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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하브루타 경제교육 - 유대인 자녀들은 어떻게 경제를 공부했을까 ㅣ 하브루타 교육 시리즈
전성수.양동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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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한반도 전체의 11분의 1정도, 남한의 5분의 1정도 불과한 이스라엘의 땅 넓이,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대인들의 활약상은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노벨상을 받은 사람이 1명이지만 유대인은 스스로 유대인이라고 밝힌 경우만 200명 가까이 된다. 유대인이 특별히 평균 지능지수가 높은 것일까?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지능 지수는 106으로 세계 최고의 수준이며 이스라엘은 94로 세계45위라고 한다. 국제성취도평가 역시 우리를 따라 오지 못할 정도라고 알고 있다. 유대인들의 교육열이 높다지만 우리나라에 비할 바가 아님은 우리 스스로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교에 입학하는 한국계 학생은 1%가 될까 말까 하지만, 유대인들은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우리가 유대인에게 뒤지는 부분은 경제 분야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의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부모에게 경제에 관해 제대로 배울 기회 없이 유년기를 보낸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가르칠 만한 경제적인 지식도 관심도 부족하며 경제에 대해서 가르치는 것 자체를 꺼린다. 너무 어려서부터 돈을 가르치면 안 된다는 관습이 폭넓게 자리 잡은 까닭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유대인들이 경제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세계적인 부자가 많은 것은 조기 경제교육 덕분이다. 그들은 부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부자로 만들어 진다는 것에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좋은 머리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머리로 만들어진다. 그렇게 만들어 내는 구체적인 방법이 ‘하브루타’라고 한다.
유대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에게 돈과 경제에 관해 철저하게 교육을 받는다. 조기 경제교육이 유대인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조기 경제교육은 어린 시절 부모와의 하브루타가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하브루타는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 토론, 논쟁하는 유대인의 전통 학습법으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가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질문과 대답, 이것이 발전하여 토론과 논쟁이 된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몸에 익혀 성인이 돼서도 한 가지 질문에 대해 여러 가지 해법을 찾고 그 중에서 가장 적합한 해결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혼자 공부하다 보면 개인주의와 독선에 빠지게 되는 반면, 여럿이 함께 짝을 이루어 공부함으로써 열린 생각과 상대방 존중, 그리고 다양한 해법을 배울 수 있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식료품 가게에서 놀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 토라와 탈무드를 듣고 질문을 주고받으며 유년시절을 워렌 버핏, 어린 시절 나치와 소련의 핍박에 의한 생명의 위협 속에서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용기를 얻은 조지 소로스, 어머니와의 대화에서 꿈을 찾은 스티븐 스필버그, 어릴 적부터 유난히 옷에 관심이 많아 늘 어머니 곁을 맴돌며 질문과 의상 스케치, 누나의 인형 옷을 즐겨 만들었던 켈빈 클라인...등 모두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부자들이다. 그들의 모든 교육은 지시나 강요가 아니라 철저하게 자녀들과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 이루어진 조기 하브루타의 결과인 것이다. 특히 아버지를 통한 경제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자녀 경제교육은 거의 부재상태나 마찬가지다.
유대인들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직접 직업기술을 가르쳐서 설사 가난해지더라도 언제든지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우리 부모의 직업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와는 대조적이다. 유대인들의 경우 장사나 사업도 기업의 윤리를 철저하게 지킨다.
갓난아기 시절부터 동전을 쥐어주거나, 어린 아이들과 함께 공원에서 장사체험도 하고, 부모의 생업을 돕게 함으로써 어떻게 가정경제가 돌아가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배운다. 그들에게 어려서부터 불로소득이란 없다는 것은 기본이며 스스로 노력해서 번 돈을 스스로 관리하고 통제하도록 교육 받는다.
유대인 경제교육의 가장 기본 원리는 자선활동이다.
흔히 경제교육이라면 돈을 버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돈을 버는 방법보다 돈을 쓰는 방법을 먼저 가르친다. 여기서 돈을 쓰는 방법은 금전을 나누고 베푸는 자선활동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을 돕고 금전을 나누는 것이 집단 무의식처럼 대대로 핏속에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자선기금은 스스로의 노동에 의한 노동교육으로 이어지고 노동교육은 경제교육으로 나아가 경제교육은 궁극적으로 공동체를 위한 리더십교육으로 이어진 종합적인 경제교육의 알고리즘을 형성하게 된다.
유대인들은 자선활동을 하는 데에도 언제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조부모에서부터 형제, 일가친척, 이웃, 지역사회, 나라, 외국으로 확대해 간다는 점도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경제교육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자녀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본격적인 경제교육에 대해서 알아보자. 유대인의 경제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우선 흥정하는 것과 장사체험이다. 시장에서는 반드시 흥정을 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또, 공휴일이나 방학 때 부모는 아이들과 함께 아이템을 선정하는 준비부터 마지막 이익금을 배분하여 사용하는 단계까지 대화와 토론으로 장사체험을 한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이러한 취지를 알기에 적극적으로 사주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장사체험을 할 시간은 물론이고 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으며 마땅한 장소도 찾기 어렵다. 어떤 좋은 취지도 우리 교육환경에 적용하면 부작용이 일어나기 일쑤이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부모 스스로가 경제관념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지식을 갖고 우리 아이들에게 쓰는 법부터 가르치고 그 다음 버는 법을 가르쳐 보자.
이웃을 사랑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데는 베풂과 나눔이 있어야 하고, 그 선한 목적을 위해 버는 것이 행복일 것이다. 도와줘서 행복하고 도움 받아서 행복해 지는 것이다. 이런 소중한 경험은 어렸을 때부터 해야만 장차 훌륭한 리더로 자랄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전체 인구가 70억을 넘는다. 이에 유대인은 1500만 정도로 0.2%에 해당하는데 노벨상의 30%는 유대인이라고 한다. 미국 최상위 부호 400가구 가운데 유대인이 23%를 차지하며, 최상위 40가구 가운데 40%가 유대인이다.
다시 말해 0.2%에 불과한 인구로 세계의 경제와 금융을 휘어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탈무드 나오는 돈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보면 금욕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어려서부터 돈의 소중함과 돈이 만들어 내는 힘을 배운다. 탐욕이 아닌 정직과 근면에 바탕을 둔 돈벌이를 생활화하고 있는 것이다.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처음으로 시작하는 공부가 ‘탈무드’와 ‘토라’이다 탈무드를 통해 부모는 아이와 대화를 하며 돈에 대한 가치관을 일찍부터 형성시킨다.
유대인들의 토라에서는 선행을 강조한다.
유대인은 모든 계약을 신과의 약속이라고 믿으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믿는다. 신용을 중요시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또한 그들은 협상에도 매우 강하다. 어려서부터 비즈니스에 참여하여 상대의 의견을 잘 들은 다음 자신의 의견을 말 하는 습관이 들여져 있으며 서로 납득이 갈 때까지 논쟁할 수 있는 저력은 조기 경제교육의 바탕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유대인들은 숫자에 밝고 숫자가 곧 돈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숫자를 끌어들이고 숫자를 생활의 일부로 여긴다. 우리가 흔히 “날씨가 덥다”라고 말할 때 그들은 “오늘은 섭씨 30도입니다”라고 정확한 수치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오래 전부터 일상에서 숫자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계산에 정확하고 더 많은 돈을 벌 기회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유대인에게 자선은 의무다.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유대인이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베풂을 바탕에 둔 소통과 네트워크라고 한다. 이러한 전통도 부모와의 교육에서 시작한다.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 생활하고 있는 유대인들의 유대감이나 결속력은 사회활동 참여나 조직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알 수 있고 이 모든 경비는 전액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유대인 조직들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지만 자국에 대한 경제 원조, 취직 알선, 이스라엘에 대한 경제원조 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에 민족공동체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유대인 아이들은 세 살이 되면 부모님과 함께 토라를 배우고 탈무드에 실려 있는 이야기들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탈무드는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한 책이 아니라 어떤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돈을 ‘숭배 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다스리도록’ 가르친다. 돈은 주인에 따라 그 기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대인의 성공적인 경제교육의 핵심
첫 번째는 참여하는 교육으로, 스스로 공부하게 한다. 아이들에게 놀이나 활동을 관찰시키기보다 놀이나 활동에 직접 참여하게 하는 것이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실천할 수 있게 한다.
두 번째는 토론식 교육으로 소통하게 하는 교육이다.
아이들에게 말할 기회를 많이 주어야 잠재력이 개발된다. 하브루타로 논쟁하고 경청하고 사고하는 방법을 배우게 한다. 경청은 열린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며 논쟁을 잘 하는 것은 훌륭한 협상가로 만들어 주는 토대가 된다.
세 번째는 창의 교육으로, 창조적인 인재를 육성한다.
네 번째는 토라와 탈무드에 바탕을 둔 인성교육이다. 유대인들은 정체성이 분명하다.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으면 그 어디에서도 굳건하게 설 수 있다.
이 네 가지는 하브루타 하나로 가능하다는 사실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유대인은 금전적인 기부나 육체적인 봉사를 삶의 필수 요건으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들에게도 어린 시절부터 선행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몸소 실천해 가르친다.
탈무드에는“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온 세상을 구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직업윤리는 찾을 수 없고 체계적이지 못한 관리,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참담한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고 말았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이유는 생명을 존중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공동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