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대를 살고 있을 뿐 모두가 섞일 수 없는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맞나요?"
보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감기 탓인지 목이 잠겨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콜리가 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의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콜리는 보경이 침묵을 유지하는 동안에도 지루해하지도 않았고 딴 곳을 보지도 않았으며 되묻지도 않았다. 침범할 수 없는보경의 시간을 이해하는 것처럼 기다렸다.
- P284

질주하는 차에 안전장치도 없이 탑승하고 있다는 생각도 했다. 잠시라도 뒤처지면 탈락하는 경주를 하고 있는 거라고 말이다. 결승점이 어디인지, 완주의 상품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일단 태어났으므로 자연히 출전하게 된 경기를하고 있노라고, 타당한 생각이었다. 보경의 하루는 1년보다 빠르게 흘렀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했고, 지쳐 기절하듯 침대에 누워야만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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