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주머니에 넣고 - 언더그라운드의 전설 찰스 부카우스키의 말년 일기
찰스 부카우스키 지음, 설준규 옮김, 로버트 크럼 그림 / 모멘토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작가 이름만 들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권만 읽은 독자는 없다는 언더그라운드 시인의 전설, 술주정뱅이 문학종사자들의 우상, 프롤레타리안글쓰기육체노동자들의 성인, 글쓰기좀 한다는 사람들이 대리 만족을 부러 느끼는 작가 #찰스부코우스키 #찰스부카우스키 의 만년 일기 모음집이 나왔다
#죽음을주머니에넣고

영어제목은 #thecaptainisouttolunchandthesailorshavetakenovertheship
(선장이 점심을 먹으러 나가자 선원들이 배를 접수한다? 라는데 launch 랑 lunch를 이용한 말장난인지 그런건지는 모르겠당)

여튼 어떤 책들만이 해소해줄 수있는 쾌감이 분명 존재한다면 부카우스키의 글들이 바로 그러할 것이다

물론 그의 글들은 80프로 이상이 쓰레기다 나머지 20프로도 취향을 탄다 이런식의 솔직한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절대 쉬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뭔가 결핍된 사람들는 너절한 술주정 막연한 불만이나 한탄 같은 그의 어조에 풍덩 빠지게 된다

경마장, 술타령, 고양이 그리고 효율적 글쓰기를 위해 아내 린다가 선물해준 #매킨토시 IIsi #macintoshIIsi 가 그의 만년 일기장에 등장하는 주된 소재다 부카우스키가 이시기에 얼마나 열정적으로 글쓰기(주로 시창작같다)에 매달렸는지 거기에 매킨토시 컴퓨터가 얼만큼 영향을 미쳤는지가 흥미롭게 기술되어 있다 마치 우리 아버지 세대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페북에 헬조선을 비판하고 글쓰기를 하는것처럼(?) 근데 이건 다르지 맞어 아마도 #행크 가 인터넷을 했다면 그의 찬란한 글을 인쇄된 책으로 보는 일이 1/10정도로 줄지 않았을까 아시다시피 인터넷은 99.9%가 쓰레기니깐

여튼 생각보다 보수적이며 여전히 늘 120프로 솔직한 그의 내면이 작품을 쓰는 도중에 휘갈긴 의도치않은 잉여물인 이 일기에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의 체취는 늘 과도하고 신물이 넘어올만큼 생생하지만 풋 하고 웃어넘기면서도 잔여물을 많이 남긴다 멍청하리만치 타엽을 하지 못하고 죽음을 착실히 준비하는 종교의 성인이 되어버린듯하고 그가 자아비판을 하고 있듯 점점 선언적인 문장들도 남발한다 앞뒤가 맞지 않은 생각들은 그럼에도 그의 수수한 묘사들과 경험에 대한 소박한 스케치로 완화된다 거기에는 강한 부정이 존재하지만 글쓰기의 성인을 자처한 그의 눈빛엔 완곡한 자신에 대한 연민보다 서두르지 않고한글자 한문장 을 기다리려는 절실하고도 진실한 신념과 열정이 숨쉰다

여튼 20프로 이상을 건질게 있는 글들은 순도가 높은 편이다 이런 글들은 함부로 나오지 않는다 라면을 아무리 끓여도 바닥에 눌러붙은 제대로된 사념은 건져올릴수 없다 세상은 이렇게 사는 것이고 글쓰기는 이렇게 하는거야 라고 아무도 믿지않는다 의심 없이 누군가의 생을 뒤쫓는 듯한 서두름없이 편안한 의자에 앉아 너무나 긴장을 풀며 읽기엔 조금 미안한맘이없진 않지만 이제와 이런 위안을 주는 책들은 뭐랄까 반갑고 고마운데 부끄러움까지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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