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책 그늘
정인옥 지음 / 지식과감성#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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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밝힌 '정인옥 수필집' 그리고 나무 그늘 아래 쌓인 책을 읽고 있는 소녀. 책을 읽고 마음을 옮기는 서평을 할 때 다시 보는 한 장의 겉표지에는 모든 내용을 담고 있었다. 누군가에겐 어두울 수 있는 그녀의 환경과 경험이 작가 정인옥에는 책을 읽기 훌륭한 장소인 그늘을 제공했을지 모르겠다.



책은 단순 짧은 에세이를 표현하기보단 그녀의 삶을 다룬 일대기와 같았고, 그런 일대기를 그녀만의 표현으로 수필화한 것이 맞을지 모르겠다. 때문일까 책은 그녀의 과거에 대해 시간의 흐름에 맞게 진행되며, 수필이자 그녀의 회고록과 닮아 있었다.



'가을은 이렇게 제 몸을 태워 가장 화려한 작별 인사를 건네고 나서야 비로소 평온해진다. 우리네 삶도 그러할 것이다. 뜨겁게 사랑하고 치열하게 견뎌온 시간들이 낙엽처럼 내려앉아 비옥한 거름이 될 때, 비로소 우리는 '나'라는 존재의 진정한 여백을 마주하게 된다.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저 텅 빈 가지 끝에 걸린 투명한 햇살을 보며 배운다. 비워진 자리마다 시가 고이고, 꺾인 마음의 마디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돋아나는 법이다.



여름을 지나는 지그음, 나는 위 표현을 보며 '가을에 보았으면 더 좋았을 것을...' 이란 아쉬움이 들 정도의 표현이다. 과거의 화려함에 취해 현실을 보지 못하고 무용담 안주 삼아 하루를 풀어놓는 사람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시'적 표현이 많다. 수필집이자 곧 한 권의 끊기지 않는 시집과 같았다. 가을의 평온함과 아름다움의 시작은 곧 뜨거운 여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그녀의 작품은 글의 시적인 표현을 담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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