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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한다는 것
윤슬 지음 / 담다 / 2021년 2월
평점 :
괜찮다고 했지만, 그리 괜찮지 않았던 날을 애도하며.
함께 사라진 이름 없는 감정을 위로하며.
단편 소설의 장점이 여러 소재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건데요, '이해한다는 것'을 통해 그 장점에 대해서 제대로 혜택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시각의 관점을 넓힐 수 있었고, 무엇보다 아내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불이 꺼지지 않는 방
*이 이야기는 심근경색으로 아내를 잃어버린 남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24시간 내내 실내 불을 켜놓는다는 아버지. 이유가 죽기 전 엄마는 그날따라 말도 많았고 빨리 자라는 의미로 아버지는 불을 꺼버려서 아내가 아내의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며 자신을 원망하는 아버지를 두 딸이 안쓰러워한다. 식사도 통 못 드시고 말이다.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부모님도 아내고, 물론 나도 그 누구도 세상을 언제 떠날지는 알 수 없다.
늘 마지막인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이 마지막이니 최대한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겠다.
■대학은 가야지
*부모님이 생각이 많이 나는 내용입니다. 리뷰 쓰면서도 눈물이 팽x3 돕니다.
6살 많다는 남편은 아버지 같은 존재로 엄청난 효자이면서 정말 어긋남이 없는 바른생활 사나이입니다. 하지만 그에겐 남모를 과거가 있었습니다. 이른 나이에 남편을 잃은 어머니는 두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온갖 일을 다 하셨고 그런 억척스러운 모습을 싫어했다는 큰아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 멀리 지방에 있는 회사를 옮겨 다니면서도 가끔 전화만 드렸다고 합니다.
어느 날 동생이 연락 와서 엄마가 치매가 심하다며 한 번 다녀가라는 말에 갔더니 한참 성인이 된 자신을 고등학생으로 알아봤다는 어머니. 꼭 대학에 가야 한다는 말에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학원에서 지금의 집사람을 만났습니다. 결국 어머니가 연을 맺어 주신 거네요. 돌아가신지 오래되었지만 울적해지면 어머니 방에 들어가서 영정 사진을 한참을 보고 있다는 남편의 이야기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