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전혜린 에세이 1
전혜린 지음 / 민서출판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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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마디로 말해서 번역가의 표상이다. 아직도 이 사람이 번역한 작품들은 전혜린 문학이라고 불리운다. 우리 선배의 선배의 선배들에게 사상적으로 미친 영향은 엄청났다고 한다. 새로운 세기를 살고있는 나에게까지 그 편린들이 미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영향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난 개인적으로 서평에다가 지은이의 약력을 옮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사람의 약력을 옮기는 것이 글을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옮겨본다. 1934년 1월 1일 (일요일) 평안남도 순천에서 출생
경기 여중·고 졸업 1952년 서울대 법과대학 입학 1953년 서울대 법대 재학중 독일로 유학 1959년 뭔헨대 독문과 졸업후 귀국 1965년 1월 10일 (일요일) , 자살로 생을 마감

내가 책을 읽기 전 이와 같은 약력을 보면서 여러 가지로 많은 것을 생각했다. 난 오래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이렇게 오래된 사람인지는 짐작도 하지 못하였다. 1950년대라면 다들 알다시피 전쟁이 끝난 직후라 우리 나라는 몹시 피폐하진 상태였을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유학을 갈 정도였으면 상당한 재력가의 딸이지 않았을까? 게다가 이 사람이 유학간 곳은 나치즘의 잔재가 아직 남아있을 독일이다. 인종차별이 심한곳 게다가 한국인이라면 당시 독일에서는 구경도 못했을 때인데 (후에 알게된 것이지만, 이미륵이라는 아주 유명한 분이 있었다고 한다. 이미륵은 '압록강은 흐른다'의 저자임) 그 호된 유학시절을 어떻게 견디어 낼 수 있었을까? 자살. 천재에게는 가장 어울리는 죽음의 방식이다. 이 것 덕분에 이 사람이 신화로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사람이 쓰는 글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숨어있다. 왠지 모를 지적분위기, 어둑어둑한 독일에 희뿌연 하늘 등 이응준의 소설 '지평선에서 헤어지다' 처럼 내게는 너무나 멋잇게 보였다. 내가 약력을 보면서 느꼈던 의문점들은 하나하나 글을 읽어나가면서 다 풀렸다. 그리고 어느정도 그녀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녀는 아마도 세상에 너무 일찍 나와버린 듯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감상은 그거였다. 음 약간 주제 넘는 일이지만, 동질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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