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입술 사이 1~4 세트 - 전4권
손세희 지음 / 플레이블(예원북스)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내 마음대로 키워드: 궁중물, 중세물, 예비 시부와의 사랑, 황제와의 사랑, 첩보물, 황궁암투물, 정략혼물, 사이다녀, 능력녀, 홀아비남, 다정남

 

#표지글 발췌

 

열여섯 살 풋내기와의 결혼을 위해 제국으로 온 공주 에스메랄다.

그러나 약혼자는 정신병력이 있는 망나니인 데다,

제국의 사교계는 그녀를 반기지 않는다.

 

그때 그녀의 눈에 들어온,

그녀를 구원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남자.

그는 바로 그녀의 시부가 될 예정인 제국의 황제였다.

 

공주는 패트릭을 두려워하나?”

두려워요. 두 번이나 저를 죽일 뻔했으니까요.”

패트릭과 결혼을 다시 생각하게 될 만큼?”

어쩌면 약혼자를 바꾸고 싶을 만큼.”

약혼자가 있는 그녀에게 위험한 사랑이 시작된다.

 

무서운 음모와 야비한 암투가 도사리는 황실에서 펼쳐지는 섹시 로맨스 판타지.

 

#본격 리뷰

사인본이 갖고 싶어 예판 뜨자마자 바로 구입한 손세희 작가님의 <두 입술 사이>.

4권의 장편소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 읽었어요.

 

그 여자, 에스메랄다. 스물넷. 모르웨이 툴로이즈 왕가의 공주. 열여섯 살의 풋내기 황자와 정략혼을 위해 디어뮈드 제국으로 온 그녀는 정신병력의 약혼자 패트릭에게 죽을 뻔하고, 오히려 예비 시부이자 황제인 알렉산드르에게 호감을 느끼는데…….

그 남자, 알렉산드르 오딘 디어뮈드. 서른둘. 디어뮈드 제국의 황제이자. ‘평화의 군주’, ‘세히라 제국의 지배자라 불리는 사내. 반려에 어울리는 이를 찾지 못해 오랫동안 비어뒀던 자리에 드디어 걸맞은 여인이 나타나지만, 이는 예비 며느리인데…….

 

<두 입술 사이>에 대한 아무 정보 없이, 그냥 손세희 작가님의 신작이라는 것만 알고 구입해 읽게 되었는데, 남주가 예비 시부일 줄이야. 생각 밖의 전개에 좀 놀라기도 했었지만, 당찬 여주와 자식이 셋이나 있지만 신분이나 사연으로 봤을 때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설정인 데다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와서 흥미롭게 읽었어요.

에스메랄다는 열여섯의 패트릭 황자와의 정략혼을 위해 모르웨이에서 디어뮈드 제국으로 건너오게 돼요. 애초 정략혼에 불과했고, 화친이라고는 하지만 모르웨이와 디어뮈드 제국의 관계로 봤을 때 어찌 보면 공녀에 가깝기에, 에스메랄다는 디어뮈드 제국에 오자마자 귀족들에게 멸시를 당하죠. 무엇보다 약혼자인 패트릭이 상상 이상의 사이코인지라 낯선 디어뮈드에서의 생활이 결코 순탄하지가 않아요. 약혼식도 엉망진창이 되었고, 죽을 뻔한 위기도 겪고, 황제의 곁을 10년이나 지킨 카타리나가 못 살 게 굴기도 하니……. 그렇지만 진취적이고 당찬 성격의 에스메랄다는 기죽거나 하지 않아요. 황제 앞에서조차 제 할 말을 다할 정도인 만큼 불의를 보면 못 참고 위기가 찾아와도 당당하게 맞서려고 하죠.

 

처음 디어뮈드에 왔을 때 알렉산드르가 자신의 약혼자가 아닌 것을 아쉬워했을 정도이니, 에스메랄다가 자각도 하기 전에 알렉산드르에게 반해있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해요. 무엇보다 약혼자라는 놈이 약혼녀는 물론이고 여동생인 마리아 공주까지 죽이려고 할 정도이니 나이 차를 떠나 약혼자에게는 애정이 눈곱만큼도 생길 수가 없죠. 반면에 황제인 알렉산드르는 에스메랄다가 고국에 있을 때조차 받지 못했던 존중과 배려를 보이고, 위기 상황에서 그녀를 도와주기도 하니 자연히 알렉산드르에게 더욱 끌릴 수밖에 없죠. 그러니 약혼자를 바꾸고 싶은 게 당연하죠. 약혼자를 바꾸고 싶다는 심정을 내비치자마자 둘째 황자인 프란츠를 거론하는 둔치인 알렉산드르에게 당신을 원해라고는 차마 고백하지 못해요.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렇듯 관계가 복잡하고, 분량이 네 권이다 되다 보니, 에스메랄다와 알렉산드르 사이의 관계 진전이 더딘 편이에요. 단순히 에스메랄다와 알렉산드르 두 사람의 로맨스가 중점이 아니라, 에스메랄다의 비밀 임무, 패트릭과 프란츠 황자 사이의 황위 싸움, 내정파와 주전파로 나뉜 국정 분열, 황제의 여인이었던 카타리나의 집착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큰 줄기 아래 얼기설기 엮어 장대한 서사를 이어가요. 그래서 로맨스만 집중해서 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궁중물에서 권력 싸움이라는 건 뺄 수 없는 장치이고, 비록 실제 결혼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한때는 예비 며느리와 예비 시부의 관계였으니 에스메랄다와 알렉산드르의 관계가 급진전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봐요. 오히려 권선징악을 넘어서 주인공들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까지 성장하는 스토리인지라 다양한 재미를 엿볼 수 있었어요.

에스메랄다와 알렉산드르는 비밀스럽고도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어요. 그 아픔을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듯싶어요.

 

황제라면 강력한 황권을 휘두르며, 카리스마 뿜뿜 내뿜을 것 같은데 평화의 군주로 칭송받는 알렉산드르이다 보니 다소 휘어잡는 카리스마는 부족해서 아쉬웠던 것 같아요. 황제라는 지위와 패트릭과 프란츠 둘 다 제 자식이니 마냥 마음 가는 대로 할 수 없었다는 것도 있겠지만, 좀 더 카리스마 있게 결단을 내리고 에스메랄다의 편이 되어줬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예비 며느라와 예비 시부와의 로맨스라는 점에서 관계만을 보고 꺼릴 분들도 있을 듯한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 게 에스메랄다와 패트릭이 정략약혼인 데다가 애정도 남녀관계도 전무했고 워낙 약혼자가 개차반이거든요. 처음 관계가 잘못된 거고, 결국 제 인연을 찾아간 걸로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아요. 그건 그렇고, 작가님 전작인 <맞바람을 핀다는 건>도 그렇고 이번 <두 입술 사이>도 잘못된 인연에서 제 짝을 찾아가는 설정이네요. 하지만 스토리는 전혀 다르게 진행되면서도 흥미진진하다는 점이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네 권의 장편소설답게, 스토리도 풍부하고 긴장감도 있는 데다가, 넉넉한 외전에 볼거리가 많아 재밌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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