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을 수업하다 - 나를 지키면서 사랑하고 헤어지는 법
쑨중싱 지음, 손미경 옮김 / 미래의창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구질구질한 이별이든 멋지게 차버리고 돌아서는 이별이든, 헤어짐 뒤에는 언제나 정리가 필요한 법이다. 
여기, 누구보다 나를 지키고 사랑하며 헤어지는 법을 알려주는 아주 좋은 지침서가 있다. 



헤어짐을 수업하다, 쑨중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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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타이완대학교 인기 강의인 사랑의 사회학, 유머의 사회학, 성인과 철학자의 사회학을 강의하는 쑨중싱이다. 
강의 이름만 보아도 호기심이 생기는 '사랑의 사회학'.
사랑은 다분히 추상적인 것이고 설명할 수 없는 사람의 감정일 뿐인데, 그것이 사회학이라는 말과 붙어 있으니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사회학적 시각으로는 사랑과 이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또한 이별 뒤에 남은 감정은 어떻게 털어내야 하는지 알고 싶어졌다.


사회학으로 사랑을 말하다.
사랑은 일종의 감정인가? 책에 따르면 사랑은 감정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한다. 
'기본적 감정'은 아니라는 것이며, 사랑에 모든 감정이 담겨 있는가 하면, 사랑과 감정 사이에 아무런 감정도 없어 보일 때도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랑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두 사람의 사회적 행동이며 두 사람의 사랑은 사회적 과정이기도 하다. 

"사회적 과정으로서 사랑의 범위는 매우 넓다. 경쟁, 갈등, 순응, 동화, 협력, 권력, 돈, 성과 윤리 문제등을 만들어낸다.
재밌는 사실은 일반적인 사회적 관계에서는 이렇게 많은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친구와의 관계에서 성과 관련된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친하지 않는 사람과는 돈거래를 하지도 않을 것이다."
-21p

이렇듯 사랑을 하면 자신의 모습을 숨김없이 드러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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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부터 본격적으로 이별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 첫 시작부터 의문을 갖게 만드는 말이 나온다.
'이별해도 사랑은 계속된다.'과연 무슨 말일까?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하면 자신을 아프게 했던 모든 것, 그리고 그 사람의 존재가 깔끔하게 정리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별 또한 사랑의 과정이다. 언제 끝이 날 지 모르는 이별까지 지내고 나서야 비로소 한 사랑이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이별은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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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의 발달로 현대인은 굳이 만나지 않고도 이별 통보를 할 수 있다.
정말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과의 관계를 끊기 위해서는 더없이 편리한 방법일 테지만,
오랜 시간 함께한 연인
과의 마지막을 그런 식으로 끝낸다면 과연 마음이 편할까?

책이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이 바로
"이별은 혼자하는 것이 아닌 둘이 하는 것이다" 이다.
사랑을 함께 시작했다면 그 끝도 반드시 함께 맺어야 한다.


또한 곧 이별이 다가옴을 짐작한 사람이 꼭 읽었으면 하는 꼭지가 있는데, 193p부터 시작되는 부분이다. 
사랑과 복수는 얼마나 멀리 있는가.



요즘 연인 사이의 데이트 폭력, 이별 범죄 이야기는 그리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낯설지 않다고 그게 정상적인게 되는 것은 아니다.
데이트 폭력과 이별 범죄는 사랑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말은 개소리다.

'미숙한 이별이다'라며 동정어린 시선으로 봐주고 싶지도 않다.
이별 범죄를 저지를 그 순간부터 그냥 범죄자와 피해자일 뿐이다.
사랑과 복수(범죄)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 다시 말하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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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아픔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은 그것을 감정적으로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별을 한 뒤 바로 이 책을 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사람은 누구나 섬세함의 정도가 다르다. 
겨울 눈이 내리는 모습에 감동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길이 막히겠다며 불쾌해 하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이별 후 자신을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볼 용기가 생겼다거나, 혹은 이별한 누군가의 지인이 그에게 선물해주면 좋을 것 같다.
장담하건대 책을 통해 이별을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며 그게 분명히 사랑의 마지막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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