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부모에게 기쁨을 주는 만큼 실망도 안기며 자란다. 부모의 기대는 언제나 과도하고 자녀의 생각과는 어딘가 조금씩 빗나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한 인간이 주체적인 존재로 성장하는 데는 이 같은 부모와의 투쟁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과도한 억압을 받아 내면의 목소리를듣는 데 실패하면, 그는 어른이 되어서도 상대의 말을 잘들어 착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에 집착하게 된다.
사람은 인생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어떤식으로든 대응해가며 성장한다.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배우며 성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소위 ‘착한 사람들은 남들의 눈치를 보느라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잊어버린다. 착하기만 한 사람들은 인생의 선택권을 자신에게 주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서조차 방관자의 자세를 취한다. 진로, 취업, 결혼 같은중요한 결정조차 마찬가지다. 내가 온전히 선택한 것이 아니기에 잘못되면 포기하는 것도 빠르고 남 탓을 하는 데도익숙하다. 주인공이 아닌 관찰자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착하다는 평가에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습관을 가지길 권한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항상 양보하지 않아도, 네 주장을 펼치더라도 미움받지 않는다"라고 조언해주기를 바란다. 그런 훈련을 하려면 좀 미움받으면 어때?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는 거니까‘ 하고 애써 담대해질 필요가 있다. 착해지려고 애쓰지 마라. - P46

우울의 증세는 여러 모습으로 나타났다. 의욕이 사라져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음식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꾸역꾸역 먹기도 했다. 또 우울감은 다른사람에 대한 적대감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불만족이 타인과 세상에 대한 화로 번진 것이다. 다른 사람의동기를 비꼬아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특정인에 대한분노가 커지기도 했다. 피해의식이 발동해 다른 사람들의행동과 말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바람에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서 다른 사람의슬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누군가 힘들다고 하면 ‘너만 괴롭냐? 나도 괴로워‘, ‘겨우 그런 걸로 힘들다고 해?‘ 하는 마음이 욱하고 드는 것이다. 자신의 힘겨움에 압도되어 남의 상태를 제대로 알아줄 심적 여유가 없다는 증거다.
이런 마음의 감기들을 평소에 잘 살펴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생겼다는 낌새가 보이거든 잠시 쉬어 가야 한다. 요새 나는 체중을 재듯 주기적으로 내 마음의 상태를 지켜본다. 상태가 나쁠 때 단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자꾸 화가나고, 별것 아닌 일에 과하게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증상이 보이면 일을 좀 줄이면서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최소화한다. - P80

이제는 패기 있게 "아무것도 안 하면 어때?", "쓸모없으면 어때?"라고 대답할 준비를 했더니 사람들이 더는 묻지 않는다.
우리 엄마가 4대 독자인 내 남동생을 낳고 "건강히만 자라라"라고 했던 것처럼, 사는 데 거창한 이유가 필요한 건아니다. 사회는 무책임하게도 개인에게 존재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라고 떠넘기고 개인은 새파래진 얼굴로 우물쭈물 답을 찾고 있는데, 그러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반대로 생각하면, 별 쓸모가 없는데도 살아 있으니 더 대단한 일 아닌가. 그러니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살았으면 좋겠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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