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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다가 H가 말을 건넨다. 출근하다 대학자의 인터뷰기사를 읽었단다.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자의 물음에 대학자는 ‘파겁()‘의 경지에 이를 수 있어야 한다고 대답했단다. 파겁은 익숙하여 두려움이 없고 겸손하고 관대해지는 경지를 말한다.

"정말 대단하지 않아요?"
"...."

딱히 대꾸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얼마나 잘 알기에 두리움이 없을 수 있을까. 그런 경지가 있기나 한가. 그건 종교 아닌가.
하긴 어떤 이에게 공부는 이미 종교다. 각자가 가진 두려움의 무게와 깊이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지만, 연구자에게는 공부는 기댈 수 있는 언덕이자 신념이기도 하다. 글쎄, 나는 그렇게까지 거창한 의미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내 몫이 있겠지.
내 속도대로, 자신에게 크게 실망하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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