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언 매큐언의 소설을 보고 있노라면 다양한 인물들의 시각과 감정을 너무하다 싶을 만큼 속속들이 표현해 어느 인물에 집중해야 할 지 혼동시키는데 명수이다. 이 소설도 그렇고 그 중 걸작에 속하는 것 같다.

회오리같은 시점 변환으로 사건들을 보고 있다보면 정작 줄거리를 파악하는 수고는 잊고 이야기 속에 빠져서 작가가 말하는 대로 따라서 보게된다.

처음은 제인 오스틴의 스타일 같은 작은 상류층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연정을 품은 남녀의 작은 너울 같은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스케일은 작고 어린 청춘들의 질투에서 시작된 작은 소요를 자세히 보여준다.  브리오니의 어린 시절에 일어난  
영국의 한 집안에서 나른한 오후에 일어난 작은 사건을 중심으로 퍼져 나간 이야기가 2차대전의 격동 속에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자매와 한남자에게 이야기로 확장되는 스케일감을 이야기 속에 빠진 체 읽다보면 눈도 가슴도 커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속죄받기 위한 삶을 산 브라우니와 열정의 커다란 댓가때문에 점점 망가져가는 언니 세실리아와 로비의 대비되는 모습은 인생에서 작은 사건이 각각의 개인에게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조금은 허무한 결말과 브라우니의 원고 속의 제목이자 소설의 제목인 마지막까지 고쳐써가는 '속죄' . 어쩌면 지금도 소설 속의 브라우니는 다시 고쳐 쓰고 있는지 모른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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