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해킹
김규봉 지음 / 골든북미디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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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누가 나의 뇌를 해킹하고 조종한다면? 내 몸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내 의지를 벗어난 행동을 하고, 자살까지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브레인 해킹>은 의문투성이인 아버지의 자살 사건을 조사하다가 그 끝에 ‘브레인 해킹’을 통해 사람들을 조종하고 심지어는 대한민국 정치계에 손을 뻗어 좌지우지하려는 거대한 세력과 마주하는 한 여기자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과학 추리 소설이다.

 유명 일간지 정치부 기자인 현정은 자살 사건으로 종결되려는 아버지의 죽음에 의혹을 가진다. 유명 반도체 회사의 개발이사이자 수석연구원이었던 아버지가 설계도를 유출했다며 산업 스파이 혐의를 받은 것도, 아버지가 자살을 했다는 것도 현정은 믿을 수 없다. 살려 달라는, 죽기 싫다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은 기억과 아버지가 떨어진 창의 창문이 닫혀 있다는 점도 그녀가 아버지의 죽음에 의문을 가지는 이유이다.

 현정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의 사건을 조사하기로 마음먹고, 조사를 하면서 아버지와 비슷한 혐의를 가진 채 비슷한 방법으로 죽은 사람들의 케이스와 맞닥뜨린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이 현정 또한 다니고 있는 신경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연결점을 찾게 되고, 조사를 해가면서 그 중심에 대선 후보로 두각을 보이는 여당 소속 최창국 의원과도 관련되어있다는 것이 밝혀지는데…….

 현정이 치료를 받던 신경정신과에서 행하는 치료법이 중국 침술과 최면 치료를 병행하는 인상적인 방법이기도 했고 시작 부분에서 바로 드러나서 이 치료가 브레인 해킹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대번에 생각했었기에, ‘브레인 해킹’에 관한 부분은 반전을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단순히 국내의 기밀을 중국으로 빼돌린 사건을 덮고자 한 것이 덮고자 억울하게 사람들을 자살로 위장해 죽인 게 아니라 더 큰 목적을 가지고 벌인 중국의 음모였다는 것도 그렇게 놀랄 만한 반전으로 느껴지지 않았지만, 현정 또한 브레인 해킹을 당해 조사를 하는 동시에 밀고를 하고 있었다는 것과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되었다는 점은 꽤 놀라운 반전이었다. 그리고 씁쓸한 결말 또한. 계란으로 바위 치기겠지만 현정 일행이 ‘브레인 해킹’을 통해 정보를 캐내고 사람을 죽이고 한국을 쥐어흔들려는 세력을 끝끝내 쫓아 세상에 고발하고 일망타진할 거라고 생각했었기에, 비극적으로 끝을 맺은 이야기에 허를 찔린 기분이다.

 뇌를 해킹한다는 발상이 신선해 스토리가 흥미롭게 다가오긴 했지만, 초반에 복선이 많이 드러나서 다우리 신경정신과에서 행해진 브레인 해킹과 이 모든 일에 중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오성기업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초반부터 추측하고 있었기에, 추리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이 덜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브레인 해킹’이라는 첨단의 소재와는 어울리지 않는 시대에 뒤떨어진 표지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70~80년대를 연상시키는 표지인지라 사실 서점에서 이 책을 봤더라면 표지 때문에 그냥 지나쳤을 것 같다. 어떤 식으로는 눈길을 끄는 표지라고도 할 수 있지만, 글에 비해 표지가 너무 아니어서 읽는 나까지 안타깝게 느껴졌다. 표지가 책에 호기심을 가지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표지가 좀 더 세련되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본 서평은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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