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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무료샘플북]D등급 그녀
진소라 지음 / 예담 / 2011년 5월
평점 :
판매중지

책의 마지막장을 덮고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 '그럼 난 몇등급이지?' 였다. 고우신보다 잘난 것 하나없는 나는 진짜 X등급쯤 되는 것이 아닐까? 에휴~~ 몹시 마음이 가라앉는 순간이다. 내 이런 처지와는 상관없이 유쾌하고 명랑한 고우신의 일상을 따라가는 재미는 즐거움과 통쾌함의 연속이었다. 신여사님의 냉대와 사악함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며 고우신만의 필살기로 무시와 핍박을 무찌르지 않았던가! 수 년간 뒷바라지를 하며 고시에 합격한 남자친구를 자신의 엄마가 가로채 부잣집 딸내미와 엮어준 기가막히고 코가막히는 현실 앞에서도 그녀는 쿨~ 하게 남자친구를 보내주었다. 하지만 남자친구와의 이별에 윤승완이라는 남자가 개입되어 있음을 알게된 우신은 복수의 칼날을 갈고마는데....
답답할 정도로 착한 여자라 생각해 안쓰럽고, 그런 그녀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 그녀앞에 자꾸만 나타나게되는 승완. 그녀의 이별이 꼭 자신의 책임 인것만같아 몹시 마음이 쓰인다. 이런 승완의 마음을 이용해 복수하고자 다짐한 우신은 악마같은 자식이라 욕하면서도 그의 앞에선 천사표 고우신으로 짜잔~! 변신을 하고만다. 그러나 곧 그 복수심 마저도 사그라들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자 결심한 우신앞에 끈질기게 나타나는 승완. 거지같은 놈이란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구태여 나타나 정말 진상짓을 일삼는다. 우신이 빳빳하고 뽀송하게 다림질한 셔츠를 매일 입고싶은건 아니었을까? 상처받고 구겨진 그의 마음도 우신의 다림질로 인해 말끔히 펴져 다시 새로운 진짜 인생을 살고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스치듯 만난 사람에게도 상처를 받고, 제일 친한 친구에게도 쓰라림을 느끼며, 심지어 가족에게서 시퍼렇게 멍든 가슴을 움켜쥐어야할 때가 있다. 우신은 사랑하는 남자에게 배신당하고, 그 과정에 자신의 엄마가 개입되어있는걸 알게되면서 두배 세배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입고,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죄송함에 마음이 죄어오기도한다. 이런 그녀의 인생에 승완이 나타나 안그래도 복잡하고 우울한 인생에 고민을 한가득 얹어준다. 두사람이 서로에게서 보게되는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되어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지나온 삶에대한 용서를 해주는 너그러움을 안겨주진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한 가지 마음으로만 살고 싶어요. 미워하면서 좋아하고 사랑하면서 귀찮아하고 또 이해하지 못하면서 용서하고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p.265]
D등급 그녀 고우신이 겉으로 보기엔 나무랄데없는 A등급 남자 윤승완을 만나 앞으로의 날들을 어떻게 펼쳐나갈지 무척 기대되고 그들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여전히 티격태격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보내고있을 것만같긴한데데....^^ 언제 어디에 떨구어놔도 언제나 열심인 하루하루를 살아갈 고우신을 생각하니 덩달아 힘이 불끈! 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