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잡지”에서는 18~19세기 조선 양반들의 의,식,주에 놀이까지 더하여, 삶의 4요소를 전부 담아내고 있다. 보잘것 없는 말을 타면서도 의관은 휘황찬란하게 갖추며, 대문은 하늘 무서운지 모르게 높이고 상품으로 비둘기를 키우며, 곰방대에 담뱃대를 빨아 연기를 내뿜는 체면이 대체 뭘까. 먹고 살기도 힘든데 격식과 체면은 차리면서, 급변하는 세태와 유행에는 뒤쳐지고 싶지 않은 양반들이 해학적이면서도, 현대사회의 우리 또한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면 간담이 서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