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가는 '남자'를 잘 모른다. 작가가 아는 남자란 현실 밖에서 자기만의 세계에 존재하는 지적 유희의 대상 내지는 투쟁과 극복의 상대일 뿐이다. 인신공격이 될 것 같아서 작가의 사적인 이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으나 본인이 본인의 글로 너무나 잘 증명해 놓고 있다.

 

2) 김형경은 한때 공지영 등과 함께 소위 '운동권 + 여류' 작가로 과대 포장됐던 작가다. 문학적인 활동은 어느새 접고 본인의 업도 아닌 소위 '정신 분석(그것도 이미 시대적인 효력이 다 된.... 뇌과학이나 과학적 심리학이 지금만큼 발전하지 못했던 시절의 유산에 머물러서)'이 어쩌고 하는 책을 낸 지 좀 됐다.

 

3) 고상한 척, 논리적인 척 꾸며 놓은 글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냥 쌍팔년도 페미니스트의 유치한 단순화와 일반화만 가득하다. 이런 글이 소위 메이저 언론에 실리고 출판까지 된다는 건 아직도 한국 사회의 지적 수준이 변화하는 환경을 쫓아가지 못한다는 반증이다.

 

그래도 정 궁금하면 돈을 주고 이 책을 사서 확인하길 바란다.

<중앙일보>에 연재됐을 때부터 학을 뗐던 연재물이다.

 

마지막으로 말하면, 특히 여자분들은 이 책을 통해 남자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위험한 착각에 빠지지 않으시길 바란다. 궁금한 게 있으면 차라리 주변에 있는 남자 지인이나 가족에게 그냥 물어봐라. 보통 저렇게 오래 연재를 하면 한 꼭지라도 공감이 가는 게 있기 마련인데, 정말 단 한 꼭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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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남자 - 다시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
김형경 지음 / 창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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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역사상 최악의 연재물이 아니었나 싶다. 철지난 정신분석학을 전공자가 아닌 한물 간 소설가가 신나게 `남자`라는 본인의 대결 상대에게 마음껏 휘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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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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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Being Mortal)>는 미국에서는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책이다.

베스트셀러 작가 아툴 가완디가 자신의 전공이라고 할 수 있는

분야로 돌아와 쓴 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쓴 자기 계발서인 <체크! 체크리스트(The Checklist Manifesto)>도

상업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좀 뜬금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올랐으며, 아직까지도 그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가완디는 이번 책에서 '죽음'을 심도 있게 다룬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의학적 지식'을 전하는 게 이 책의 목적은 아니다.

(그런 지식은 오히려, 역시 죽음을 다룬 명저인 데이비드 실즈의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The Thing About Life Is That One Day You'll Be Dead)>에

좀 더 상세히 담겨 있다.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덧붙이자면

아툴 가완디와 데이비드 실즈 모두, 자신의 아버지의 노화와 죽음을 지켜보며

죽음에 대한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죽음이 추상에서 현실로 바뀌는 순간은 역시 친족의 그것을 목격하면서부터인 것 같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문제의식을 요약하면

5장 '더 나은 삶'의 부제인

'누구나 마지막까지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게' 죽기를 원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것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여기저기 고장 난 몸은 일상을 유지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만들고,

기억력 감퇴와 감정의 급격한 변화, 판단 능력의 상실은

인간성(이라는 것이 만약 있다면)을 점차 사라지게 만든다.

아툴 가완디는 '요양원', '호스피스' 등

죽음을 대비하는 각종 의료 기관(및 제도)을 살펴보고

다양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어떻게 죽어 가는지를 담담하게 서술한다.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해,

저자 본인의 아버지가 죽는 장면으로 끝나는

가완디의 여정은 시종일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필립 로스의 <에브리맨(Everyman)>이나(실제로 가완디는 이 소설의 구절을 인용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Stoner)>를 감동 깊게 읽었다면, 이 책들의 클라이막스이자

마지막 장면인 주인공의 죽음이 기억 날 텐데,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논픽션인데도

그런 소설들의 마지막 장면을 계속 연이어 놓은 것 같은 묵직한 감동이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미국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를 느끼게 만드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저자가 비인간적인 죽음의 터전으로 여기는 '요양원' 문화는

한국의 대부분 가정에서는 아직 그조차 꿈과 같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계속 늘어나고

'은퇴' 뒤 남은 노후 기간이 점차 길어지는 현실과

죄책감과 부담 사이에서 노인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고민들은

미국이나 우리나 같기 때문에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이야기는 한국인에게도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구체적으로 하나만 말하면 한국에서도 최근 많이 보편화된

'무의미한 연명 치료' 거부가 왜 의미 있는지에 대한 확실한 답을 준다.)

더 나아가 아툴 가완디의 성찰은 단순히 '죽음'이라는 현상을 넘어서는 깊이를 갖고 있다.


<타임 푸어(Overwhelmed)>를 보면 '시간 시야(Time Horizon)'라는 개념이 나온다.

젊은이들에게는 '지금 당장'과 함께 '먼 미래'도 하나의 지평선 안에 있는 시간이다.

그러나 노인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는 그들에게는

'지금 이 순간'을 제외한 시간은 의미가 없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삶에서 정말 중요한 일부터 당장 실천하게 된다.

노인들에겐 미래를 위한 준비라는 게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카스텐슨 교수의 '사회정서적 선택 이론'과 더불어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이야기가 나오는

4장에서 가완디는, '생명의 덧없음과 씨름해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의 관점 사이에 얼마나 깊은 틈이 있는지'를 이야기하는데,

이는 앞에서 언급한 '시간 시야'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정의해 버리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은 결코 '노인'이나 '노인을 가족으로 둔'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5장의 부제 '누구나 마지막까지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를 다시 곱씹어 보면,

'마지막까지'라는 구절보다 더 중요한 게 '가치 있는 삶'이라는 걸,

아툴 가완디는 이 훌륭한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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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퓨징 - 분노 해소의 기술
조셉 슈랜드 & 리 디바인 지음,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왜 화가 났는지를 깨닫게 해 주고,

나의 화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를 알려 주며,

남이 나한테 화낼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알려 주는,

교양서로도 재밌고 실용서로도 쓸 만한 흥미로운 책~

 

특히 1부의 '화나는 상황'에 대한 분석이 마음에 와 닿았다.

화나는 이유를 잘 알면, 참기도 더 쉽겠...지?

 

하긴, 이 책의 카피가 '화를 참지 말고 해체하라'인데,

결국 화가 왜 나고, 어떻게 후회할 행동으로 연결되는지를

잘 '알기만' 해도 반은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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