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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품위 있게 죽고 싶다 - 죽음으로 완성하는 단 한 번의 삶을 위하여,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윤영호 지음 / 안타레스 / 2021년 12월
평점 :
죽음과 호스피스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당신은 이렇게 죽을 것이다』 와 『라이언의 간식』에 이어 비슷한 주제의 이번 책은 또 다른 느낌으로 읽었다.
주제는 비슷하지만 『당신은 이렇게 죽을 것이다』는 담담하게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는 반면, 『라이온의 간식』은 시한부를 통보 받고 호스피스에서 생을 마감하는 소설이라 정서적 반응이 우선시 되었으며, 이번 책은 두 개를 섞은 느낌이었다.
윤영호 작가는 암으로 큰누나를 잃고 의사가 되기를 마음 먹었단다,
또한 현미경적 다발혈관염으로 인한 폐출혈 진단 및 재발로 인해 인공호흡기와 투석기 등에 둘러싸인 어머니와 임종실에서 작별을 고했다.
삼우제를 지내고 돌아오는 날, 어머니의 선물과 같이 2016년 1월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연명의료결정법이 통과되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의료적 장비에만 의지한 어머니에게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없었던 그에게는 누구보다 기뻤으리라.
이 책은 딱딱한 느낌의 서명에 비해 감정적 호소도 들어가 있어 계속 울면서 읽은 책이다.
아무래도 작가의 죽음에 대한 경험담이 녹아 들어가서 공감할 수 있었던 듯하다.
품위 있는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권리이다. 하지만 현실은 불공평하다.
연명의료결정법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기의 결정이나 가족의 동의로 연명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법이지만, 윤리적·종교적·법적·의학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오랫동안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약물투여와 같은 ‘적극적 안락사’는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호스피스 병동의 경우 예산이 매우 제한적이며, 시설이 미비하여 많은 환자를 수용하기에는 부족한 현실이다.
좋은 죽음이란, ‘가족에게 부담 주지 않는 것’, ‘가족이나 의미 있는 사람이 함께 하는 것’이다. 죽음으로 이 생을 떠나더라도 잘 살았고, 행복했으며, 아름다웠다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죽음은 지금 삶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하면서 기꺼이 자리를 비워주는 것, 누군가의 삶으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그 마저도 존귀하다.
나는 죽음 또한 선택되길 바란다. 안락사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으나, 고통적인 삶이 지속된다면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웰다잉(Well-Dying)! 품위 있게 죽고 싶은 마음이 법적인 제도 하에, 그리고 국가의 지원 하에 주어짐이 마땅하다.
“국민이 안락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다시 말해 인간적인 삶과 자율적 선택을 존중하는 최선의 의료 및 사회복지가 제공돼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인간적 삶이 보장되지 않는 불가역적인 고통의 상황에 놓일 때 스스로 내린 합리적•자율적 선택을 존중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21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