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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사 - 기린총서 3
앙드레 모로아 지음, 신용석 옮김 / 기린원 / 1998년 11월
평점 :
절판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던 책이라 샀던 책이다. 그러나, 처음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 느꼈던 갑갑함은 책을 읽고 싶다는 의욕을 절반 이상 꺾어버리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림 하나 없이 작은 글씨로 빽빽하게 차있으니 의욕상실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프랑스사가 원래 익숙지 않은 이름들과 프랑스사 초기의 프랑스의 존재의 불명확함으로 인해 발동이 걸리려면 좀 시간이 필요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는다는 것이 좀 고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니, 왜 사람들이 앙드레 모로아의 프랑스사에 열광을 했는지 이해할 것 같았다. 역자의 말대로 그의 역사관이 인간중심적이고 또한 문학가다운 예리한 필치로 페이지마다 거듭 읽고 음미하지 않을 수 없는 명구가 가득차 있으며, 속도감 있는 문체는 읽는 사람에게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이 책을 콜린 존스의 <케임브리지 프랑스사>와 비교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영국사람의 입장에서 쓴 프랑스사와 프랑스사람의 입장에서 쓴 프랑스사의 대조는 아주 흥미롭다.
탁월한 사관과 지적인 사명감을 동시에 지니고 위대한 삶을 개척해 나갔던 위대한 프랑스인 앙드레 모로아가 자기를 낳아 준 조국에 던지는 뼈아픈 고백록인 동시에 현대문명세계에 보내준 준엄한 경고장인 이 위대한 저술의 향기를 즐겨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