉히 준비해 놓고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노래를 녹음했던 기억이 있기에.... 또 한, 메탈리카와 메가데스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한 부분도 무척 흥미로웠다. 책의 마지막에 소개된 너바나에 대한 이야기에선 내 코끝이 살짝 찡.... 해 지기도 한 느낌을 받았다. 평소 이름만 들어봤지 제대로 음악한번 접해보지 못한 그룹인데도 커트 코베인의 인생 앞에선 저절로 숙연해지며 안타까운 마음이 밀려오는걸 막을 수 없었다.
 

지금 내가 이재익 작가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뭐랄까.... 갑자기 어디선가 마주치면 마구 친한척을 하고싶은 기분이랄까?(막상 앞에 서면 수줍어서 싸인해 달라는 말 조차 모기소리만하게 할까.. 말까.. 일테지만!) 공교롭게도 내가 만난 작가의 책은 모두 자전적 경험이 담뿍담긴 이야기들이다. 『압구정 소년들』에선 실재 작가의 모교인 압구정 고등학교 학생들(작가와 그의 친구들)이야기가 나오고, 『아이린』에선 작가의 군시절 이야기가 바탕이 되어 재밌으면서도 가슴저린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그의 첫 에세이집 『하드록을 부탁해』에선 좀 더 친밀하고 자유로우면서도 억압된 느낌이 공존하고, 또한 10대 소년들만이 꿈꿀 수 있는 그 풋풋함이 싱그러운 이재익 작가를 만났다. 지금 또 한권의 이재익 작가의 책이 날 기다리고있다. 여름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이 책을 빨리 읽고싶은 마음과 아껴 읽고싶은 마음이 동시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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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트 피크닉
김민서 지음 / 노블마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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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는 내내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마지막 장면이 떠올랐다. 수 많은 사람들이 공항에서 서로 부둥켜않고 함박미소를 짓던 모습을.... 그 장면을 지켜보며 내 가슴이 부풀어올라 두둥실~ 창공을 가로지르는 듯 행복감으로 충만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읽는동안 가슴따뜻한 즐거움이 떠날줄 모르고 날 감싸않았다. 화산재로 인해 유럽전역 공항에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되면서, 인천공항에 발이묶인 사람들. 일주일이란 뜻하지 않은 시간이 주어진 그들에겐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
 

["당신이 다 틀렸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네요. 나는 태어나서 한 번도 후회라는 걸 해본 적이 없어요. 잃은 것도 없고요."
"설마. 이 세상에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 있소? 잃지 않으려고 악을 쓰는 인간들은 넘쳐나도."
"현실적으로 무언가를 잃은 것은 있겠죠. 하지만 난 그걸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무언가를 얻은 대가로 내가 자의적으로 지불했다고 생각하지."   p.131]
 

어렸을적 입양되어 한국을 찾은 사람, 현실의 팍팍함과 자신의 미래를 위해 아이를 입양보내야 했던 여인, 한국전 참전 용사, 유명한 괴수영화 감독, 첫사랑의 고통에 몸부림치는 소녀, 세계적 모델이 되고자 꿈꾸는 모델, 그리고 수많은 배낭 여행자들까지.... 그 외에 다양한 인종의 재밌고 기이한 사람들이 등장해 그들만의 개성있는 모습으로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몇몇 더욱 마음에 와 닿았던 인물이 있다. 공항 직원 호주와 영화감독의 아내 헤더. 정 반대의 성격을 지닌 두 사람이 어떻게 동시에 내 맘을 사로잡았을까? 생각해보면 호주의 모습은 나와 닮은 듯해서 마음이 씌였고, 헤더는 밝은 에너지가 충만한 모습에서 덩달아 즐거워지는 기분에 매력적으로 다가온 듯하다. 이들이 들려주는 개개인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더욱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걸 느꼈다. 비록 소설로 만난 인물들 이지만 좀 더 현실감있게 다가왔다고 할까? 영화로 만들어져도 참 근사할 것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모두가 떠나는 건 아니야, 줄리엣. 공항은 마치 떠나는 장소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돌아오는 장소이기도 해. 사랑도 마찬기지야. 시야를 조금만 넓혀보면 두 가지 진실이 항상 함께라는 걸 알 수 있어. 떠나면, 돌아온다는 것."
"........ 내가 다시 사랑을 하 수 있을까요?"   p.221~222]
 

떠나는 사람이 있으면 돌아오는 이들도 있듯이, 오고가는 인파속에서 수많은 상상을 해본다. 그들은 지금 어떤 추억을 안고 돌아오는 것일까? 혹은 어떤 기대감과 설렘을 안고 떠나는 것일까? 무거운 가방을 끌며 두 눈엔 행복감과 아쉬움을 가득 담고 공항에 모여든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가 소소한 일상에서 마주하는 행복만큼이나 정답게 다가온다. 호주가 정말 다음번 여름에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를....
 

공항은 왠지 설렘과 동시에 쓸쓸함을 느끼게 만든다. 내가 다녀온 공항은 아쉬움의 느낌이 강하게 남아있다. 두번다 떠나는 친구를 배웅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친구가 들어가고 얼마나 서럽게 울었던지.... 기회가 된다면 다음엔 돌아오는 이를 맞이하러 공항에 가고싶다. 아주아주 반가운 미소를 가득 머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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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조현경 지음 / 예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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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력있는 여자, 돈 많은 여자, 예쁜 여자. 이들중 과연 내가 가장 꿈꾸는 여성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인물은? 책의 초반부터 싫은 사람 한명은 바로 드러났다. 이 책을 읽은 다른 독자들은 어떤 여성에게 가장 매력을 느꼈을까? 뉴욕에서 모티스트로 성공해 한국여성임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준 희경, 재벌집 장녀이자 판검사로 재직중인 서진, 그리고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뮤지컬 제작자 혜리까지. 성공한 세명의 여성이 펼쳐보이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다소 새롭고 신선하기까지 했다. 작가가 말했듯이, 성공을 위해 나아가는 이야기가아닌, 이미 성공을 거머쥔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고있는 책이라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것같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델과 배우들이 희경의 모자를 착용하고 그녀의 명성을 드높혀주지만, 남편만은 도움이 되지않는다. 오히려 도움이 안되기만하면 다행일 정도로 사고에 사고를 거듭하며 그녀의 명성에 먹칠을 해대기 일쑤이다. 남편 덕분에 화려한 뉴욕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들어온 희경은 친구 서진의 도움으로 새로운 발판을 다지기위해 밤 낮으로 모자에 매달리기 시작한다. 재벌집 딸내미에 잘나가는 남편을 두고, 판사라는 멋진 직업까지 있는 서진은 그러나 너무도 외로운 인생을 살고있다. 누구나가 부러워 할법한 인생이지만, 그녀의 삶엔 가장 중요한 사랑이 빠진것이다. 남편과는 몇년째 남남처럼 지내온 서진은 애정어린 눈길과 손길이 그리워진다. 그리고 또 한명의 여성 혜리의 삶을 들여다보면, 뉴욕에서 별 볼일없는 코러스걸로 활동하던 그녀는 한국에서 나타난 남자(그녀의 인생을 업그레이드 시켜줄 동아줄)를 통해 뮤지컬 제작자로 변신한다. 눈에 띄는 미모와 우수한 학벌, 그리고 성공적인 뮤지컬 제작으로 한국에서 유명세를 타게되는 혜리. 하지만 조금만 뒤로 테잎을 감아 그녀의 과거를 파헤쳐본다면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있음을 알게된다.
 

각자의 삶에서 높은 위치를 점거하고있는 그녀들이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너무도 지리멸렬한 일상을 살고있음을 알 수 있다. 희경의 남편을 보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누르기 힘들었고, '확 이혼해 버리지. 바보같이....'하는 생각을 거듭 되내었다. 서진의 삶을 따라가면서는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슬퍼하고 분노하는 그녀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며, 크리스의 등장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환영했다. 그리고 무모하리만치 대담하고, 교묘하며, 적극적이고, 계산적인 혜리를 쫓으면서는 그녀의 타락을 맛보고픈 감정을 느끼기도 하였다. 남자를 이용해 성공하는 여자를 고운 시선으로 보아줄 수가 없었다.
 

크리스의 등장과함께 긴장감을 더해가는 내용은 급기야 미스터리한 사건을 터트리며 급물살을 타게된다. 과연 누가 살인자일까? 세 명의 여성을 둘러싼 얽히고 설킨 관계속에서 배신과 상실과 슬픔과 고통이 뒤엉키며 막바지를 향해 거침없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제작이 결정된 『샴페인』. 이 책에 영상이 입혀지고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가 더해지면 어떤 느낌으로 탄생할지 궁금해진다. 내가 상상한 그녀들의 이미지와 꼭 들어맞는 배우가 캐스팅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것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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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무료샘플북]D등급 그녀
진소라 지음 / 예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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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마지막장을 덮고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 '그럼 난 몇등급이지?' 였다. 고우신보다 잘난 것 하나없는 나는 진짜 X등급쯤 되는 것이 아닐까? 에휴~~ 몹시 마음이 가라앉는 순간이다. 내 이런 처지와는 상관없이 유쾌하고 명랑한 고우신의 일상을 따라가는 재미는 즐거움과 통쾌함의 연속이었다. 신여사님의 냉대와 사악함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며 고우신만의 필살기로 무시와 핍박을 무찌르지 않았던가! 수 년간 뒷바라지를 하며 고시에 합격한 남자친구를 자신의 엄마가 가로채 부잣집 딸내미와 엮어준 기가막히고 코가막히는 현실 앞에서도 그녀는 쿨~ 하게 남자친구를 보내주었다. 하지만 남자친구와의 이별에 윤승완이라는 남자가 개입되어 있음을 알게된 우신은 복수의 칼날을 갈고마는데....
 

답답할 정도로 착한 여자라 생각해 안쓰럽고, 그런 그녀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 그녀앞에 자꾸만 나타나게되는 승완. 그녀의 이별이 꼭 자신의 책임 인것만같아 몹시 마음이 쓰인다. 이런 승완의 마음을 이용해 복수하고자 다짐한 우신은 악마같은 자식이라 욕하면서도 그의 앞에선 천사표 고우신으로 짜잔~! 변신을 하고만다. 그러나 곧 그 복수심 마저도 사그라들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자 결심한 우신앞에 끈질기게 나타나는 승완. 거지같은 놈이란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구태여 나타나 정말 진상짓을 일삼는다. 우신이 빳빳하고 뽀송하게 다림질한 셔츠를 매일 입고싶은건 아니었을까? 상처받고 구겨진 그의 마음도 우신의 다림질로 인해 말끔히 펴져 다시 새로운 진짜 인생을 살고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스치듯 만난 사람에게도 상처를 받고, 제일 친한 친구에게도 쓰라림을 느끼며, 심지어 가족에게서 시퍼렇게 멍든 가슴을 움켜쥐어야할 때가 있다. 우신은 사랑하는 남자에게 배신당하고, 그 과정에 자신의 엄마가 개입되어있는걸 알게되면서 두배 세배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입고,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죄송함에 마음이 죄어오기도한다. 이런 그녀의 인생에 승완이 나타나 안그래도 복잡하고 우울한 인생에 고민을 한가득 얹어준다. 두사람이 서로에게서 보게되는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되어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지나온 삶에대한 용서를 해주는 너그러움을 안겨주진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한 가지 마음으로만 살고 싶어요. 미워하면서 좋아하고 사랑하면서 귀찮아하고 또 이해하지 못하면서 용서하고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p.265]
 

D등급 그녀 고우신이 겉으로 보기엔 나무랄데없는 A등급 남자 윤승완을 만나 앞으로의 날들을 어떻게 펼쳐나갈지 무척 기대되고 그들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여전히 티격태격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보내고있을 것만같긴한데데....^^ 언제 어디에 떨구어놔도 언제나 열심인 하루하루를 살아갈 고우신을 생각하니 덩달아 힘이 불끈!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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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명의 백인 신부
짐 퍼커스 지음, 고정아 옮김 / 바다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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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감하고, 지혜로우며, 희망을 잃지않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여인 메이 도드를 만났다. 때론 무모할 만큼 명랑하고 긍정적인 그녀를 지켜보며 내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여러번 이었다. 부모님에의해 정신병원에 감금된 그녀는 미국 정부에서 비밀리에 진행하는 인디언 백인 신부 계획에 동참하게된다. 샤이엔족의 대 족장 리틀 울프는 백인사회와의 융합을 위해 자신의 부족에게 천명의 백인 신부를 내어달라 요구했고, 미국 정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어디까지나 자원에 의해서만 여성을 모집한다는 그들의 말과는 달리, 모자란 여성의 숫자를 채우기위해 교도소나 정신병원에서 그나마 정신이 온전한(사실, 아이를 낳을 능력이 있는)여성들을 선별했다. 그 중 메이가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빼앗긴 두 아이들을 다시만날 희망 한가지 만으로 그 무모하고도 험난한 길에 발을 디딘 것이다.
 

인디언들을 만나기위해 기찻길에 오른 메이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여인들을 만나게된다. 자칭 타칭 새 박사 헬렌, 두번다시 노예생활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자유를 선언한 흑인 여성 피미, 미워할 수 없는 악동 쌍둥이 자매 켈리와 수지, 메이가 정신병원을 탈출(?) 하도록 도와준 마사 까지. 이 외에도 여러 개성강한 여성들이 등장하고, 이들은 암울하면서도 즐거운 인디언 아낙으로서의 생활에 많은 위안을 안겨준다.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하게될 줄 알았던 메이는 인디언 아낙이 되기로 결심하고, 아이를 낳아주고 2년이 지나면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는 미국정부의 약속을 받았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란 메이는 신분이 낮은 남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도 하지않고 아이까지 낳게된다. 이 일로인해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정신병원에 갇힌 것이었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빼앗긴 메이는 반드시 아이들을 다시 만나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맹목적인 희망에 차, 족장 리틀 울프의 아내가 된 후에도 그녀만의 긍정적인 힘과 지혜롭고 명랑한 성격대로 어려움을 헤쳐나가게된다.
[아, 해리, 내 사랑, 놈들이 우리 아기들을 데리고 갔어. 어찌나 보고 싶은지 꿈에서 그 사랑스러운 얼굴을 보고 놀라 깨어서 애통해해. 자리에 누운 채 아이들이 어떻게 지낼지, 사랑하던 어머니를 기억이나 할지 생각해. 아이들 소식을 듣고 싶어. 당신은 만났어? 아니, 못 만났을 거야.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당신처럼 신분이 낮은 남자가 자기 손자손녀의 아버지라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을 거야. p.86~87]
 

메이는 미개인들과의 생활에 지칠대로 지친 다른 백인 신부들을 위로하고, 그녀의 남편 리틀 울프에게 최선을 다하며, 여행길에서 사랑에빠지게된 버크대위와의 애틋한 감정도 잠시 접어둔다. 수 많은 규칙이 존재하고 미신이 난무하는 인디언의 삶에서 메이는 문명화된 백인의 삶을 가르쳐주고, 여성들의 궁핍하고 고된 삶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고자 노력한다.
["남부인 가운데는 안 좋은 사람들이 있는 게 사실이야. 그 사람들은 백인하고 너무 많이 어울렸어. 하지만 자기들끼리만 살면 아무 문제 없어. 백인들이 이 사람들한테 거짓말도 안 하고 술도 안 주고 가만두면, 다 괜찮아져."  (중략)  "그리고 인디언 생활의 좋은 점이 바로 그거야. 내가 '행복'한지 어떤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거야. 내가 볼 때 행복이란 백인들이 만들어 낸 그다지 영양가 없는 고민이야. p.274]
 

그러나 책의 후반부로 갈 수록 백인 신부들의 삶은 점점 위험에 처하게된다. 인디언들에게 준 땅을 다시 빼앗으려는 백인들과의 싸움에 휘말리게된 샤이엔 족. 온화한 주술 족장 리틀 울프는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그의 부족민과 백인 신부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백인들의 교묘하고 이기적인 모습에 진저리를 치고, 절대 그들을 이길 수 없음을 잘 알고있는 나는 메이와 그녀의 가족들이 안쓰럽고 걱정되었다. 그녀가 오로지 바라는 한가지, 아이들을 만날 수는 있을지.... 사랑하는 버크대위와의 결말은 어떻게 맺어질지.... 자상하고 이해심 많은 족장 리틀 울프를 존경하고 사랑하게된 메이는 그의 아이를 지킬 수 있을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만큼 몰입도가 훌륭하고 19세기 인디언 생활에 푹~ 빠져 헤어나올 수 없었다. 마지막 책 장을 덮고 현실세계로 돌아온 나는 한동안 마음을 추스를 수 없을만큼 먹먹한 가슴을 쓸어내려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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