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이가 들어서‘라는 말버릇은, 포기이자 변명인 동시에 나이 따위 상관없다‘라고 생각하고 싶은 속마음에 있는 말이다.
- P47

친애하는 아이들에게
나이든 내가 지금까지의 나와 다르다고 해도.
부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해 주럼
내가 옷에 음식을 흘려도
신발끈 묶는 법을 잊어 버려도
네게 여러 가지를 알려 줬듯 지켜봐 주길 바란다.
너와 말할 때 똑같은 얘기를 여러 번 되풀이해도
부디 막지 말고 고개를 끄덕여 줬으면 해
네가 졸라서 거듭 읽어 줬던 그림책의 따뜻한 결말은
늘 똑같아도 내 마음을 평화롭게 해 줬어

슬픈 일은 아니야,
사라져 가는 것처럼 보이는 내 마음에
격려의 눈빛을 보내 줬으면 해
즐거운 한때에 내가 무심코 속옷을 적시거나
목욕하기 싫어할 때는 떠올려 줬으면 해
너를 쫓아다니며 몇 번이고 옷을 갈아입히거나
온갖 이유를 대며 싫어하던 너와 함께목욕했던 그리운 날을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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