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 - 6년의 연애, 세 번의 입원 그리고 끝나지 않는 사랑의 기록
마크 루카치 지음, 박여진 옮김 / 걷는나무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학 시절, 한눈에 반한 마크와 줄리아는 오랜 시간을 사귀며 둘이 서로의 운명이라 생각한다.

서로 다른 성향, 서로 다른 전공과 직업, 살고 있는 도시가 달라도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은 점점 커진다.

드디어 그 둘은 결혼을 하고 일 중독자에 똑 부러지고 목표 지향적인 줄리아와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에 좀 더 편한 스타일인 마크는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던 줄리아는 어느 날, 회사가 도산하며 실업자가 되며 생애 첫 위기를 맞이한다. 둘은 3주간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그 여행 기간 동안 줄리아는 취업 제안도 받는다.

여행에서 돌아온 줄리아는 직장에 첫 출근을 하는데, 뭔가 이상한 일들이 시작된다. 항상 자신감 넘치는 줄리아는 불안해하기 시작하고 자신의 능력을 믿지 못하고 불면증에 시달린다. 그리고 급기야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마크와 줄리아의 아버지는 그녀를 병원에 데리고 하고, 여러 검사와 관찰 후 의사는 그녀가 '조현병'임을 진단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삶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정신병 발병을 지켜보고 그 치료 과정을 함께 하는 일은 쉽지 않은 여정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이 끝을 알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희망과 사랑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마크는 이 과정을 익숙함으로 받아들인다. 아내의 발병 전 모습과 발병 후 모습, 아이를 낳고 일상적인 삶과 병의 재발, 그 후, 입원을 반복하는 과정을 마크는 차분히 그러나 생생히 기록하여 읽는 내내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사회적으로 회자되는 '조현병',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병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이런 정신병이 누구에게나 어떤 특별한 문제없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이 책에서 말하는 것 같다.

촉망받는 인재인 줄리아에게 예고 없이 찾아온 것처럼.

정신병을 알아차리고 인정하고 치료하는 그 과정이 한 사람과 그 가족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그리고 이를 사랑으로 인내로 함께 겪어나가는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가족'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특히 주변에 젊은 나이에 3명의 아이를 남기고 암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의 이야기와 그를 매일 그리워하는 부인과 아이들이 생각나면서 '가족'과 '사랑'의 의미, '아픈 가족'이 있는 가족에게 필요한 사회적 지지 등이 떠올랐다.

또, 정신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인권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왠지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영화로 표현되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며 읽게 되었다.

정말 단숨에 후루룩 읽게 되는 인상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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