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가석방 심사관 잭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를 오프닝으로 보여준다. 잭의 아내는 자신을 갑갑하게 옭아매는 잭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결혼 생활을 끝내려고 한다. 하지만 잭은 잠든 어린 딸의 목숨을 볼모삼아 아내를 붙잡는다. 이런 과거를 가진 잭은 오랜 세월동안 성공회 신자였으며 한 가정의 가장이었고, 죄수들의 가석방을 심사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 은퇴시기를 한 달 앞둔 상황까지 겉으로는 아무 문제없어 보이는 가정생활을 해온다. 잭 또한 아무 문제없었다고 생각해오던 생활에 스톤이라는 죄수를 만나면서 균열이 생긴다.


 영화 <스톤>은 가석방 심사관 잭인 영리하지만 꼴통에 가까운 스톤이라는 죄수를 심사하게 되면서 의도적으로 접근한 스톤의 아내 루세타의 유혹에 빠지게 되는 심리적인 서스펜스 극이다. 하지만 이정도 만으로 스톤을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극은 겉포장에 가깝다. 사실 예고편으로 통해 <스톤>의 스토리를 예상하자면 잭이 스톤의 계략과 팜므파탈적인 그의 아내 루세타의 유혹에 말려들어 파국을 맞이하거나 심리 싸움을 벌이는 내용일 것 같지만, 영화는 단순한 영화적 재미를 넘어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냉철한 가석방 심사관 잭은 은퇴를 한 달 앞두고 루세타의 유혹에 빠지면서 직장에 완벽한 커리어와 윤리의식에 금이 가고, 겉으로는 괜찮지만 속으로는 불안전한 가정사 그리고 그에 따른 죄의식이 되살아나게 되면서 이성을 잃게 된다.
 반면 정서가 불안했던 스톤은 아내를 잭에게 접근하게 시키긴 했지만, 그 스스로도 가석방을 위해 도서관에서 종교에 관한 책을 읽던 중, 소리를 듣는 수련을 통해 신의 소리굽쇠로 거듭난다는 ‘주칸고’라는 종교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스스로의 마음의 평정을 찾고 이성적인 사고를 시작하게 된다.
 서로 반대방향을 걷는 두 주인공을 보면 선과 악의 가치관이 단순히 쉽지 않아 보이는데 <스톤>은 그리고 영화처럼 불균일한 우리사회를 돌아보게 한다. 다만 영화적 재미와 철학적 질문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려고 무리한 탓에, 완성도에 있어 불안해 보인다. 팜므파탈의 여인 루세타의 캐릭터에 대한 성격을 다른 분량을 쳐내더라도 조금 더 살렸어야 했는데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리는 것과 초반 전개에 비해 후반 전개는 별다른 긴장감 없이 늘어지기만 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철학적 질문에 대한 분량을 조금 더 간소화 시키고 좀 더 극의 재미와 완급조절에 신경을 썼다면 좀 더 완성도 있는 영화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 판단한다.
 
 우리는 때론 잭처럼 죄의식과 불균형적인 삶의 문제에 직면하기도하고 루세타처럼 공허한 쾌락을 찾기도 한다. 마지막 잭은 스톤처럼 평소에는 지나쳤을 벌 소리 같은 소리를 듣는다. 이는 우리에게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소리를 듣기를 권유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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