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오케이시는 키가 참 컸고, 소개받을 때 보니 수줍은 면도 있어 예의상 고개를 살짝 숙였는데, 헨리와 악수하면서는 특히 더 그랬다. 마치 나중에 당신 아내의 애정을 훔쳐 가리라는걸 벌써부터 사과라도 하는 듯이. 그런 사정을 전혀 알지 못했던헨리에게.
- P382

시골길을 산보하는데 별안간 뒤에서 조용히 다가온 거대한 트럭처럼 한마디 경고음도 없었는데, 올리브는 마음을 빼앗기고 알았다.
"나랑 도망치자고 하면 하겠어?" 사무실에서 같이 점심을 먹는데 그가 조용히 물었다.
"응." 그녀의 대답이었다.
그는 점심 때 늘 즐기던 사과를 먹으며 올리브를 바라볼 뿐이었다. "오늘밤 집에 가서 헨리한테 말하겠어?"
"응." 올리브가 말했다. 마치 살인 계획을 세우는 것 같았다.
"내가 그러자고 안 한 게 다행인지도 모르겠군."
두 사람은 한 번도 키스하거나 서로를 만진 적이 없었다. 도서관 옆의 조그만 칸막이 사무실로 각자 들어가면서 가까이에서나란히 걸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가 그날 그 말을 한 후로, 올리브는 어떤 공포심과 때때로 참기 힘든 열망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야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힘들어도 참는 법.
- P383

흉터는 남을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흉터가 남아도 살아간다. - P3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