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인 몇 가지
한승희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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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인 몇 가지>, 작가의 전작들을 읽어 보지 못한 나로서는 작가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단순히 책 표지와 출판사에 이끌리 듯 읽게 된 소설이다. 의미심장한 제목처럼 연애에 있어서 '절대적인 몇 가지' 지침들을 알려주는, 행복한 연애를 위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은 소설이라는 생각에, 연애가 너무 하고픈 이 외로운 처자의 눈길이 꽂혔다고나 할까!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전체적인 느낌은 괜찮았다.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도, 스토리도 꽤 마음에 들었다. 뭐, 그렇게 특별한 소재가 아닌 예전에 꽤 접했던 설정과 비슷하지만 작가가 나름 맛깔나게 그려나가려고 하는 노력이 보였던 소설이다. 다만, 끝으로 갈수록 흐지부지한 느낌과  중간 중간 끊기는 듯한 흐름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져 확 와닿지 않고 각인이 되는 소설은 아니었던 것 같다. 초반이 조금 덜 익었다가 맛있게 익어가는 라면과 같았다면, 후반은 퍼져서 어떤 맛인지 알 수 없는 의식적으로 먹게 되는 라면 같다고나 할까! 뭐, 퍼진 라면도 맛있긴 하지만 이 경우를 들자면 너무 퉁퉁 불었던 것 같다. 라면이라는 게 물의 양과 타이밍, 맛을 더해주는 첨가물이 그 맛을 좌우하듯 소설 또한 그러한 것들이 중요한 법인데 이 소설은 그게 좀 부족했던 것 같다. 아님, 너무 욕심을 부렸던가.

'꽃보다 연애'라는 모토로 연애에 있어 자유분방한 어머니와 '과속스캔들'로 어린 엄마가 된 여동생으로 인해 연애에 있어 어떠한 환상도 없는, 오히려 조금은 회의적인 시정은 유야무야 흘러가는 자신의 청춘에 한 남자를 들여 놓게 된다. 사고뭉치 동생 이진으로 인해! 시정은 어머니와 동생으로 인해 연애라는 것에 학을 뗐다면, 관상용으로 아주 바람직한 훈남 진휘는 연애를 너무 즐겨 시들해진 상태. 원인이야 달랐지만 그렇게 사랑이라는 것에 환상 없이 지내오던 두 사람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고 필연적인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어느 새 연인사이로 급진전된다. 

서로 다른 듯 하면서도 닮은 두 사람이 연애라는 것을 하나 하나 해가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연애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허물어가는 점은 두 주인공뿐만 아니라 독자인 나 또한 어느 정도 공감이 갔다. 이렇게 쭉 스토리가 이어져 갔다면 좋았을 것을!! 남주가 재벌아니랄까봐 들어오는 태클에 뒤돌아서는 여주나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조금 식상하게 다가왔다. 여주 어머니의 반응은 뭐 색달랐지만...

연애에 대해서 실전경험 전무한, 그저 로설을 통한 이론으로만 빠삭한 나이기에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중간 중간 고개를 끄덕이게금 하는 공감이 가는 부분들도 있었고, 캐릭터들의 개성과 솔직함이 마음에 들었다. 후반에 들어, 초반의 페이스를 잃어간다는 점이나 조금은 뜬금없는 전개가 이어진다는 점을 제외, 감안하면 뭐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느낌의 소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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