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럿 브론테의 비밀 일기
시리 제임스 지음, 노은정 옮김 / 좋은생각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드디어 다 읽었다는 뿌듯함이 밀려온다. 이 책의 두께가 상당히 두껍다 ^^

샬럿 브론테의 20-30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의 사랑스런 에밀리와 앤 자매와 브랜웰도 나온다. 마치 생생하게 19세기 중반의 영국의 모습을 재현하는 듯하다.

샬럿뿐만 아니라 폭풍의 언덕을 쓴 에밀리 브론테 그리고 재능이 있던 앤 브론테도 나와서 참 좋았다. 그 세자매들은 독특한 개성들과 재능으로 서로를 다독이며 남자의 이름으로 책을 출판하기도 한다.

넓은 황무지 가운데 목사의 딸들로 태어난 그들 세명의 인생이 그려진다. 가난하고 외롭고 못생긴 노처녀라고 스스로도 생각했던 샬럿은 새로 부임한 니콜스를 처음부터 싫어한다. 이 부분에서는 나중에 오해로 밝혀지는데 마치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를 보는 듯 했다.

 19세기를 살았지만 21세기 여성처럼 살았다는 생각이 드는 샬럿 브론테이다. 위에서 쓴 것처럼 가난하고 외롭고 못생긴 노처녀 -이 소설은 샬롯의 29세 생일로부터 시작한다- 였던 샬럿이지만 재능만큼은 누구보다도 뒤지지 않는다. 뛰어난 감수성과 상상력으로 어렸을 때부터 자매들과 함께 소설과 시를 쓰기를 좋아했으며 모든 인생의 경험들이 걸작 제인에어를 쓰는 밑바탕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섬세한 필체로 씌여진 이 소설은 샬럿 브론테의 일생과 동시에 그의 천재적인 자매들인 에밀리와 앤의 일생도 같이 조명해 주는 구실을 한다. 남매들이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세상을 떠날 때에는 샬럿 못지 않게 나도 가슴이 아팠다. 천재들은 요절을 하게 마련일까? 가족들의 죽음 앞에서 절망하던 샬럿에게 힘이 되어 준 것은 다름아닌 "못생긴"이라는 표현을 쓴 니콜스씨이다. 물론 샬럿의 오해였지만 말이다.

 유부남 에제 교수와의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상처 받았던 샬럿이지만 이번 니콜스와의 사랑에는 용기를 낸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결혼을 감행하기로 하고 허락을 받아낸다. 그러나 비극적으로 샬럿은 결혼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병마로 쓰러지고 만다. 그의 남매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러나 그 1년간의 신혼 생활이 무엇보다도 행복했다고 샬럿은 전한다. 독자로서는 참으로 다행스럽지 않을 수 없다. 천재적이었지만 39세의 나이로 세상을 뜰 수 밖에 없었던 샬럿..하지만 그녀의 작품들은 후세에 남겨져 두고두고 사람들의 감동을 일으키고 영감을 준다.

 샬럿 브론테..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녀가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나또한 제인 에어라는 걸작을 보지 못했을 테니까. 아니 우리 모두 제인 에어를 보지 못했을 것이고 살럿 브론테라는 존재를 알 수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상황에 상관없이 독립심과 재능과 용기와 신념을 가졌던 샬럿 브론테를 위한 책을 읽어 행복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