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역 정본 택리지 (보급판) - 이중환, 조선 팔도 살 만한 땅을 찾아 누비다
이중환 지음, 안대회.이승용 외 옮김 / 휴머니스트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지정학적 관점으로 조선을 보다.  17C 실학사상이 움트던 시기 몰락한 사대부 이중환이 겪었던 사상이 잘 녹아 있는 책이다. 이책을 읽으며 동시에 떠올랐던 책은 "지리의 힘" "왜 지금 지리학인가?" 와 같은 지정학적 관점으로 나를 이끌었던 책들이다. 조선시대의 나름 내셔널 지오그라피 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관점! 조선시대 당시를 이해하고 접근을 한다면 상당히 재미 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보통 우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옮겨다니며 이해를 한다. 이것이 바로 역사적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이중환이 활동하던 시대인 18C에 시점이 일단 고정이 되어 있다. 그러면서 평안도 부터 함경도, 경기도 까지 훑어서 내려온다. 
 물론 기자 조선, 신라 백제를 언급하면서 그 지역의 역사를 소개하기도 하지만 저자의 관점은 지정학적 위치가 인간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 시대의 관점으로 담담히 서술하고 있다.  평안도에서는 외적의 침입이 많다 보니 무(武)를 숭상하고 풍속이 거칠다고 평가를 한다. 
 우리가 학교 다닐때 택리지를 제목을 듣고가는 정도로 넘어가고, 지리, 생리, 인심, 산수를 기준으로 살만 한 곳을 찾았다는 내용 정도였다. 
 하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매우 실용적인 관점이었다. 물론 집값이 오를 것이다 이런식으로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어떤 곳이 자신과 후손들이 터를 잡고 살아가기 좋은지를 설명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아마 집성촌과 같은 개념을 염두해 두고 책을 쓴 것이 아닐까 싶다




다시 한번 대단하다 느끼는 점은 지정학점 관점을 이 책에 녹였다는 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국토가 단순 지질학, 지형적 특성이 아닌 그것들이 어떻게 대외적 관계를 만들고 사람을 변화시키며, 긍정적으로 후손들이 살아갈 수 있는 지를 염두한 유교적 사상과 실학적 사상이 적절히 혼합된 그의 사상이 놀라울 따름이다. 
 저자가 직접 방문하지 않은 지역이 많아 보이는 점은 분명 이책의 한계이기는 하나 당시의 풍문들을 나름 조합하면서 본인의 생각을 이어 붙이기도 하고, 인심을 중요시 하며, 자연과 인간이 지배 피지배 관계가 아닌 공존해야 하는 관점을 보며 저자의 생각을 느낄 수 있었다. 
 이책은 당시의 지도를 컬러로 잘 수록해 놓았다. 현대의 지도와는 차이가 크지만 당시 사람들이 보는 공간에 대한 관념을 잘 표현해 놓은 점이 강점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힘도 많이 느끼게 된다. 과거에는 산맥이 가로 막혀서 교통이 불편하고 외적의 침략을 두려워 해야했지만, 현재는 고속철도 고속도로망이 사통팔달로 뚤리면서 그가 우려했던 것을 많이 불식시키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콘크리트 벽을 떠나 자연을 향하는 인간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게도 해준다.

이 책을 현대에 적용해서 읽는다면, 그다지 유용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당시 사람들의 관점을 보러 시간여행을 간다 생각을 한다면 어떨까?
상당히 재미있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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