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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사월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유정희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나. 그 시절의 사월도 그조르그의 그것처럼 부서졌는가. 인간이란 왜 이다지도 복잡한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인가. 왜 정직으로서만 다가설수 없으며, 죽음을 눈 앞에 둔 자역시 육신의 껍데기를 털어 버리지 못하는 건가.
그 동네, 그 마을, 그 나라의 전설대로 주인공은 살인을 저질러야하는 얄궂은 운명에 빠져있다. 힘은 힘으로서, 피는 피로써, 복수는 복수로써 응당 갚아야 하는 것. 주인공은 피하고 싶은것이 간절한 마음이겠으나, 이것만으로 자신의 운명을 돌파할 성질은 아니었다. 왜. 인간이란 이처럼 몽매하면서, 용기도 어느 정도 밖엔 없으니까. 그러기에 그는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는다. 보답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그의 죽음. 그리고 연극을 관람하듯이 여행을 하면서 지켜보는 지식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