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198쪽에 나오는 단어가 '병추기'다.
"병에 걸려서 늘 성하지 못하거나 걸핏하면 잘 앓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옆 장을 보면, 병추기의 비슷한 말로 '궐공', '서리병아리'가 소개되는데, 특히 서리병아리는 "서리가 내릴 무렵인 이른 겨울에 깬 병아리의 상태가 바로 그렇다는 데서 나온 말"이라 한다. 흔히 "힘이 없고 추레한 사람"을 뜻한다.
내 서재에 새 카테고리를 만든답시고 생각해낸 게 '병추기 생각'이라니...
하지만 난 병추기가 맞는 걸~
코가 꽉 막혀서 머리도 멍하고 일할 의욕도 상실해버렸다. 지난 1월 열이 40도 가까이 올라가 입원 권유를 받기 몇 달 전에도 난 이비인후과에서 축농증 진단을 받았다. 가을, 겨울이 지나 이제 봄바람 좀 쐬며 나들이 가야지 했는데 또 코가 막혀버렸다. 아주, 분기별로 감기를 달고 산다. 지금 병이 호전되면 아마 오뉴월 감기에 또 시달릴지도 모른다. 아님, 남들이 휴가로 들떠 있을 무렵에 휴지를 껴안고 살지도..
내 감기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한 번 걸리면 두 달은 가는 게 보통이니, 거의 1년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보면 된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내가 일을 잘 못하는 것도, 글재주가 없는 것도, 게으르고 집중력이 부족한 것도 다 감기 때문이다. 더 곰곰히 생각해 보면, 감기는 거꾸로 내 게으름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운동 부족.. 노력 부족..
서재 첫 글인데, 역시나 맘에 안 든다. 감기 때문에 쓴 글이지만, 감기 때문에 망쳤다. 원래 글을 못쓴다.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