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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 회사 밖에서 다시 시작
곽새미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5월
평점 :
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곽새미
24년 동안 한 곳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해보지 못한 것이 있다면 바로 퇴사입니다.
객기로 두 번은 사직서를 던졌으나 반려 당했고 지금은 혼자의 몸이 아니다 보니 참 어려운 결정이지요.
여러 회사를 옮기는 동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는데요, 그들은 오히려 저를 부러워하기도 한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걸까요? :)
저자 곽새미는 전셋집을 빼고 그 돈으로 남편과 500일 세계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알았다고 합니다. 와우! 상상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저는 때려죽여도 그런 큰 결정을 못 할 것 같거든요.
1억과 맞바꾼 그들의 용기! 이 책을 통해 여행 전후의 삶을 배워 봅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는 미뤄둔 꿈을 이루는 데 작은 불쏘시개가 되길 바란다.
퇴사나 세계여행일 필요는 전혀 없다. 하고 싶은데 현실의 무게에 발목이 잡혀 내내 미뤄왔던 무엇인가를 꿈틀거리게 한다면 좋겠다. 당신의 마음에 여백이 만들어지기를.
-유채꽃이 만발한 3월 제주에서.
*그 좋은 회사를 왜 나왔냐면요
"여러분. 5시에 퇴근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시나요? 「6시 내 고향」을 본방 사수할 수 있다는 거예요!" <p19>
이런 회사 없다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았다. 하지만, 그러나, 그렇지만 나는 언젠가부터 떠나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저녁이 있는 삶도 충분하지 않았다. 자영업을 하시는 부모님은 따박따박 월급 받는 직장인이 최고라며 날더러 배가 불렀다 했지만, 헐렁한 일과를 보내며 느슨한 어른으로 커가는 게 불안했다.
지금 하는 일이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후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것 같아 두려웠다. 치열하게 살아도 부족한 젊음을 낭비하는 것 같았다. <p24>
다시는 오지 않을 꽃 같은 시간에 버텨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이란 건 없을 것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
그래서 중은 떠났습니다. 세계여행하러. <p25>
*신규 직원을 모집할 때 '6시 내 고향 본방사수'가 가능하다는 말이 최강의 무기가 될 줄은 몰랐다. 6시 넘으면 배가 고프고, 당연히 저녁 먹으러 가야 하는 거 아닌가? 물론 회사에서 말이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 그 용기가 어디서 나왔을까. 심지어 어린 가족들, 학생인 가족과 함께 가기도 한다. 아마 색다른 유전자가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내 동생은 같은 핏줄인데, 그 녀석은 미국 이민까지 가는 것을 보면 딱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고.
내 마음의 중은 언제나 떠날까나? 큰 애가 고3인데 말이지. 잠시 두고 가도 되나?
*세계여행 어땠냐면요
여행하며 매일 일기를 썼다. (중략) 최다 빈출 문장은 '행복하다, 좋다, 퇴사하길 잘했다.' 세 문장은 우열을 다투기 힘들 만큼 자주 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득 없이 소비만 하는 날들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음을 고백한다.
그럴 때마다 종이 위에 펜으로 꾹꾹 눌러 쓰다 보면 어지럽던 마음이 가지런히 정돈되는 신기한 순간을 마주했다. <p86>
모든 걸 차치하고 일 년 동안 여행을 하며 가장 커진 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실감이다. 유치원부터 직장까지 늘 어느 곳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사회에서 살아왔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을 못 가면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고, 대학교 졸업 후 바로 직장에 가지 않으면 패배자가 되는 줄 알았다.
무소속으로 일 년을 넘게 지내보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 마음이 아무렇지 않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번듯한 직장은 부모님이 대화할 때 혹은 타인에게 나를 소개할 때 편리할 뿐,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94-95>
*저자의 마지막 말은 "퇴사 후 여행을 다녀와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았고, 우리 지금 잘 살고 있다." 는 것이다. 지금은 제주도에서 잘 살고 있다고 한다. :)
패리스의 '나는 4시간만 일한다.' 내용 중에서도 "당신이 걱정하는 일은 100%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다." 이 말이 크게 와닿았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사라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말로 마무리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