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열정 1~3 세트 - 전3권
이지환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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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한 배제하려고 했지만 스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이 점 감안하셔서 읽어 주세요.


★내 마음대로 키워드: 현대물, 재벌물, 연예인물, 스폰서물, 고수위, 몸정에서맘정으로, 상처男, 상처女, 후회男, 순정女, 절륜男, 강단女, 완벽男, 절세미女
  

★소개글 발췌
  

검붉은 쾌락의 꽃이 점점이 피어나 둘이 전쟁처럼 엉킨 침대 위로 흩날렸다.
옆자리는 구겨진 채였다. 그러나 텅 비어 있었다.
밤새 내내 그녀를 타고 올라 지독하게 약탈하고 지독하게 쾌락을 누리게 만들어 주었던 남자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투자하세요, 내게. 당신이 바라는 이상으로 근사한 여자가 되어 드릴게요.”
“조건은 단 하나. 침묵. 그 대신 널 하늘 위로 올려 주지.”
  
노름에 미쳐 딸을 팔아먹은 아비라는 지옥을 정리하려고, 그보다 더한 지옥의 문을 열었다.
수완은 그 지옥의 주인에게 스스로를 노예로 팔았다.
  
후회는 없다. 이제 직진이다.
이글거리는 붉은 오기를 꾹꾹 눌러 담으며 수완은 허리를 곧추세웠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쓸쓸하고 서러운 지난날을 등졌다.
  
이제 나는 김수완이 아니다. ‘NO’수완이다.
  

★본격 리뷰


그 남자, 권원제(30~33세). 금화그룹의 재벌 3세이자 후계자. 금화그룹 권무혁 부회장과 한국 최고의 배우 설영라의 장남. 뉴욕대와 와튼 스쿨에서 수학한 능력남. 잘난 외모와 신체, 두뇌에 배경까지 날개로 난 완벽남. 그에게 단 한 가지의 결점을 꼽자면 이혼한 부모이다. 그렇기에 그는 알게 모르게 흠결 없는 완벽한 가정을 꿈꾼다. 받은 게 있다면 주도면밀하게 배로 갚아주는 잔혹한 면모도 있다.


“갬블을 하면서, 전 저의 밑바닥, 끝의 끝까지 봅니다. 내가 터무니없는 이 충동을 어디까지 통제하고 절제할 수 있는지. 내가 어디까지 밀고 갈 수 있는지, 내 한계를 시험해요. 단순한 갬블이 아니에요, 어머니. 나 자신에 대한 혹독한 싸움이죠.”


그의 유일한 일탈은 갬블. 그의 앞에 수완이 나타남으로써 그의 인생 최고 최대의 위험한 배팅이 시작된다.


그 여자, 김수완(21~24세). 김수완이었던 인생을 벗어던지고 노수완으로 거듭난 톱스타. 다섯 살에 사진 콘테스트 대상으로 연예계에 입문하여 삼 년 연속 아역상을 휩쓴 후, 영화 <시간>으로 그해 대종상 신인상, 최연소 조연상까지 타며 인기가도를 달라던 아역이었으나 열 살 때 돌연 활동을 중단했다. 그리고 열다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노름쟁이 아비로 인해 19금 그라비아 화보를 찍은 일로 깊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연기를 하고 싶으나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두려운 그녀가 다시 배우가 되길 결심하게 된 건, 원제를 만나면서다.
딸을 팔려는 아비를 경멸하며 그를 자신의 삶에서 내쫓기 위해 채권자 원제에게 거래를 제안하는 수완. 지금의 자신은 그의 성에 차지 않을 거라고, 가져봤자 쫀심 상할 거라며, “당신이 바라는 이상으로 근사한 여자가 되어 드릴게요.”라고 당차게 자신에게 투자할 것을 말하던 수완. 갖은 역경을 겪어 단단해졌다기보다 그녀 또한 원제처럼 타고난 승부사가 아닌가.


아, 우선 수완의 입장에서 한탄하고 갈게요. 아름다운 외모와 몽환적인 분위기에, 천부적인 연기력까지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불우한 환경과 파렴치한 아비라는 작자로 인해 겪게 되는 수완의 삶이 너무 박복해요. 제 핏줄인 딸을 향해 모질고도 음란한 말을 퍼붓는 아비가 얼마나 인간말종이던지. 그런 아비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원제에게 딜을 하며 자신을 내던지기까지 하는 수완의 심정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참혹했던 시간을 견뎌내고 드디어 벗어났다 싶었는데, 여러 가지 알바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입장에서 얼마나 숨이 막혔을까요. 다시 나타난 아비가 거대한 빚을 안기고 딸을 팔려고 하니, 아버지 이상의 지옥이란 없다며 강단 있게 아버지를 자신의 인생에서 치워주면 그에 대한 보상까지 하겠다며 빚에 빚을 더 얹기까지 하죠. 그렇게 시작된 수완과 원제의 채무관계. 그들 사이에는 1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빚이 생기고 말았죠.


원제에겐 십억이 그리 큰돈이 아니었을 거예요. 물론 수완의 아비가 훔쳐서 팔아버린 찻값은 받아야 했었겠지만, 굳이 수완의 인생에서 그녀의 아버지를 치워주는 대가로 채무관계를 이어갈 필요는 없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나방처럼 자신에게 모든 것을 내건 수완에게 원제는 흥미를 느껴요. 수완이 예뻐서요? 아니요. 첫만남과 두 번째 만남에서는 수완이 알바를 하던 중인지라 분장을 하고 있어 볼품없었다고 볼 수 있죠. 원제는 그녀의 강렬한 눈빛과 패기에 흥미를 느껴요. 그런 수완의 모습이 그의 도박사 기질에 불을 붙였고, 결국 말도 안 되는 수완의 딜을 받아들이게 된 거죠.


‘조건은 단 하나. 침묵’
원제에게 있어 수완과의 관계는 감추어야 할 수치 혹은 은밀한 일탈이었어요. 그렇기에 감추고자 했고, 수완과의 관계를 단순히 기브 앤 테이크로만 여겼죠. 물론 정리도 쉬울 줄 알았고요.
 

“전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결혼을 하고 싶거든요. 그러니 제대로 골라 주십시오. 완벽하고 확실한 사람을.”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인생을 위해 그간 인내해왔던 원제의 미래에 수완은 존재하지 않았기에, 약혼이 결정되었을 때 원제는 그녀를 향해 뛰는 심장을 무시한 채 가차없이 수완에게 이별을 고하죠. 그리고 그의 후회가 시작돼요.


좀 그랬던 게, 아니 관계 정리를 할 거면서 마지막까지 관계를 가지는 건 뭔가 싶었어요. 그랬기에 수완이 더 비참하지 않았을까 싶었고요. 그간의 정을 봐서라도 좀 더 인간적으로 정리할 수는 없었던 건지……. 수완에게 가는 제 마음을 어쩔 수 없어 그녀와는 안 된다는 것을 다짐하기 위해 자신을 몰아붙이며 더 가차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원제가 야속하더라고요. 마음은 나락으로 떨어졌는데도 있는 힘껏 끌어 모아서는 원제에게 당당하게 일격을 날리던 수완 때문에 속이 시원하긴 했지만……. 그 이후 수완이 느끼는 상실감을 같이 느끼자니 원제에 대한 원망만 더 커졌어요.


채무자와 채권자, 배우지망생과 스폰서로 시작된 관계였지만, 수완은 원제를 마음에 담게 돼요. 그녀에게 있어 원제와의 관계는 단순히 유희나 거래가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난, 사랑하는 이를 갈망하는 욕망이었죠.
채무관계를 떠나 최고의 자리에 올라 원제의 곁에 당당하게 설 날만을 기다렸던 수완이었기에, 빚을 갚기 위한 목적도 있었고 연기가 좋아 배우의 일을 다시 시작하긴 했지만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원동력에는 원제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겠다는 그녀의 소망이 내재되어 있었던 만큼 결국은 원제에게 내쳐진 그녀가 안타까웠어요. 그렇기에 보란 듯이 더 잘나가고, 그녀를 버린 바보 같은 원제가 뼈저리게 후회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랐죠.


계약에 의해 맺어진 관계이긴 하지만, 수완을 여느 여자와 달리 대하는 원제에게서 그녀에게 흔들리는 모습을 느낄 수 있어요. 그렇기에 완벽한 인생, 완벽한 결혼, 완벽한 가정을 강박적으로 지향하며 그의 진심을 외면한 원제의 어리석음에 대한 대가를 두고두고 받죠. 결국 후회를 거듭한 끝에 갑이었던 그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직 사랑만을 위하게 되는 을이 되니까요. 완벽한 결혼이란 없다는 것을, 그저 진정한 사랑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깨달음도 얻고요.


잠깐 <지옥열정>이라는 제목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지옥열정’, 풀어쓰면 ‘지옥에서 시작된 열정’ 정도로 볼 수 있겠죠. 수완은 자신을 팔아먹은 아비라는 지옥을 정리하려고 그보다 더한 지옥의 문을 열었다고 하지만, 글쎄요 원제와 함께 하는 게 마냥 행복하지 않았고 불안하기도 했고, 외사랑이 가슴 아프기도 했지만 결코 지옥이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지옥인 줄 알고 뛰어든 곳에서 결국 행복을 찾았으니……. 오히려 원제를 만나 그녀의 삶이 180도 바뀌고 인생역전을 했다는 점에서 ‘지옥열정’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고 할까요. 서로를 향한 강한 끌림과 욕망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열정’이라는 키워드는 이해가 갔지만, <지옥열정>보다 더 어울리는 제목을 내걸었다면 어땠을까 싶었어요.


출간하면 아묻따 구입할 정도로 이지환 작가님의 글을 좋아해요. 로설에 막 입문했을 때 작가님의 글을 접하면서 신세계처럼 빠져들고 재탕을 얼마나 했는지 몰라요. 출간된지 오래된 작품들도 이따금씩 다시 찾아 읽고는 할 정도로 작가님의 글에는 특유의 재미와 매력이 있어요. 그렇기에 작가님 신간 소식도 무척이나 기다렸죠.
<지옥열정>이 리디북스에서 연재되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오랜 호흡을 따라가는 게 힘들 것 같아 읽고 싶은 걸 참고 단행본이 나오기만을 기다렸고 종이책과 동시에 이북이 출간되자마자 이북부터 구입해 읽었어요. 긴 호흡의 글을 읽고 난 후 느낀 건 작가님의 전작인 <그대가 손을 내밀 때>와 <폭염>이 연상된다는 거였어요.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꿋꿋하고 당찬 수완의 면모가 <그대가 손을 내밀 때>의 무이를 떠올리게 했고, 나이에 비해 진중한 원제의 모습은 <폭염>의 태흔을 떠올리게 했어요. 물론 원제가 태흔을 동경하고 닮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태흔과 비슷한 면모를 보이는 게 이해가 되긴 하지만, 연륜의 차이 때문인가 <지옥열정>에서 조력자로 등장하는 태흔에게 밀리는 듯했는데 그 점이 아쉽네요. <그대가 손을 내밀 때>와 <폭염>을 좋아했기에 비슷한 느낌을 받은 건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다만 오랜 시간 작가님의 책을 즐겨 읽은 독자로서 솔직한 평을 하자면, 예전 작품을 답습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작가님의 출간작 전부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읽었는데, 지금껏 진부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거든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던 <폭염>도 재밌게 읽었던 입장에서, 이번 <지옥열정>은 전작보다는 참신함도 임팩트도 부족한, 아쉬움이 남는 글이었어요. 비슷한 배경과 캐릭터, 플롯일지라도 차별화할 수 있는 점이 있다면 그게 하나의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법인데. 전형적인 느낌이라 기대를 많이 한 입장에서 다소 아쉬웠어요.
그리고 초반 고수위의 씬이 난무하다 보니 진입 문턱이 높게 느껴졌어요. 소재나 글이 지향하는 방향성 때문에 고수위일 수밖에 없었다고는 하나 인물에 감정이입도 하기 전에 초반부터 몰아붙이니 좀 지치는 면이 없지 않아 있었어요. 그 고비를 넘기면 술술 읽히긴 하지만요.


재미가 없진 않아요. 작가님의 필력이 어디 가는 게 아니기에 가독성도 좋고, 기승전결 과정이 흥미롭고 다이내믹하긴 해요. 특히 끝으로 치달을수록 고조되는 긴장감과 해소 후의 카타르시스는 긴 호흡의 글임에도 시원하게 다가오기도 했죠. 너무 극적인 것 같기도 했지만 요즘 화제인 사회적 문제까지 메시지로 담았다는 점에서도 나름 의미 있게도 다가왔고요. 하지만 중반부의 과정이 꼭 필요했나 싶더라고요. 한 권의 분량도 많은데 굳이 3권까지 진행했어야 할 이야기였나 싶기도 했고. 절제와 집중을 통해 스토리를 정리했더라면 더 몰입되고, 재밌게 읽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옥열정>이 기대만큼의 만족을 채워주지 못했지만 이지환 작가님은 여전히 애정하고 기대되는 작가예요. 작가님의 글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다시 한 번 작가님표 시대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작을 넘어서는, 작가님의 정수를 제대로 담은 글말이에요. 그런 작품을 조속히 볼 수 있기를 희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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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별의 초야
이영희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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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대로 키워드: 동양판타지로맨스물, 가상국배경물, 주인공들은 모르는 사랑놀음판물, 사건해결물, 꽃말과 함께 하는 로맨스, 뇌색남, 뇌색녀, 선남선녀

☆ 표지글 발췌

환상적인 꽃의 영토, 꽃의 가야 화(花)가야.
화려한 색의 꽃별들이 두 줄로 늘어섰다가 색색의 별똥이 되어 떨어지는 밤.
화가야 사람들은 그 밤을 일컬어 ‘꽃별의 초야(初夜)’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 밤에 신비한 모습을 보인 김도현은 화가야의 미행어사였다.

“저는 연모의 마음 따위는 절대 가지지 않을 것입니다.”

뛰어난 뇌색인 그는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해 혼인은커녕 연모의 마음조차 품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다.
드디어 마지막 경유지인 제비꽃읍에 도착하게 되는 도현. 그런데 그곳에서 미행어사 순례길 최대의 난관을 만나게 되었으니 바로 놀부 뺨치는 심술보의 정율희 아가씨.
부친의 오랜 벗이자 명망 높은 읍차인 정경구에게 저런 망나니 딸이라니!

“좋소. 내 반드시 아가씨의 그 심술보를 고쳐 놓고 말리다. 거짓 놀음을 해서라도.”

어라! 그런데 이상하다. 아무래도 이 아가씨는 그 아가씨가 아닌 것 같은데.
연모에 대해 상반된 마음을 지닌 두 뇌색남녀의, 누가 주인공인지 알 수 없는 거짓 놀음 속에서, 뇌색과 뇌색의 불꽃이 튄다.
한편으로는 꽃에 관한 갖은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그 속에서 과연 연모는 싹틀 수 있을까?

☆ 본격 리뷰

꽃의 가야, 화가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연모 이야기와 뇌색 남녀의 현명한 송사 해결을 엿볼 수 있는 이영희 작가님의 <꽃별의 초야>.

제목이 참 예쁘죠. '꽃별의 초야'는 "화려한 색의 꽃별들이 두 줄로 늘어섰다가 색색의 별똥이 되어 떨어지는 밤"을 일컫는 말이에요. 혼사가 있는 날에 화가야 사람들이 다 같이 즐기는 춤과 닮아 '꽃별의 초야'로 불리게 된 거죠.
그 뜻처럼 <꽃별의 초야>는 한 남녀가 아름다운 '꽃별의 초야' 아래 정답게 춤을 추게 될 혼인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어요.

그 주인공이 누구냐고요?
그럼 본격적으로 주인공의 소개에 들어볼까요?

그 도령, 김도현. 화가야의 아한(조선의 좌의정) 공의 아들이자 국읍(수도) 최고의 '타락(우유) 빛깔 뇌색남'으로, 태양궁 사간원 주사렷다. 계오동꽃을 반려화로 둬 계오동꽃을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더라.  45대 한울왕의 명을 받잡아 화가야의 도읍을 돌아다니며 미행 중인 미행어사로, 부친의 오랜 벗인 정경구 대감이 읍차로 있는 제비꽃읍에 들르게 되면서 그의 운명이 거짓 놀음과 엮이게 되고 말았으니!

도현에 관한 건 다음 본문이면 충분할 듯해요.

 

 

그의 이름은 김도현, 국읍의 이름난 '뇌색'이었다. '뇌색'은 '뇌에 색기가 흐른다'는 뜻으로 얼굴의 색기가 사람을 홀리듯이 재치와 총명이 다른 사람들을 홀릴 정도로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다.
 잔근육이 자리한 도현의 균형 잡힌 몸매는 비율도 조화로웠다. 알맞게 각이 져서 남자다운 턱 선에 콧날도 적당하게 솟았다. 단단히 맞물린 입술은 호선을 그렸고 긴 팔과 다리의 움직임은 날렵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현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눈빛이었다. 뇌색을 숨길 수 없는 도현의 눈동자는 밤임에도 불구하고 총명함을 마구 뿜어내고 있었다.(11쪽 중)

 

 

이 얼마나 완벽한 남주인가요? 뇌색과 미색이 뛰어난 그답게 뭇 규수들의 마음을 휘저어놓는데, 그는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해 "저는 연모의 마음 따위는 절대 가지지 않을 것입니다."라며 연모의 감정도 혼인 생각도 없어요. 그런 그의 앞에 한 여인이 나타나요.

그 규수, 정율희. 명망 높은 제비꽃읍 읍차 정경구 대감의 여식으로, 혼인적령기를 놓친 스물세 살의 과년한 처자렷다. 혹자는 놀부 뺨치는 심술보가 주렁주렁 달렸다고 하고, 혹자는 읍민들 못살게 구는 데 도가 텄는데 웃전들 앞에서만 요조숙녀인 척하는 이중적인 인물이라고 하니.

동리 사람들과 도현의 시종 현수-심술보, 망나니
읍차 어르신-심술궂은 외모에 혼인 걱정
도현- 아무 걱정 없어 보임

 

 

그런데 웬걸? 미행어사 김도현은 정말 미칠 노릇이었다. 정율희가 남들이 말한 것과는 달리 보이더라. 아름답고 은은한 기품을 풍기는 음전한 처자로만 보이니.
도현의 눈에 비친 율희는 다음과 같더라.
"갸름한 볼살에 동그란 눈매로 잇꽃처럼 붉은 입술에 나긋나긋한 말투"
남들이 말하던 심술보는 찾아볼 수 없어라.

남들은 심술궂다 하는데 도현의 눈에만은 율희가 달라 보여요. 그녀가 우려내는 차처럼 향기롭고 우아하게 보이죠. 음전하기에 그지없고요. 그런데 읍민들은 물론이고 율희의 시종인 미우도, 그의 시종인 현수도, 심지어 율희의 부친인 정 대감도 다들 율희를 심술궂다 하니 도현은 난감하기 그지없죠.

"진정한 반려는 말이야. 한눈에 바로 알아볼 수가 있단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저이는 모자란다, 못났다, 난한 사람이다 하여도 내 눈에만큼은 그이가 어여쁘고 곱고 멋있고 다정하게 보이면 그 사람이 정말 내 평생의 운명의 반려인 것이야."
도현의 외할머니의 말씀처럼 그녀가 진정한 반려인 것일까요?

율희의 심술보를 고쳐 놓고 위해 저지른 거짓 놀음인데 어찌 그가 놀음판에 놓여 있는 듯하니...
실제 주인공들은 자기가 주인공인 줄도 모르는 놀음이 벌어지고 있었으니...

아, 이거 말해주고 싶은데 말해줄 수가 없네요. 나름 그 연유에는 반전이 있었으니! 스포가 될까 봐 말할 수가 없네요. 직접 책을 읽으시고 나름 반전으로 다가온 그 연유를 알아가는 재미를 맛보시길...^^

<꽃별의 초야>는 다양한 송사 해결을 통해 도현(+알파)의 뇌색을 엿볼 수가 있어요. 이 점이 도현과 율희의 연모 과정뿐 아니라 글의 큰 흥밋거리 중 하나죠. 많이 봤던 에피소드를 작가님 나름대로 각색한 것이긴 하지만 도현의 기지를 엿보는 것과 동시에 교훈적인 메시지도 담겨 있어요.

화가야라는 이름처럼 꽃의 아름다움이 신비롭게 스며든 글이에요. 특히 해바라기에게서 찻잔에 넣기 위한 꿀을 얻는다거나 도현이 계오동꽃을 움직이는 장면은 신기하고 독특하게 다가오는 장치 중 하나예요.

화가야라는 가상의 가야는 작가님의 전작들에서도 등장하는 배경으로, 작가님 작품에서 큰 줄기를 차지하는 세계관이에요. 이 글을 통해서 화가야와 꽃에 대한 작가님의 애정을 엿볼 수 있어요.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전개라 재밌게 읽긴 했는데 이따금씩 미사여구가 과한 듯해 그 점이 글의 몰입을 방해한 점이 아주 약간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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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이사벨
몽상퐁듀 지음 / 벨벳루즈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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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역사에,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픽션과 로맨스를 가미하여 흥미롭게 전개되네요. 여주나 남주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어요. 좀 낯설게 다가오긴 하지만 재밌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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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 너를
강부연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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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키워드: 해피엔딩, 잔잔물, 달달물, 성공물, 연예인물, 우연에서필연으로, 긍정, 폐쇄, 상처, 상처, 철벽, 시각장애인, 연예인

 

표지글 발췌

 

우리가 만난 건 우연이었어요, 아니면 의도였어요?”

 

세상을 볼 수 없는 여자와

세상에 보이고 싶지 않은 남자의 우연한 만남.

 

내 어두운 장애 속으로 너를 끌어들이게 될까 봐 무서워.”

-원인 모를 고열로 평생의 빛을 빼앗긴 그녀, 정시진.

 

네가 없는 지난 일주일이 나한테는 어둠보다 더 어두웠어.”

한순간의 사고로 부모님을 모두 잃게 된 그, 선우준.

 

우연이 세 번 거듭되면 그건 곧 필연이라는데. 너랑 나, 우리는 인연일까?

 

점자처럼, 유도 블록처럼.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을 때, 잠깐 스친 그 손끝으로 나를 읽어 줬잖아.”

 

너는 내게 세상 무엇보다 선명한 하나의 감각.

마침내, 손끝에 너를.

 

본격 리뷰

 

<손끝에 너를>은 평범한 듯하면서도 마냥 평범하지만은 사랑을 그리고 있어요. 시각장애인인 한 여자와 어릴 적 전도유망했던 아역배우였으나 불의의 사고로 모든 것을 읽게 된 후 존재감을 감춘 채 하루 하루를 연명하듯 살아가듯 한 남자의 이야기예요.

 

그 여자, 정시진. 27. 어릴 적 겪은 원인 모를 열병으로 인해 시력을 잃은 시각장애인. 텔레마케터.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긍정적이고 당찬 성격의 소유자. 우연한 만남이 가져다 준 친구 준과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점점 그를 마음에 담게 되는데…….

 

그 남자, 선우준. 27. 한때 잘 나가던 아역배우였으나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은 후 화려했던 예전의 삶과는 180도 다른 삶을 살아가는 남자.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시진을 만나면서 다시 배우의 꿈에 접어들게 되는데…….

  

  

우연이 세 번이면 필연이라는 어느 말처럼 시진과 준은 끝내 서로는 알지 못했겠지만 텔레마케터와 고객으로서 연이 닿아요. 시작은 안 좋았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운명처럼 공원에서의 만남이 지하철에서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어느새 점심을 함께 하는 친구로 이어지죠. 한때의 유명세로 인한 세상의 시선에서 저를 감추고 싶었던 준은 남의 눈에 띄고 싶어 하지 않아요. 자신을 감추고 사람들과 어울리려고도 하지 않죠. 처음 시진에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은 것도 그녀가 자신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컸어요. 그가 누구인지, 지금의 모습이 어떤지 그녀는 모를 거라는 상황이, 시진의 밝음이 준이 마음을 열게 하고 세상으로 나아가게끔 하는 힘이 되어주죠. 시진과의 대화를 통해 그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돼요. 연기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여의게 되면서 그가 불행해진 탓을 연기로 돌렸던 그는 다시 연기를 하기로 마음먹죠. ‘눈이 멀어도 살면 다 살게 되어 있다’, ‘죽는 것도 아닌데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 없다는 시진의 말은 그간 과거로부터 도망쳐온 준을 다시 세상과 마주하게 하고 꿈을 찾게 해요. 시진의 밝음과 용기 있음이 그의 등을 밀어줬다고 볼 수 있죠. 그렇게 준은 극단에 들어가고 단역을 하고 차근차근 꿈을 실현시켜 가죠.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시진은 어릴 적 갑작스레 찾아온 어둠에 한때는 방 밖으로 나서는 것도 무서워했었지만, 그녀에게 애정과 지지로 바라봐주는 부모님과 친구 정은, 안내견 남친 버디 덕분에 긍정적이고 자립심 강한 사람으로 성장했어요. 하지만 그런 그녀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편견과 불이해로 인한 배척은 때때로 그녀를 상처 입게도 했죠.

준과의 첫만남은 그녀에게 그렇게 유쾌하기만 하지 않았죠. 하지만 그에게서 도움을 받고 점심을 함께 하는 친구가 되어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게 되면서 시진은 서서히 준을 마음에 담게 돼요. 아마 그녀는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렇기에 그녀의 소울메이트인 진석이 그녀의 절친이자 동거인인 정은에게 그러했듯이 장애로 인해 지레 겁먹고 도망치려고 하죠. 시진이 참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장애 때문에 더 강해져야겠다고 노력했을 뿐 실은 여리디여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랑 앞에서 주저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결국은 이런저런 과정을 겪으면서 한없이 예쁜 사랑을 하지만 말이죠.

 

이 글에는 여러 매력이 있어요. 시진의 밝음과 용기, 오직 시진만을 바라보는 준의 철벽, 절로 미소짓게 하는 무한매력의 안내견 버디, 시진과 준의 사랑을 응원하는 주변인들, 시진과 준이 나누는 따뜻하고도 마음에 와 닿는 대사들 등……. 읽는 내내 가슴이 따뜻했어요.

 

나랑 다니면 너, 버디 때문에 앞으로 웬만한 식당은 죄다 입장 거부당할 거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나 커피숍은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창피하게 입구에서 되돌아 나오는 일이 수두룩하단 소리야.”

사람 많은 길을 지날 땐 더 신경이 쓰일 테고, 가끔은 시비가 붙을 때도 있어. 일일이 대거리를 하다가는 금세 지칠 정도로 많이.” -201

 

나란 놈은 아직 변변한 직업도 없어. 이제 막 걸음마 시작한 무명 연극배우에, 고졸에, 그 흔한 졸업식 사진 한 장 찍어 줄 가족도 없었어. 너처럼 컴퓨터나 휴대폰도 제대로 다룰 줄 모르고, 그러니까 네 장애에 비해 내 가난이 하나 나을 게 없다는 뜻이야.”

 

그런 나를 네가 발견해 줬잖아. 점자처럼, 유도 블록처럼.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을 때, 잠깐 스친 그 손끝으로 나를 읽어 줬잖아.” 203

 

장애와 가난. 시진과 준, 각자가 가진 핸디캡은 정작 서로에게는 핸디캡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두 사람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진실된 지를 보여줘요. 작은 것 하나에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시진과 준의 연애가 참 예뻤어요.

그리고 단순히 두 사람의 사랑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각장애인인 시진의 삶과 시선을 통해서 장애인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장애인을 마주하는 데 있어서의 자세를 다시금 새겼다고 할까요. 몇 년 전에 안내견에 관한 책을 읽었었는데 그때 배웠던 것들도 새록새록 떠올라서 그런가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교훈적 메시지도 있는 글이어서 더욱 좋았어요.

 

일곱 살에 시력을 잃은 시진과 일곱 살에 부모를 잃은 준, 둘 다 일곱 살에 삶의 전환기를 맞았는데 둘이 서로를 만나고 사랑을 하게 되면서 행복한 터닝포인트를 다시 한 번 겪게 되다니……. 두 사람이 운명이긴 한가 봐요. 운명적인 사랑을 현실적이면서도 소박하게 그려내는데, 심리묘사도 충분히 공감가게 표현되어 있고, 작가님께서 기승전결 완급조절을 잘하셔서 지루할 틈 없이 무척 흥미롭게 읽었어요.

 

읽는 동안 마음을 따뜻하게 적셨던 강부연 작가의 <손끝에 너를>.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인데 이번 <손끝에 너를>을 무척 느낌 좋게 읽어 전작들을 하나씩 찾아 읽고, 작가님 성함 꼭꼭 기억해둬 다음에 신간 나오면 꼭 구입해서 읽어야겠다는 다짐 아닌 다짐을 했어요. 그 정도로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던 글이에요. 이런 따뜻한 느낌의 글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사랑스러운 등장인물들, 따뜻한 메시지와 글의 분위기, 강하진 않지만 잔잔하게 사람을 마음을 두드리는 힘이 이 책에 온전히 몰입하게 하고 감동을 느끼게 했어요. 안 읽어본 분들께 절로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무척 만족스럽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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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캔디 1~2 세트 - 전2권
김선정 지음 / 청어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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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스포 안 하려고 주요하거나 세세한 이야기는 배제하려고 했는데 그럼에도 스포로 느껴질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양해 바라요^^

♡내 마음대로 키워드: 현대물, 판타지물, 친구에서연인물, 사내연애물, 큐피드물, 짝사랑남, 다정남, 한결남, 오지라퍼녀, 능력녀, 인성굿녀, 해피엔딩

♡표지글 발췌

사람들의 마음이 캔디로 보이는 여자, 한아리.

“캔디가…… 안 보이잖아.”

어느 날, 캔디가 보이지 않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남자의 캔디는 보이지 않는다.

유일하게 아리의 능력을 알고 있는 사람, 소꿉친구 지현태.

“오지랖이라고 하는 거야. 쓸데없는 오지랖 부리지 마.”

캔디가 보이지 않는 남자가 영 거슬린다.
오랜 시간 아리의 곁을 지키고 있었는데, 엉뚱한 놈이 나타났다.

유일하게 캔디가 보이지 않는 남자, 강수호.

“지 팀장님이 이렇게 졸졸 쫓아오지 않는 사이가 되고 싶다는 거죠.”

선전포고는 했지만, 아리도 현태도 놓치고 싶지 않다.
따뜻한 마음에 끌리는 건, 본능일까 욕심일까.

누군가는 오지랖이라 불러도, 아리는 저만의 능력으로
사랑의 큐피드를 자처하는데...

♡본격 리뷰

그 여자, 한아리. 백화점 캐주얼 브랜드 매장 매니저. 사람의 마음이 캔디로 보이는 여자. 어릴 부모를 여읜 상처를 안고 있으나 밝게 살아가는 긍정녀. 그녀의 능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도우려 하지만 괜한 오해를 사 현태의 걱정을 달고 사는데...

그 남자, 지현태. 백화점 보안팀. 아리의 어릴 적부터 친구로 언제나 그녀의 편이 되어주고 그녀를 지켜주는 한결 같은 남자. 아리를 사랑하지만 제 마음을 숨긴 채 그녀의 쉼터가 되어주는데...

또 한 남자, 강수호. H그룹 아들. 밑바닥부터 시작하겠다고 어느 날 아리의 옆 매장의 매니저로 오게 된 남자. 백화점 여직원들의 관심을 독차지하지만 어쩌다 아리와 같은 능력을 갖게 되면서 아리, 현태와 친해지게 되는데...

아리는 사람의 마음의 캔디의 형태로 보여요.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은 붉은 캔디로 보이고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은 검게 물든 캔디가, 상처를 입은 사람은 시파런 멍이 든 캔디가, 슬픈 사람은 먹구름색의 캔디가 보이죠. 그렇게 그녀는 사람의 마음을 캔디로 읽을 수 있고, 그녀의 능력을 발휘해 사람들을 도울려고 해요. 물론 일상생활을 위해 제 능력을 조절하기도 하죠. 그녀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어릴 적부터의 죽마고우인 현태뿐이에요. 수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요.

책 소개글만을 읽었을 때는 아리가 여주이고 수호가 남주인 줄 알았어요. 캔디가 보이는 아리에게 유일하게 캔디가 보이지 않는 남자가 나타났으니 당연히 아리에게 특별한 인연이 될 남자는 수호겠거니 했었죠. 물론 현태가 수호보다 먼저 소개되어서 이상하다 싶긴 했지만요.

프롤에서 유괴 당할 뻔한 아이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엄마에게 유괴범 취급을 당할 때 아리를 구해주는 이가 바로 수호였고, 캔디가 보이지 않는 그를 다시 만나고 싶어했는데 진짜 재회하게 되었을 때 역시 두 사람이 운명인가 했었어요. 배경만 봐도 수호가 로설의 주인공에 더 적합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글이 전개될 수록 제 마음도 현태에게로 가고 남주 노선도 현태로 가면서 뭔가 예상과는 다른 전개로 가더라고요.

현태가 남주라는 게 확실해지기 전부터 제 마음은 현태에게로 가더라고요. 아리의 보호자를 자처하고 항상 아리를 챙기는 그의 깊은 마음과 한결같음이, 넘사벽 배경과 스펙을 가진 수호보다 더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자칫 남주로 착각할 수 있는 서브남주인 수호보다 현태의 매력이 더욱 돋보인 건, 아마 현태 모티프가 된 인물에 대한 작가님의 깊은 마음이 담긴 덕분이 아닌가 싶어요. 막바지에 수호가 실망스러운 일을 하기도 하지만 1권을 얼마 읽지 않았을 때부터 현태가 그렇게 좋더라고요. 이런 남자를 곁에 둔 아리가 부럽기도 했고요.

아리는 캔디가 보이지 않는 수호에게 관심을 가져요. 그리고 곧 수호도 그녀와 비슷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각 각성한 그에게 조언자가 되어주죠. 그로 인해 현태가 불안감을 느끼긴 하지만 현태 또한 수호를 좋은 형으로 받아들이고요.

아리에 대핸 현태의 감정만오롯이 등장할 뿐, 초중반 부에서 아리와 수호의 감정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요. 그로 인해 이 삼각관계가 어떻게 결실을 맺으려나 궁금했어요. 오지라퍼이기도 하고 수호에게 동질감을 느끼기도 한 아리는 수호와 합심해 큐피드 역할을 해요.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어주려고 하죠.

뭐랄까 '사람의 마음이 캔디로 보이는 능력'이 <내 마음에 캔디>에 큰 줄기이다 보니 그 능력을 발휘해 누군가의 사랑을 이루어주려고 한다는 건 알겠지만 주인공들의 감정, 관계 발전에 좀 더 비중을 뒀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아요. 두 권 분량 중 2권 중후반부가 되어서야 아리와 현태의 관계가 변화를 맞이하고, 두 사람의 연애 이야기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아 외전이나 에필로그가 더 있었으면 싶었어요. 현태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 전반적으로 드러나지만 현태의 사랑을 이루어지고의 달달한 연애의 모습이 분량을 봤을 때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느껴졌어요.
기존에 작가님 전작에서 느꼈던 주인공 중심의 로맨스가 극대화 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어요.
주인공들이 충분히 매력 있고, 특히 현태에게 무한홀릭했던지라 아리와 현태의 로맨스가 더 비중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굳이 백화점을 배경으로 하는 것보다 아리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직업군을 소재로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었어요. 심리상담사라든가 커플매니저라든가... 아니면 범죄수사물과 접목시켰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배경이 백화점이라서 그런가 상대적으로 아리의 능력이 빛을 발하지 못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물론 가슴 따뜻한 글,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오랜 기다림 끝에 결실을 맺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는 있었으나(2권 62~66쪽 특히 좋았던 부분이에요. 아리에 대한 현태의 깊은 마음이 느껴졌거든요.) 기존의 스토리로는 단권화했다면 더 재미있고 몰입도도 높아졌을 듯싶어요. 아니면 2권부터 아리와 현태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고 두 사람의 행복한 연애 및 결혼담을 보여줬더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네요.

제가 좋아하는 설정에다가 좋아하는 작가님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읽었는데 남주의 매력을 제외하고는 로맨스비중이나 여주의 능력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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