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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 ㅣ 창해ABC북 1
즈느비에브 라캉브르 외 지음, 이정임 옮김 / 창해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내가 이 책을 보게 된 이유는 시공사에서 나온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케임브리지 프랑스사> 때문이었다. 그 책의 번역 후기에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사실이 나와있다. 목가적인 풍경화로 유명한 밀레의 명화 '이삭줍기'에 이삭을 줍는 여인들 뒤편에 이들을 감시하는 말 탄 영주가 있었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제2제정 당시의 최하층 시민들의 소위 '이발리즘'(이발소에 걸릴만큼 흔한 그림이라는 뜻의 속어)이라고 불리울 만큼 밀레의 작품을 볼 기회가 상당히 흔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모습을 주의 깊게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전에는 그냥 막연히 평안해 보인다고만 느꼈다. 나 역시 '그들의 치열했던 역사를 보지 않고 단지 그들의 이미지만을 쫓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반성이 들었다.
하나더 추가하자면 '만종'이 원래 의미는 '수확에 감사하는 두 부부'가 아닌 '아이의 죽음에 슬퍼하는 두 부부'였다고 한다. 바구니에는 감자대신에 아이의 시체가 담겨져 있었다는 말이다. 창해 ABC북 시리즈는 화가들의 그림을 읽고 해석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는 것 같다.