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 알타이 걸어본다 6
배수아 지음 / 난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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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배수아의 에세이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을 읽었다. 난다 라는 출판사 로고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는데 뒷표지를 보니 이광호의 용산,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를 읽었던 기억이 났다. 차분한 문장과 관찰로 그려진 지나치게 비의적이며 비극적인 세계관이 인상적이었던 책이었다.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의 경우 제목이 기행문의 제목치고는 "지나치게 산문적이"란 느낌이 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작가가 우연히 발견한(혹은 발견된) 지극히 개인적인 알타이의 얼굴이었음을 알게된다. 도입부의 구조 때문인지 마치 1인칭 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묘사들의 생생함은 이 책에 쓰인 문장들이 여행 직후 쏜살같이 메모장 혹은 노트북 위로 옮겨졌음을 보여준다. 특히 냄새와 추위 황량한 벌판과 투명하게 감싸는 공기들을 묘사할때는 그렇다. 인물들을 나누고 대화를 기록한 장면에는 유감없이 소설가로서의 직업적인 감각이 작용하고 있다. 비가 내리고 부쩍 기온이 떨어진 오늘 같은 추위에 따뜻한 실내에서 읽기에 좋은 책인지 술술 읽혔다. 책을 덮으며 알타이 지역의 지도를 검색하고 싶은 충동을 참았던 것은 뭐랄까 에세이 속에 등장했던, 작가를 내내 훈계했던 갈잔 치낙이 그랬듯이, 독자에게 절대 용납하지 않았을꺼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 책이 여행기가 절대 아니라고 하지만 실제 훌륭한 여행기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장점들이 들어 있으니 믿을 만한 성실한 여행기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적어도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여행을 준비할 때 두꺼운 방한복을 챙겨가는 것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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