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김사과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평점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소개합니다.
이 글을 23명의 현역 작가분들이 글을 쓰기 위한 여정을 담은 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틈틈이 글을 쓰시는 작가분들의 글을 읽었을 때는 책 리뷰가 힘들다는 반성과 용기를,
작가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직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도서 인플루언서로서 책을 널리 널리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들더군요. :)
글도 기술인 것 같습니다. 더 큰 발전을 위해서는 작가분들의 계속되는 도전이 있어야 할 텐데요, 결국 자본이 있지 않으면 어렵겠지요. 책을 많이 많이 팔아줍시다! 우리 책을 많이 많이 읽어요!
디즈니랜드에서 글쓰기
-김사과
"소설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몇 달씩 해외에 머물며 책을 쓰는 호사를 누렸다. 이국에 머물며 모국어로 글을 쓴다는 것은 언뜻 그럴듯하게 느껴지지만 사실상 자청해서 부적응자의 삶 속에서 걸어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매일 같은 곳에서 장을 봐도, 매일 같은 커피숍에 가도, 매일 같은 하늘을 바라보아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새로울 만큼 드라마틱한 일이 벌어지지도 않는다. 한 권의 책을 쓴다는 것은 규칙적인 생활을 요구한다. 글쓰기는 생각보다 일상을 지루하게 만들고, 반대로 생각하면 일상이 지루해질수록 글쓰기에는 좋다."
"내 생각에 여행지에서의 글쓰기란 디즈니랜드에서 독서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남들은 놀이 기구에 올라타 환호하고, 페스티벌 행렬 앞에서 사진을 찍고 솜사탕을 들고 뛰어다니기 바쁜데, 홀로 놀이공원 구석의 커피숍에 앉아 맛대가리 없는 커피를 앞에 두고 두꺼운 소설책을 읽고 있는 것이다."
*깨물어 주고 싶은 이름입니다. 오! 김사과 작가님.
해외여행의 위험성의 루머에 민감한 저자는 이번 호찌민 여행에선 지난 이탈리아 여행에서 사용한 쇠사슬 자물쇠는 던져두고 디자인을 고려한 핸드폰 목걸이와 작은 가죽 가방으로 만족한다는 말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해외여행에선 진짜 안전한 게 최고죠. 여권 잃어버리면 답이 없죠. 하지만 여행 가방에 쇠사슬 칭칭 감은 상상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하하 부디 인사할 땐 다른 아시아 언어를,,,, :)
글을 쓴다는 행위를 놀이공원에서 두꺼운 책을 읽는다는 표현을 하셨습니다. 촛불로 겨울을 보내려는 저에게 태풍을 부는 겪이 되어버렸습니다. ㅜㅜ
보란 듯이 놀이공원에 책을 들고 가봐야겠습니다.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오한기
*오한기 작가님의 글이 이 책의 제목입니다. 한 10일 즈음 전에 이 책 서평단을 모집하더군요.
전 제목만 보고 돈 얘기부터 꺼냈네요. 그래서 서평단 신청하면서 한 권당 몇 백원 아니냐는 댓글로 시작했죠. 결과는 당근 탈락!
다행히 서포터즈에 선정되어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만나게 될 책은 만나게 되는 것인가~~"
"그때 전진이 혀를 찼고 나는 그래서 내 소설 쓰는 습관이 어떤데 그러냐고 물었다. 진진은 이거 썼다 저거 썼다 여기에서 썼다 저기에서 썼다. 10분 이상 집중하는 꼴을 못 봤고 네 소설도 비슷하지 않냐고 대답했다. 인터넷에서 ADHD 자가 테스트라고 해봐. 진진이 덧붙였다."
"아이가 태어난 뒤 내 창작 패턴은 확연히 변했다. 내가 글을 쓰는 동안 아이는 얌전히 책을 읽는다. 작가의 유전자를 받은 친구니까 책을 좋아하겠지, 아이가 태어나기 전 막연히 떠올렸던 상상은 깨진 지 오래.
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타인이 읽어주는 책을 좋아한다. 요샌 한글 공부하기 싫다고, 한글을 알게 되면 아빠가 책을 읽어주지 않을 거 아니냐고 우기며 읽을 줄 아는 한글도 모르는 척한다.
아이디어나 문장이 떠올라서 노트북 앞에라도 앉으면 아이를 무릎에 앉아 내가 할게!라고 외치며 키보드를 두드린다."
*이 글은 앞뒤로 제 생각을 남겨 봅니다. 아이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어떤 상황인지 잘 알지요. 아이들은 아무리 놀아도 지겹지 않아 하고 또한 지지치도 않지요. 다만 조금 크니 저와는 안 놀아 주네요. 참 고맙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