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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속삭임 노는날 그림책 42
모르간 벨렉 지음, 박재연 옮김 / 노는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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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간 벨렉의 <물의 속삭임>은 물의 움직임을 따뜻하고 섬세한 색연필의 질감으로 담아낸 그림책이에요. 물결의 흔들림과 빛의 반짝임까지 부드러운 선으로 표현해, 책장을 넘길 때마다 글보다 그림에 먼저 빠져들게 돼요.

오랜만에 그림책을 읽으며 마음이 잔잔하고 몽글몽글해지는 시간을 보냈어요. 활자는 많지 않지만 그림이 대신 말을 건네는 책이라 한 장 한 장이 마음에 작은 일렁임을 남겼어요.

늘 곁에 있어 너무 익숙했던 물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고, 물처럼 우리 곁을 묵묵히 지키는 존재들까지 함께 떠올리게 되었어요. 잠시 멈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익숙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그림책이었어요.

#물의속삭임 #모르간벨렉 #그림책 #노는날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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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행복은 나의 기쁨이야
정한경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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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행복은 나의 기쁨이야>는 사랑을 거창한 감정이 아니라 삶을 함께 견디고, 서로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풀어낸 책이다. 산문 사이사이에 놓인 짧은 시들은 읽는 호흡을 바꿔 주며, 문장 하나를 가만히 되뇌어 보는 여유를 선물한다.

책을 읽으며 지나온 인연들을 떠올렸다. 한때 상처였던 시간도 이제는 굳은살이 되었고, 그 덕분에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게 되었으며 나 자신을 의심하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흔들리던 순간 곁을 지켜준 사람들, 추억으로 남아준 사람들 모두가 지금의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준 고마운 인연이다.

부모님보다 남편과 함께한 시간이 길어지고, 아이들이 무탈히 자라는 모습을 보며 사랑은 설렘보다 잔잔한 다정함으로 깊어졌음이 선명해졌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삶을 소중히 여기며 나만의 몫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덮고 나니 나와 스쳐 간 모든 인연이 저마다의 행복을 향해 걸어가기를 바라게 되었다. 그 마음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너의행복은나의기쁨이야 #정한경 #에세이 #북로망스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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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여인의 선물
데니스 존슨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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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존슨의 <바다 여인의 선물>은 쉽게 읽히는 소설집이 아니다. 이야기는 한곳을 향해 달려가지 않고, 기억은 불쑥 다른 기억을 불러온다. 감옥에서 만난 사람들, 재활원에서의 시간, 오래전 스쳐 간 인연들이 서로 닿지 않을 듯 이어진다. 처음에는 그 의미를 붙잡기 어려웠다. 그러나 끝까지 읽고 나니, 단편마다 배경과 인물은 달라도 작가가 끝내 놓지 않은 것은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람을 바라보는 화자의 태도였다. 음모론에 사로잡힌 사람도, 삶이 무너진 사람도, 사회의 가장자리에 선 사람도 화자는 쉽게 판단하지 않는다. 그들의 말과 행동을 변호하지도, 비웃지도 않은 채 그가 왜 그런 삶에 이르렀는지를 오래 바라볼 뿐이다. 그 담담한 시선 덕분에 단편 하나하나가 사건보다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다가왔다.

나는 끝내 작가와 같은 결론에 도착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은 내게 토의가 아니라 토론이 되는 독서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삶에도 저마다의 논리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 이해는 동의와 다르다. 바다 여인의 선물은 그 거리를 섣불리 좁히지 않은 채, 타인의 삶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게 만든 소설집이었다.

#바다여인의선물 #데니스존슨 #다산책방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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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메이든스 - 사람을 먹는 자들의 계보
로이드 데버로 리처즈 지음, 이동윤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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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메이든스 #사람을먹는자들의계보 #로이드데버로리처즈 #다산책방 #서평단

스톤 메이든스는 틱톡에서 작가의 딸이 소개하며 화제가 된 작품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화제성보다 글의 힘이었다. 평소 범죄 드라마와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이라 그런지, 이 소설은 읽는다기보다 한 편의 회차형 범죄 시리즈를 머릿속에서 상영하는 기분이었다. 장면 하나하나를 그려내는 묘사가 생생해 수사의 긴장감이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다음 장을 넘길수록 영상이 이어지듯 몰입하게 됐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사관 크리스틴이다. 사건을 해결하는 동안 자신의 상처와 마주한다.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의지가 아니라, 끝까지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끈기를 보여준다. 범인을 쫓는 이야기인 동시에 한 사람이 상처를 안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다.

책을 덮고 가장 오래 남은 것은 작가의 시간이었고, 그 시간을 견뎌낸 글쓰기였다. 이 작품은 14년 동안 저녁과 주말을 쪼개 집필해 완성한 소설이라고 한다. 그 사실을 알고 읽어서인지, 한 장면 한 장면을 끈질기게 쌓아 올린 문장들이 더욱 묵직하게 다가왔다. 틱톡에서 시작된 화제성은 이 작품을 만나는 계기였을지 모르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유행이 아니라 시간을 견뎌 완성한 이야기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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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반야심경 - 260자에 담긴 부처의 지혜를 가장 쉽게 읽다
요코타 난레이 지음, 곽범신 옮김 / 더웨이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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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반야심경은 제목만 보면 반야심경의 260자를 차근차근 풀어 설명하는 입문서처럼 보인다. 나 역시 각 구절의 의미를 따라가며 경전을 이해하는 책을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로 읽어보니 이 책은 문장 해설서라기보다 반야심경의 핵심인 공(空) 사상을 중심으로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이야기하는 강연집에 가까웠다.
딸이 아직도 그 책을 읽고 있냐고 물을 정도로 오랫동안 가방에 넣고 다녔다. 분량이 많은 책은 아니지만 한 번에 몰아 읽히는 종류는 아니었다. 외출하며 지하철에서 한 챕터씩 읽었고, 마치 강연을 듣듯 조금씩 따라갔다. 실제로 강연을 바탕으로 구성된 책이라 그런지 저자가 독자 앞에 앉아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책은 반야심경의 문장 하나하나를 해설하기보다 '모든 것은 변한다', '고정된 실체는 없다', '집착이 괴로움을 만든다'는 메시지를 여러 사례와 비유를 통해 반복해서 설명한다. 같은 주제가 여러 차례 등장해 다소 느리게 읽히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것은 개념을 이해시키기보다 몸에 익히게 하려는 선불교 특유의 방식으로 보였다. 덕분에 처음에는 추상적으로 느껴졌던 공이라는 개념이 조금씩 현실의 고민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이 책은 반야심경을 공부하기 위한 참고서라기보다 반야심경이 가리키는 방향을 함께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경전의 뜻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은 독자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불교의 핵심 사상이 오늘의 삶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궁금한 독자라면 천천히 곱씹으며 읽어볼 만하다. 책을 덮고 나서도 반야심경의 모든 내용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붙잡고 있던 생각과 감정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이 건넨 가장 큰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
#처음만나는반야심경 #반야심경 #불교 #자기계발 #불교철학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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