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 영화 〈제로 다크 서티 Zero park Thirty>에서는 숙련된 심문자가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마치 사실인 양 주장해서 포로가 자신의 기억에 의심을 품도록 만드는데, 영국의 주간지 <더 위크 The Week>는 영화 리뷰에서 이것을 가스라이팅의 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심문자는 자신의 현실감과 판단력을 스스로 의심하게 만드는 것보다 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쉽게 말해 정서적으로 누군가를 조종하려는 행위다. 그리고 가스라이팅에는 항상 두 사람이 존재한다. 혼란과 의심의 씨앗을 뿌리는 가해자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 자신의 지각력을 기꺼이 의심하는 피해자다. 가해자들은 상대방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히 조작하여 그 사람이 자신의 현실감과 판단력을 의심하게만든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가스라이팅에 공동 책임을 진다. 이것이 가스라이팅의 본질이다. 가스라이팅은 단순한 정서 학대가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만들어낸 비정상적인 관계다. 나는 이것을 가스등 탱고gaslight tango 라 부르는데, 가해자와 피해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만 가스라이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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