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터너의 복수전
"고작 이런 게 복수라니. 여름 별장으로 삼기에 딱 좋은 부동산이었는데 낡고 빛바랜 감상 때문에 이게 뭐람."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그런 감상에 젖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 그렇지만— 꼬마 리스베스잖아. 그렇게 깜찍한 소녀는 다시없다고. 아이와 함께 리스베스를 보러 가지 않길 잘했어. 이젠 중년의 여성인 데다 닐 제임슨의 아내니까. 오로지, 은빛 금빛 곱슬머리의 장난기가 가득한 푸른 눈의 꼬마 리스베스로 기억하고 싶어. 지나간 옛 시절의 꼬마 리스베스! 네 가족을 지켜줄 수 있어서 기뻐. 외로웠던 소년 시절에 네가 베풀어 준 우정과 관심에 대한 보답이야. 내 추억 속 첫사랑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고."
톰의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터너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동업자들이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부드러운 표정이었다. 울퉁불퉁하고 가파른 언덕길을 넘을 때는 심지어 유행이 지난 사랑 노래까지 흥얼거리고 있었다. - P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