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브로비치의 <코스모스>는 범람한 하천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흙탕물 온갖 쓰레기 들이 뒤범벅 되어 거리를 휩쓸고 지나간 후 그 잔해들을 추스려 모아 어디서 어떻게해서 나에게 까지 왔는지를 역추적하는 그런 각고의 노력(?)을 통해 독자를 교란시키며, 동시에 불연속적인 사물의 느슨한 연계성을 특기로 실험하는 지루하고 따분하지만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호기심 과다의 작가가 펼치는 혹은 따분한 사물의 시선이 교차하는 모험담, 그것도 아니면 우리는 모두 욕구 불만의 눈들 감각들 시선들 그리고 한줌의 불만족스러운 욕망덩어리라고, 질서는 구축되는 즉시 모조리 쓸데없는 것으로 밝혀져버리는 어떤 세계에서 관찰하는 법을 새로 배운 누군가가 끊임없이 사건 없는 사건, 사고 없는 사고를 계속한다, 아니 페르디두르케 혹은 포르노그라피아 에서 익히 우리에게 익숙했던 그 소규모 폴란드 외곽의 풍경을 온통 수수께끼로 만들어버린 더러운 흙탕물 같다

곰브로비치는 시시각각 스스로 만들어지는 글쓰기-소설을 원했지만 독자에게는 필연적으로 해체하기-사고 의 한 과정으로 소화되기 때문에 차마 소설이라기보다는 글쓰기-실험 에 더 가까운듯하다

한편으론 자유롭고 꽤나 보수적인 모더니스트 혹은 강박증자의 고백같기도 하다
유배가 없었다면 탈고향의 강제가 낭만성을 이다지도 후퇴시킬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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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9
제임스 M. 케인 지음, 이만식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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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부가 벨을 두 번 울리면 안전하다 또는 내가 원하는 걸 가져왔다는 뜻이다 그 둘만의 작은 약속 아주 사소한 공모
사랑도 그런 것인가? 폭발적인 공모는 시간성을 인식하면서 불안을 가중하고. 공모로 엮인 관계의 파국을 다룬 헐리우드의 변함없는 클래식 여성 비하와 열정이 넘치는 진지하게 멍청한 프랭크 동정 없는 작가의 시선 새킷과 카츠가 두는 장기판의 멍청한 말 보험금을 둘러싼 작은 폭력등 느와르가 가져야 할 모든 요소와 주연 조연이 갖춰진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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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5
이반 투르게네프 지음, 이항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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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번역은 대체로 옳은 듯하다
가볍고 발랄하며 상큼하기까지한 문체와 상당히 적확한 묘사는 확실하게 대가적 여운이 묻어난다
경제적인 인물 소개와 사건의 진행 그 아기자기함은 체홉이나 우디 앨런의 장면들을 연상할만큼 군더더기가 없다
논란은 있을 지언정
바자로프의 운명에 대해서는 소설에서는 이만큼 쓴 것이 최선이라고 본다 사상과 세대의 반목과 그 인간적 해소에 대한 정전같은 느낌
거기에 소소하고 모순적인 심리 묘사와 드라마틱한 갈등과 사건은 고전읽기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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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키 펭귄클래식 60
윌리엄 S. 버로스 지음, 조동섭 옮김, 올리버 해리스 서문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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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세대 문학, 그런게 있다면 비트적 글쓰기는 대게 감탄할 정도의 솔직성, 자아를 내려놓아 형식적으로 부끄러움이 느껴지지 않은 객관적인 진술, 무엇보다 포괄적인 경험들에 대한 세세한 기억의 방대함과 그것을 포착하는 매우 효과적인 간결한 언어들, 거리의 방언들을 수집하는 작가의 능력 같은 것이다 #윌리엄버로스 #윌리엄리 #정키 #junkie #junky #마약중독자 그런 효과적인 글쓰기가 약의 도움을 받은 것임은 거의 200퍼센트 확실해 보이기 때문에 그런 경험담을 후체험하는 독자는 쉽게 이 망나니짓거리이며 자기파괴적인 인간 양상들에 자연스레 냉소하며 혀를 차거나, 기법이나 경험의 밀도에 집착하여 왠지 신성시하거나, 체계적인 글쓰기와는 관련이 없는 글에서 문학성을 추적하다가 제풀에 지치곤하는데 버로스의 경우 주변에 친구들을 잘둬서 글쓰기의 여정을 계속했던 것이고 아마도 자신의 불쾌하고 증오스런 경험을 반성적으로 여기고 후기 작품들에서 내내 실험적인 경향을 유지했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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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회가 끝난 뒤 펭귄클래식 8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은정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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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목의 벨렌축 인상깊고 안온한 삶과 암시 원시적 카프카스의 빼어난 공간감 무명의 러시아 군인들에 대한 따뜻하고 섬세한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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